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프린스인지 하는 청소기를 거금을 주고
샀는데 이게 문제가 필터를 갈 때마다 또 돈이 제법
들었다. 늘 후회를 하는 인생이지만 정말 후회했다.
나만 어리석은 것 같았는데 덕희씨도 그 청소기를 샀
다는 말에 속으로는 위안이 좀 되었다. 그녀도 나도
필립스에서 나온다는 물이 들어가는 투명 청소기를
또 같이 점찍어 둔다는 것을 알았다. 이틀간 두어군데
찾아봤지만 없다. 큰 백화점으로 가야할 듯 한 기분.
코스트코에 다이슨 청소기가 있나 해서 봤더니 온열기만
있고 그 가격도 690000원이라 깜짝 놀랬다. 안돼~~
비싼 건 무조건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는 중이다.
지나치게 비싼 명품의 경우도 수선비가 엄청나다.
C가방을 여름에 관리를 잘못해서 가죽이 들러봍었는데
수선을 하려니 가방값이 나오니 그냥 다시 사는 게 낫다.
까르띠에 시계를 오랫동안 밧데리가 나간 상태로 두다가
게으름을 탓하며 본사에 가서 맡겼더니 오늘 전화가 욌다.
두가지 청소를 해서 뭐 어쩌고 실컷 영어를 써가며 우아
하게 말하더니 결국엔 79만원이 든단다. 시계 청소비가.
완전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버릴 순없어 고치라고 했다.
그 후, 1시간이 지나고 또 시간이 더해질 때 일단 보류를
시켰다. 곰곰 생각하니 그냥 밧데리만 넣고 쓸 때까지 쓰자는
심산이 생겼기 때문이다. 내일 전화를 해서 그냥 취소하고
찾아올 예정이다. 동네 백화점이나 노련한 수리공에게 가서
일단 부탁해보자는 계획이다. 정말 종일 우울했다. 그 금액에
질린 나머지 다른 것에 신경쓰이지 않았다. 비싼 건 이래서.
운동을 하러 가서도, 낮에 모임에 갔다가도
저녁에 공짜 영화표있다고 보자고 해서 갔다가도
어서 빨리 집으로 오고싶었다. 정리할 것들을
하다말고 펼쳐진대로 두고 나갔기 때문이다.
이래서 주부들이 살림 노하우라든가, 아이디어를
공유해야한다. 알뜰해지고 부지런해지니까.
낮에 희숙이 불안감에 늘 우울하다고 했다. 왜냐니까
노후대책 때문이란다. 경제적인 부분만 아니면 걱정이
없다면서 나이들어 여행도 가야하고, 골프도 치고싶단다.
내가 말했다. 돈 떨어질 때 되면 네 무릎이 아파서
여행도 멀리 못가고, 골프도 어지러워서, 허리 아파서
다리 아파서 못치니 돈 쓸 때 없을 거라고..웃겨서
다들 난리가 났다. 그런데 그 말 진짜다. 밤새 안녕 몰라?
옥이 상견례를 했단다. 이제 슬슬 내 친구들도
자녀들이 결혼을 하는 모양이다. 빠르기도 하지.
난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상견례를 하고보니 상대 사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단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친구는 아스팔트에서 살았고, 상대는
시골에서 농사짓는 분들이다. 그래서 어제도 도토리 묵이
그제도 온갖 채소가 벌써 당도했다고 한다.
게다가 며느리 될 아이가 국가공무원이라 뭐 더 좋다.
내가 말했다. 마음에 안들게 뭐 있냐고, 그럼 네가흡족해
하는 집안에선 너네를 마음에 들어 하겠냐고…바꿔서 생각
하라고 일침을 주었더니 그래도 그게 아니란다.
겉으로 번드르하고 속물이 천지인 세상에 그만하면 얼마나
다행이냐고 했더니 고맙긴한데 그래도 조금은 섭하단다.
그럴 수도있긴 하겠다만이왕에 정해진 거 어쩔거냐구.
벤조
2013년 10월 22일 at 2:57 오전
여기 다이슨 청소기 많은데…온열기가 뭐예요?
댓글 달게 그것밖에 없어스리…ㅎㅎㅎ
그리고, 바로 위의 댓글 ‘국정원장’님을 만났다는 줄로..난독증까지.
아무튼 이제부터 더 재미있게 사시겠네.
promenade
2013년 10월 22일 at 9:31 오전
그렇지 않아도 어제 K원장님 만나고 나서 리사님께 업데잇 하려고 했는데요
오늘 뭐 비싸다고 엄살을 하시는 통에 할말 빨리 해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K원장님께 리사님 공군간 아들 얘기 하니까 제말 끝나기도 전에
어우.. 그집애들 공부 진짜 잘해요… 하며 난리가 나셨어요
어때요? 비싼게 문젭니까?
정리 계속 잘 하세용~
Lisa♡
2013년 10월 22일 at 1:34 오후
벤조님,
다이슨 청소기 얼마예요?
Lisa♡
2013년 10월 22일 at 1:36 오후
promenade님.
진짜?
이상타…
그 원장님이 큰 애 밖에 모를텐데..
이상타…
정말 그렇다면 비싼 게 문제가 아니죠? ㅋㅋㅋ
기분좋은데요~~~후후후.
엄마라는 사람들은 이렇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