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긴 여운을 남기는 영화다.
영화가 끝난 후, 오래도록 앉아있었다.
마지막 3인으로..
2092년.
마지막 순수한 인간으로 죽음을 앞둔 니모.
"지나간 기억들의 회상이 기쁨인데 그게 기억이 나질 않아…"
118살.
그 나이가 되면 추억을 먹고 산다는데 뇌기능이 멈추거나
기억회로가 병이 들면 그때는 무슨 기쁨으로 살아갈까.
처음의 선택은 아기들이 점지되기 전의 하늘나라에서
내려와 부모를 선택한다. 그리고 전생을 잊고 살다가
가장 힘든 첫번째 선택은 이혼 부모중에 누구와 살까?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갈래길에 서게 된다. 이 길
일까? 저 길일까? 내가 선택한 길이 위험하거나 힘들어도
또는매사가 행복이고, 기쁨이 넘치는 행운이 오더라도
그것은 어느 길을 선택했던 나의 운명이자 늘 중요한 순간
이라는 메세지이다. 누구를 만나던, 누구와 살던, 어느 날
운전 중에 창에 새가 부딪쳐 빨간 피를 묻히며 죽더라도
그래서놀란 내가 차에 앉은 채 물에 빠져 죽음을 맞더라도
혹은 결혼한 아내가 매일 울고만 있는 우울증 환자라도.
어차피 선택한길에서는 만족하고 살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소녀들의 옷 색깔은 그녀들의 삶을 나타낸다.
감독의 세세하게 신경 쓴 부분이 돋보인다.
그리고 이 영화 음악이 너무나 좋다. 특히 헨델의
‘사라방드’는 찡하게 다가왔고,노르마의 ‘정결한 여신’
은 아마도 마리아 칼라스의 풍부한 음성이었던 듯..
정말 너무 좋았다.
여러 곳에 장치를 해서 복선을 깔아준 감독의 의도가
보이고, 인간의 삶에 선택이 주는 여러 정황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반성하게 하는 영화다.
니모 노바디 역의 자레드 레토.
연기도 좋았지만 분장이 굉장하다.
분장술이 저렇게 발전했나 하는
시선도 충분히 받을만 하다.
118살의 노바디는 자기가 연출한 기억 속의 삶 속에서
어느 삶이 자기 진짜 삶이었는지를 말하지 않는다.
어쩌면 자신도 기억속에서 이미잊었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부르는 이름….. 그것이그가 선택한 삶이었을까.
9개의 정황으로 번갈아 나오기에
줄거리를 파악하려 노력하다보면
공연히 어려운 영화가 될 수 있다.
그냥 편하게 여러가지 삶을 본다고
생각하고 미리 판단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오면서 곰곰 생각했다.
내 삶은 도대체 제대로 선택되어진 걸까를.
푸나무
2013년 11월 2일 at 12:47 오전
봐야겄어….
아 가을은 짧고 해야할일은 많고////
Lisa♡
2013년 11월 2일 at 1:01 오전
맞아요.
해야할 일이 왜그리 많은지.
다 돈되는 것은 아니지만
맨날 그런 것에 목숨을 걸어요~~
해군
2013년 11월 4일 at 7:18 오전
<토토의 천국>의 감독…
연출작이 몇편 안 되는데도
거장이라는 호칭이 붙어 있군요
봐야할 영화에 추가합니다
Lisa♡
2013년 11월 5일 at 9:51 오전
토토의 천국으로 유명하죠?
캐나다에선 거장이라네요.
지안(智安)
2013년 11월 8일 at 12:53 오후
이 이상의 리뷰는 없다!
난 안쓰려고 해요.
참 인생이 뭔지..
매순간이 선택의 연속이지만
마지막 반전이 홀가분했어요.
음악도 리사말대로 정말 좋더군.
짐노페디 선율도 찡했구..
Lisa♡
2013년 11월 8일 at 3:22 오후
짐노페디 …. 나도 찡했지.
사람들이 짐노페디를 많이 기억해요.
뭘 이상의 리뷰가 없긴…창피하게.
늘 우린 선택의 연속에서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