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1일,22일은 콰르텟의 Trilogy(3부작)
부아야주(voyage), 세임걸(SameGirl), 렌토(Lento)로 나뉜 레퍼토리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고
12월24일,25일은 특별한 크리스마스 공연으로
콰르텟의 레퍼토리에 캐럴을 그리고 거문고 명인허윤정과 생황연주자 이향희의
협연으로 무대를 마련했다.
나는 그 중에 24일 공연을 관람했다.
그녀는 까만 베이스에 핑크빛 길다랗고 언밸런스한 조끼식 가디건을걸치고 나왔는데
평소의 그녀 의상선택을 볼 때 핑크색을 좋아하는 듯 했다.
목소리를 낼 때 여러 옥타브를 넘나들기는 매우 어렵다고 한다.
특히 한 곡에 여러 옥타브가 있을 때는 상당히 어려운 걸로 안다.
자유자재로의 넘나듦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그녀였는데 그래서
세계적인 수퍼스타이지싶었다.
가장 저음의 옥타브도, 가장 고음의 옥타브도모두 모짜르트의 오페라에
들어있다고 하는데 중간 옥타브 한 음으로 구사한 곡이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라고
하니 한 때 슈베르트 작곡에 놀란 적도 있다.
나윤선의 공연을 보면서 옥타브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정도로 고난이도의
음색을 마구 휘두르며 냈는데프로페셔널하다는 게 어떤건지 알게 되었다.
아쉬움이 있었다면 마지막 앵콜곡으로 그 유명한 아리랑을 한 번 더 해주었다면 했고
곡목 선택에 있어 새로운 곡들도 다 지루하지않고 좋았지만, 그래도한 곡 정도는
우리 귀에 익숙한 유명한 곡 하나쯤은 기대했는데..나의 어쩔 수 없는 촌티라고나 할까.
이번 연주에서 거문고의 허윤정과 생황의 이향희는관객을 매료시켰고
나윤선 콰르텟의 연주자들을 놀라게 했을 정도라고 하는데 정말이지
완벽한 소리를 냈다고 할 수 있고 특히 향희씨와 생황은 닮아있었다.
생황연주자가 분 ‘세피리’인지 하는 악기의 정선아리랑 연주는 기막혔다.
피리의 그 간절한 소리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앞으로는 국악연주회에 자주 가게 생겼다.
요즘들어 해금, 거문고, 생황, 피리에 완전 끌린다.
중간에 부른 정선아리랑을 들으며 윤선 나가 왜 유럽에서 인기를 끄는지
그 고유의 음색이 그리도 매력적인지 그 음색으로 부르는 아리랑이 왜 그리도
입에 오르내리는지 알만했고, 아리랑에 대해 다시 한번 거나하게 깊은 창의
울림이 있는 국악연주자로 부터 듣고 푹 취하고 싶은것이다.
나윤선은 어릴 때부터아버지가 특별히 신경을 쓴 아이라고 했다.
자기가 어릴 때 국립극장 마당에서 뛰어논 얘기도 공연 중에 했는데
그때아버지 나영수씨는 국립극장 합창부 단장으로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한양대 명예교수인 나영수씨이고 남편은 자라페스티벌로 유명한
인재진씨이니 집안이 음악적으로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공연도 자라페스티벌 참가자에게는 특별히 20% 할인을 해주었다.
공연 중간중간에 말을 할 때는 느리고 우아한 목소리로 약간의 허스키보이스로
한 옥타브 올려서 말을 했는데 상당히 와닿았고 아..나도 저렇게 얘기하고 싶다
하는 생각들을 관객들에게 특히 여자들에게 심어주었다.
공연 후, 싸인회에서도 그녀는 일일이 일어나 인사를 하는 예의를 보여주었는데
겸손하고 착하고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듯 했다.
아코디언 연주자인 뱅상 빼라니는 가족들에게 한국을 보여주기 위해 아들 둘과
부인을 대동했으며 마지막 앵콜때는 북유럽 최고의 기타리스트인 울프와 음으로
베틀을 하다가 졌다고 항복하기도 했다.
훌륭한 연주자들을 동행하고 나타난 그녀의 코르텟을 보면 참 따스하다는 느낌에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공연임은 말할 것도 없었다.
연말이 훈훈해질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며 공연장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