5년만의 사과

imagesCADN40VF.jpg

완전 연애적 체질인O양이 있는가 하면그 반대로

전혀 연애적 체질이 아닌 E양이 있다. 그 둘의 체질을

가만 놓고 비교해보자면 한 명은 모성애적 본능이 충실한

반면에 한 명은 늘 꿈에 젖어 있어 보인다.

어느 삶이 행복한지 자신에게 만족하는지의 문제가 아니다.

체질적으로 그게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다양한 삶속에서 나는 그럼 어느 체질일까? 다행하게도

나는 둘 다 이다. 연애적 체질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왜냐하면 나는 둘 다 재밌어 하는 스타일이니까.

연애적 체질이 아닌 사람이 연애에 빠지면 어떻게 되나?

묻지마라, 머리 아프다. 아파도 많이 아프단 말이다.

imagesCAMH7553.jpg

별명을 잘 정하는 내게 누가 가게를 오픈한다고 가게

이름을 만들어 보란다. 음..앞에 붙은 확 띄는 이름으로.

-알랑가몰라 ㅇㅇㅇㅇㅇ

-반짝반짝 빛나는 ㅇㅇㅇㅇㅇ

-꿈꾸는 ㅇㅇㅇㅇㅇ

-킹왕짱 ㅇㅇㅇㅇㅇ

-베스트오브게스트 ㅇㅇㅇㅇㅇ

말하다가 마구 웃고만다.

만들다보니 웃기는 건 절로 만들어진다.

imagesCADV6SE8.jpg

7시에 일어나

아침으로 소고기스튜를 만들어 딸을 먹이고 8시8분

차를 타는 딸을 부랴부랴 데려다주고, 운동을 하러

갔다. 가는 길에 차 두 대가 비스듬히 머리를 맞대고

아침부터 싸우려는 중이다. 바로 뒤에 내 차, 그리고

경찰차-바로 마이크 소리가 나온다. 시비 붙다가 둘

다 눈치채고 갈 길을 간다.

운동후, 맛사지를 받으러 갔다. 그리고 나오는 길에

근처의 샤브샤브 식당에서 K샘과 식사를 하고 바로

헤어져서 보험회사로 갔다. 보험을 해약하고 부리나케

남편 대신 약을 타러 ㄱ병원으로 달려갔다. 제일 마지막

손님이었다. 집으로 오니 5시다. 저녁 준비를 하고

쉬다가 주문한 사과를 사러 갔다가 운동이 필요한

K샘을 모시고 걸어서 서점에 갔다. 밤 10시에 운동을

마치고 나오는 딸을 데리러 갔다왔다. 많은 스케쥴이다.

제 정신을 차리고 살 수 없다는 게 확인이 된다.

imagesㅐ9ㅕ.jpg

봉화에서 토마토 즙과 5년만에 땄다는 사과가 왔다.

시나노종과 후지종을 교배해서 나온 사과라는데 정말

맛있었다. 선자리에서 한 알을 먹었다. 기대를 했으나

사과가 10개왔다. 사과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놔둠.

그리고 고구마를 팔아주려던 김영숙씨네 고구마가 완판

으로 끝났는데 이젠 주문도 안된다. 왜? 유기농회사에서

모두싹슬이했다고 한다. 두 발 뻗고 잘 수 있겠다. 그 집.

5년만에 수확한 사과는 그 옛날의 아련한 맛의 그 사과였다.

기자였다가 시골로 내려가 농사를 짓는 부부가 알차게 걷은

귀한 사과이기 때문에 먹을 때도 껍질째 고마워하며 먹는다.

고맙게도 일일이 프린트해서 껍찔째 먹으라고 적었다.

귀하게 키운 농작물은 먹을 때도 뭔가 경건한 식이라도

올려야 하는 기분이다. 땅콩과 말린 새우도 보내줬는데

너무너무 맛있고 깨끗하다. 나를 위한 이들이여~ 쌩유.

imagesCAI89657.jpg

14 Comments

  1. 나무와 달

    2013년 10월 16일 at 4:45 오후

    아~~사과가..그 사과였군요…??^^*

    잘, 읽었어요.

       

  2. 김술

    2013년 10월 17일 at 2:15 오전

    저보다도 더 바쁘게 사시는군요.
    감사!
    근데 올리시는 사진들이 다 리사님 작품?
    아니죠?
    그래도 좋은 사진들이 참 많군요.   

  3. 벤조

    2013년 10월 17일 at 4:16 오전

    사과,
    연애체질의0양에게
    연애체질이아닌어떤사람이
    5년만에사과를했다는이야기인줄알았어요
       

  4. 리나아

    2013년 10월 17일 at 5:57 오전

    나두요…
    잘못을 5년만에….!
    그렇게 생각했더니 맛있는 사~과 였군요    

  5. 나의정원

    2013년 10월 17일 at 6:22 오전

    ㅋㅋㅋㅋ………
    리사님의 센스~
    저 역시 뭔가의 일로 5년 만에 사과를 하셨나, 받으셨나 했더니 맛난 사과 이야기네요.

    완전히 속았어요.ㅎㅎㅎ….
    진짜 하루를 바쁘게 사시니 아플시간이 없으시겠어요.   

  6. Hansa

    2013년 10월 17일 at 6:28 오전

    연애적 체질은 안정이 없고, 엄마적 체질은 재미가 없지요.
    중용이 좋은데, 그런 사람이(남녀 모두) 드뭅니다.

    그런 사람이 있더라도 부부중 한쪽 만 그러면 또 불편하고.. 하하

       

  7. Lisa♡

    2013년 10월 17일 at 11:59 오전

    나무와 달님.

    그 사과가 그 사과입니다.
    후후후..아주 맛있더군요.   

  8. Lisa♡

    2013년 10월 17일 at 11:59 오전

    술님.

    제 작품일리가 있나요?
    제가 살짝 소개하는 작품들이지요.
    저는 사진 저렇게 못찍는답니다.   

  9. Lisa♡

    2013년 10월 17일 at 12:00 오후

    벤조님.

    그럴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 또한 연애적 체질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답니다.
    사과를 위해서~~   

  10. Lisa♡

    2013년 10월 17일 at 12:00 오후

    리나아님.

    그렇쵸?

    사과를 할 줄 아는 인간이면
    괜찮은 인간이라고 하더라구요.ㅎ   

  11. Lisa♡

    2013년 10월 17일 at 12:01 오후

    나의 정원님.

    낚을 생각은 없었는데
    제법 낚였네요.
    후후후.
    오늘도 종일 설악에 가 있었답니다.
    설악산은 볼 때마다 갈 때마다 감탄입니다.   

  12. Lisa♡

    2013년 10월 17일 at 12:02 오후

    한사님.

    콕 찝으셨습니다.
    완전 정답입니다.
    그런데 재미없는 사람이 더 문제이긴 해요.
    재미없는 건 갈수록 봐주기 힘들거든요.
       

  13. 오리궁뎅이

    2013년 10월 17일 at 4:27 오후

    역마살낀 날라리는 웬만해선 현모양처 될수없으며 어쩌다 시집을 가도 제버릇 못버리는경우를 많이봤고, 현모양처체질은 웬만해선 한눈팔지 않지만 어쩌나 늦바람이라도 나면 그걸로 가정은 끝이나는경우를 너무많이 봐서리….    

  14. Lisa♡

    2013년 10월 18일 at 2:22 오전

    중용이 어렵군요.
    ㅎㅎㅎ
    남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사람은 모름지기 다 똑같으니까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