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하게 겨울비가 대지를 적시는 월요일 아침.
알바생활하는동안 단 한번의 지각도 결석도 없던
딸이 알람을 놓쳤다면서 늦겠다고 징징거린다.
하는 수없이 1분의 갈등 끝에 딸을 선정릉역까지
데려댜주기로 했다. 비는 오고 월요일 러시아워에
차는 막히고 어디로 가야할지 잠시 방향감각을 잃
었다. 그냥 네비가 가라는대로 가자고 운을 시험.
어쨌든 10분 늦게 도착했다. 엄청난 지략과 뛰어난
촉수로 방향과 차선을 미리미리 잘 잡은 까닭이다.
남편같으면 어림반푼어치도 없을 일이다.
그런데…가다가 딸이 유치원기사에게 전화를 했다.
좀 늦는다고..잠시 기다려 달라고 아이를 한 명 태
워서 가야했던 것인데 요즘 엄마들이 좀 까다롭나.
그냥 가만있으면 될 일을
그 기사는 친절하게도 전화를 해서 딸과 한참 통화를
하더니 전화를 끊은 딸이 무슨 말인지 통 모르겠단다.
다시 전화가 와서 내가 받았다. 그떄 나는봉은사 사
거리에 신호대기상태였다. 내가 봉은사라고 하자
장황하고 거세고 기막히게 빠른 말로 설명을 하는데
차관아파트 앞 횡단보도가 어쩌구..아니 차관아파트가
이름이 바뀐지가 언젠데..그러더니 삼성역 방향에서
오면 좌회전하시고 어쩌고 하는데내가 말할 기회를
전혀 주지않는다. 내가 차분하게 봉은사앞이고 내 오른
쪽에 봉은사가 있다고 하자 그럼 봉은사 지나서 사거리
에서 좌회전을 하란다. 그대로 했다. 없다. 기지를 발휘
해서 오른쪽 골목으로 빠져 나가서 올라가니 마침 그
횡단보도앞에 차가 있다. 말투, 말씨, 말의 속도가
그리고 음성의 윤택하기 정도가 상대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오느내내 연구하게 만드는 기사님이다.
그리고 여유있게 집으로 돌아오니 9시다.
딸이 아침에 엄마 너무 고맙다고 문자가 도착한다.
필요한 전화통화가 있어서 하는 중에 집 전화벨이
울렸다. 양해를 구하고 통화중에 받으니 한국통신공사
인데 오늘 안으로 집 전화가 통화중지된다는 것이다.
뭥미?
Why?
요금도 자동이체에 무엇하나 이유가 없는데 궁금하면
500원~~이 아니라 ‘0’번을 누르란다.
통화중이었기에 바빠서 끊을 수 있지만 영 마뜩치않아
갸우뚱하며 끊고 통화가 끝난 뒤에 한국통신공사에
전화를 했다. 바로 교환원이 받는데 어찌나 반가운지.
보이스피싱이란다. 그 말로만 듣던 보이스피싱?
기특하게도 이상을 느낀 내가 누르지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시키는대로 누르면 정보다 빼간단다. 즉 사기
칠 준비로 정보를 다 가져가는 것이다. 쉿~~조심.
얼마전 경주 방문시에 시장이 선 날 모과를 3개 5000원을 주고 샀다.
약간의 향을 맡는 기회를 위해 부엌에 접시에 담아 올려두고 매일 보고
향도 은근나는 통에 즐거웠다. 그런데 하루 이틀 지나자 한 개가 꺼먼
자국이 번지는게 아닌가? 허둥지둥 잘라보니 거의 안이 다 썩었다.
것뚜 제일 크고 실한 놈이..오호 애재라. 하지만 어쩌랴.
나머지 둘을 재빨리 잘라서 곱게 썰어서 차를 담았다. 그러니까 가설라므네
임아트에서 사면 3개 약 8000원인데 내가 5000원 주고 샀다고 좋아할 게
못된다 이 말인즉, 그저 가까운데서 싱싱한 걸로 사먹는게 최고다 이 말.
늘 이익만 보고 살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약 2000원이 날아갔다. 며칠간 향을 맡은 값 500원을 빼면 1500원이 손해.
그러니 가까운 재래시장이 훨씬 났지 않나해서. 앞으로는 주지하려구.
벤조
2013년 12월 9일 at 6:44 오전
오랫만에 들어와 안부 전하고 갑니다.
딸도 한국에 있다니, 군 입대하려고?
그러면 자녀들 모두 다 한국에 있겠네요? 좋겠다…
김술
2013년 12월 9일 at 7:00 오전
블로그보니 경주계실 때
저도 경주에 있었더군요.ㅎㅎㅎ
Lisa♡
2013년 12월 9일 at 7:56 오전
네 벤조님.
다 한국에 있습니다.
내년 9월에 두명이 들어가지요.
좋은건지, 없다가 잇으니 복잡하기도 하고
그래도 마음은 편합니다.
Lisa♡
2013년 12월 9일 at 7:57 오전
술님.
진짜?
왜 마주치질 않았을까요?
마주쳤어야 하는데…
하긴…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인연 중에
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겠군요.
Hansa
2013년 12월 9일 at 8:44 오전
"엄청난 지략과 뛰어난 촉수" 에 한표!!
저도 어림없을 듯,
추천! 하하
Lisa♡
2013년 12월 9일 at 12:04 오후
운전할 때만…
빈추
2013년 12월 10일 at 12:45 오전
충북 음성 이야긴 줄 알고..ㅎ
Lisa♡
2013년 12월 11일 at 1:45 오전
빈——–추니———-임.
그럴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