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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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을 감고 아무 짓도 하지않으면서 가만히 침대에

누워서 꼼짝않고 있기를 두 시간동안 했다.

그래도 여전히 피곤은 가시지 않는다.

10시간동안 내리 잠자기 이런 거 해야 가실 피곤이다.

그런데 6-7시간 이상은 잘 수도 없는 체질이니 곤란하다.

낮에 모르고 에디오피아 원두를 두 잔이나 마셨다.

그래서인지 두 눈을 감고 아무 짓 하지않아도 수면에

빠지지는 않는다. 수면에 빠져 며칠 흔들림없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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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코트를 입고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수많은 시선을 받았고, 심지어 어느 할아버지는 아들에게

다가와 혹시 새로운 경찰이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제복이 주는 느낌은 확실히 다르다.

새로 받은 코트와 약복을 그대로 세탁소에 드라이 맡겼다.

새 것에 먼지가 많고 아들 다리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

난 어지간한 것에 두드러기나거나 알레르기 없는 체질인데

아이들은 체질하면 모두 아빠를 닮았다. 난 그런 것에는

돈이 드는 게 없다. 그렇다고 다른데 돈이 들지않는 건 아니다.

돈이 사람마다 드는 곳이 다 따로 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디스크니 관절이니 대상포진이나 하며

아픈 곳을 말하는데 나는 멀쩡하고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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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B가 연극에출연을 해서 독백을 했다.

아들 아더가 죽어 미친 여자처럼 보이는 역이다.

깜짝 놀랄정도로 잘 해서 감탄을 했는데 갈수록

신파조로 나가며 연약한 척을 해서 바로 앉아있기가

거북해서 몸을 앞으로 약간 숙이면서 두 눈으로 기를

모아 그녀에게 보냈는데 아무 효과가 없었다.

쇼펜하우어의 염력이 통하지 않는 순간이었다.

나이가 50이 넘어 아마추어 극단에 들어 연극에 출연도

하게되니 그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이던지…부럽다.

남자 한 명은 정말 못한다. 그래서 대사도 짧다.

여자들은 모두 멋쟁이로 한가닥의 성품을 지니고 산 듯

어디에 가도 이기고 말 것 같은 스타일 들이었다.

내가 저 무대에 선다면 아마 가식적인 행동으로 어색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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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진언니를 만났다.

야구모자가 잘 어울리는 단발스타일인데 아무리

어울린다고 말해도 곧이 듣지 않는다.

공부만 파던 사람이라 스스럼없이 속된 것들과

어우러지기엔 힘든 모양이다.

병진언니는 나와 지난 번 처음 여행을 갔는데

여행 전과 여행 후가 가장 달라진 여성으로 인간이

순식간에 변화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었다.

나는 몸만 나가서 맛있는 식사와향기로운 커피를

마시기만하면언니가 좋아하는 만남이었다.

어찌보면 특이한 성격이라고 그녀 친구들은 말하지만

내 눈에는 매력있어 보인다. 처음보다 갈수록.

말도 찬찬하게 하고, 교양있고, 일반적이지 않아서

자꾸 시선을 마주치게 된다. S대 강의나가는 사람치고

목에 기브스가 없다. 신기하다.

같이 여행간 사람들이 보고싶단다. 놀라운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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