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골목

IMG_1644.JPG

아리랑.

해금연주로 듣는 아리랑.

아리랑에 대한 내 생각의 본질을 바꾸었다.

해금은 깊은 슬픔이 배여있는 노련한 음색을 지녔다.

제대로만 켠다면.

IMG_1645.JPG

낯설진 않지만 어두운 골목길을 돌아서 갔다.

긴 밍크코트를 질질 끌고 온 여성도 있었다.

골목길 안..거기 어두운 빛 아래 조용한 파티가

있었다.

세속적임과는 거리가 먼 이들이 거기 모여있었다.

그리고 뜬금없이 불협화음을 화음처럼내고있다.

제법 견고하게 이 땅에 뿌리를 내린 사람들로 보여

내가 앉은 자리가 무너질까 두려워진다.

무엇에도 휩쓸릴 것 같지 않은 아득한 순수함.

절대깨지지 말아야 할 공존의테두리 속에서

어정쩡하게 감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다

스스럼없이 녹아든다. 마림바 탓이려니하다가

현이 많은 가야금이려니 하다가 아니다 베이스

색소폰이려니 하다가아니다, 사람이다 한다.

IMG_1646.JPG

머리 묶은남자가 말했다.

저 그림을 그린 여자는 아마 성격이 다양할 걸?

절대 일직선으로만 나가는 성격의 주인공은 아냐.

다시 그림을 본다.

그런가?

IMG_1647.JPG

까만 폴라티가 어울리는 남자를 근사하다고 본다.

어젠 빨간 털실머플러를 바바리와 어울리게 매칭한

하얀 머리의 남자가 겨울바람을 몰고 들어섰다.

신기하다.

그 차림에 그런 느낌.

낡은 밤색구두와 낡은 밤색가방이 그리도 세련되게

보이다니 아마도 그 속에 담긴 시간이 괜찮았을거야.

그 남자 옆의 내 표정을 보고 일행들이 놀린다.

이 아침까지도..아니근사한 남자 옆에서 자기관리

들어가지않는 여자가 어디있담?

IMG_1648.JPG

밤 11시를 넘은 시각.

혼자 북부간선도로를 달리는 고요.

쫙 깔리는 차의 부드럽고도매끄러운 감각조차

내 흥분의 일부다.

통하였느냐?

통하는 사람과의 활짝 핀편안함.

그래서 나의 의식은 2013과 2014를 관통 중이다.

그 후, 펼쳐질 그 通함으로 말이야.

IMG_1649.JPG

8 Comments

  1. 말그미

    2013년 12월 21일 at 7:46 오전

    어두운 골목길 안의 조용한 파티,
    세속적임과는 거리가 먼 이들의 모임이라면
    더욱 멋진 연말모임이었을 듯 해요.
    리사 님은 극히 세련된 현대적인 분일 듯한데
    그 조화도 더욱 멋질 듯…
       

  2. 오현기

    2013년 12월 21일 at 9:49 오전

    마지막 문단 참 멋진 표현이네요. 내 의식은 2013과 2014를 관통중이다.
    재주꾼.   

  3. Lisa♡

    2013년 12월 21일 at 11:43 오전

    말그미님.

    그런 자리에 있어본 일이 있었던가..싶은 모임이었지요.
    우연한 초대에 응했을 뿐인데 좋았지요.
    새로움과 아웃사이더들의 한 모습마저 볼 수 있는…
    그런 저리가 번화한 곳이 아닌 골목길 안이라 더 좋았지요.   

  4. Lisa♡

    2013년 12월 21일 at 11:44 오전

    현기님.

    많은 정보를 주신 한 해 고마웠습니다.
    내년엔 더욱 건재하시고 더 많은 새로운
    튀는 정보부탁드립니다.   

  5. dolce

    2013년 12월 22일 at 4:59 오전

    지금 아리랑의 해금연주가 들리는 건가요? 아님 찾아서 들어야지요. 멋있을 것 같네요.

    크리스 마스 트리 장식인가봅니다. 멋지네요. 통하였느냐??? 오버 …

    메리 크리스 마스 리사님…   

  6. Lisa♡

    2013년 12월 22일 at 10:54 오전

    돌체님.

    메리크리스마스!!!
    뉴욕은 여기보다 더욱 분위기날텐데요.
    요즘 뉴스에서 미국의 경기가 되살아 난다고 해서
    그나마 반가운 소식입니다.   

  7. 지안(智安)

    2013년 12월 24일 at 2:16 오전

    계단 저 아래에 서서 발 동동 거리며 십분만 더..를외친 그녀.
    함께했던 모든이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뿌린 여인은
    많은 아쉬움을 뒤로 했다네..
    다시 가고 싶은 정다운 골목길!
    표정관리 들어 가던 순간을 어이 잊으리?
       

  8. Lisa♡

    2013년 12월 24일 at 3:33 오후

    ㅋㅋㅋㅋ

    ㅋㅋㅋㅋ

    표정관리..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