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내게 장점이거나 특징을 꼽으라면
친화력을 제일 먼저 꼽곤 한다.
내가 나를 봐도 친화력에 있어서는 따를 자가 없지싶다.
그런 친화력이 내 주변에 늘 다수의 친구가 있다고 여긴다.
어찌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번 한 해동안 내가 만났다고 할 수 있는 이들
손꼽아 본다면 오래된 친구들 보다는 동네사람인 k, 李를
제외하고는(물론 그들은 오래되었다고 충분히 말할 수 있는)
일 년에 5번 이상 만난 사람은 10명 내외이다.
미술사를 같이 하는 친구들과 죽이 맞아 자주 전시회를
보러 다니다보니 그 친구들을 가장 많이 만났고, 내 올해의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고, 블로그에서 오래된 지인인
지안언니와 오드리, 그리고 비단과 푸나무님 정도이다.
늘 내 주변에는 그러니까 동네사람인 k,李가 있었는데 그들
과는 어떠한 얘기를 해도 나이불문 통하는 것이었다.
한동네에서 20년 이상을 살면서 가장 많이 만난 이가
k로 나이차는 많이 나지만 늘 나의 편이며 나의 모든
것을 소상히 알면서 이해해주고, 보듬어주고, 금방
잊더라도 상세히 들어주는 벗이다. 그리고 李는 나이는
나보다 많지만 어찌보면 나보다 더 철이 없는 아이같고
이기적이지만 대범한 면도 남달리 있고, 문학적으로
나를 이끌어주기도 하고, 나에게 지대한 호기심을 갖고
덤벼들어 두 손들고 항복할 정도였다. 20년동안 한동네
살았지만 그녀와 찬해지게 된 것은 불과 2-3년 정도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리 가까워지게 될 까닭이 없다가 어느
날 급속히 친해지면서 서로의 생활상을 낱낱이 알게되었다.
이틀 정도 연락이 안되면 두 사람과는 서로가 궁금하고
어디로 며칠 떠나면 미리 메모를 남기곤 한다.
누가 먼저 죽어도 가까운 지인에게 나의 연락처를 알린다며
알아서 말하고 자식들에게도 알아서 말해달라는 사이다.
올해 그들과 떠났던 몇 번의 여행은 정말이지 좋은 추억이다.
미술사에서 만난 몇 사람과는 돈독한 관계가 되었는데
굳이 별 말하지않아도 통하고 알아서 이해하는 사이가
되었고, 그 중에 몇은 유독 모든 취향이 같다보니 절로
통하는 사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다.
뭐든 해주고 싶고, 나누고 싶고, 알리고 싶다.
혼자 알고 있는 것을 어서 빨리 알려서 같이 공유하고픈
그런 사이라면 그렇다.
인간의 모순까지 이해하지않고는 그 상대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그들은 그런 모든 걸 이해하는 이다.
그래서 올 한 해 그들로 인해 행복했고 그대신 나의 오랜
벗들과는 좀 소원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오래된
벗들은 언제 만나도 어제 만난 듯 하지만 그들과의 대화란
것이 늘 남편, 시댁 이다가 요즘은 며느리, 사위감까지
나가는 판국이니 내게는 그다지 재미가 없는 테마다.
며칠씩 벗들과 국내 여행을 떠나보니 그것만큼 좋은 것이
없었고, 새로운 여행패턴이생겨서 여지껏의 여행이 조금은
무의미하게도 느껴지기도 했다. 내가 개발한 패턴이이란,
다들 가는 곳이 아닌 색다른 곳을 가는 것이며, 더구나
다들 가는 곳이라도 조금은 더 낱낱이깨우치며 여행하는
것이다. 아직 완전하지는 못하지만 서서히 진입 중이다.
올해 내가 가장 사랑하게 된 곳은 서울과 제주 그리고 경주,
또 하나 추가하라면 안동이다. 하회마을 빼고.
블로그에서는 지안님과 가장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나오시마를 가게 되면서 나오시마 팀들과 또한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다. 그만큼 여행이나 예술이
묶어주는 힘이 대단하다. 블로그친구들은 일단은 한 수 접고
들어가는 힘이 있는데 공통적인 관심사가 일치하기 때문이다.
만나서 하는 대화도 별 고민없이 격조있게 나가곤 한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소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간격이 좁아진다.
한 해 그동안 같이 읽고, 즐기고, 나눈 이들 모두 감사합니다.
(특히 상하이의 안젤라, 당신을 알게 되어서 고맙고…)
오드리
2013년 12월 30일 at 2:59 오전
리사님의 키워드- 친화, 격조, 모순, 공유
이 속에 다 들어있구만..
김술
2013년 12월 30일 at 3:11 오전
전화기에 저장되는 이름은 늘어가도
막상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드는…
그런 나이가 되고보니 리사님의
마당발같은 친화력이 부럽지만,
그도 한 때가 아니가 싶은 시절입니다.
건강하시고 2014년도 좋은 수다 기대합니다.
나의정원
2013년 12월 30일 at 6:02 오전
저도 리사 님을 통해서 많은 재미난 이야기와 여행, 가족들 이야기로 한 해를 따뜻하게 보낸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글을 통해서 좋은 이웃을 만난다는 것~
문명이기의 좋은 점 중 하나란 생각이 드네요.
Lisa♡
2013년 12월 30일 at 2:28 오후
오드리님.
크크크….
같이 있으면서 그렇게 댓글 다는 사람
처음봤어….
맞어 내가 좋아하는 키워드야.
Lisa♡
2013년 12월 30일 at 2:29 오후
술님.
저도 결국 줄어들었다는 이야기이죠.
언제나 알고보면 제가 제일 사람 덜 만나더라구요.
크크크….그래도 아는 이들 많고
언제나 깊은 얘기 나눌 사람 10명은 넘지요.
메롱~~
Lisa♡
2013년 12월 30일 at 2:29 오후
정원님이 제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뿌듯하고 행복하답니다.
말그미
2013년 12월 30일 at 3:40 오후
리사 님의 친화력 상상만 해도
기분 좋아져요.
하루만 지나면 새해입니다.
힘들었지만 보람도 있던 한 해였습니다.
즐겁고 활기찬 새해되시길 바랍니다.
꼭 건안하시고요.
푸나무
2013년 12월 30일 at 4:10 오후
리사님글에 등장!
기뻐요.
아 진짜?
응, 진짜!
내년에도 같이 갑시다. 웃으며….
(나도 리님을 웃게 해줘야 할텐데 맨날 웃음을 받기만 해서…ㅎㅎ)
Lisa♡
2013년 12월 30일 at 4:14 오후
말그미님.
새해 귀여운 손주들 더욱 건강하고
예뻐지고 영리해지길 빕니다.
아마도 늘 그럴테지만 더욱 그렇게
귀여워지길,,,,최고죠?
새해 더욱 좋은 글과 정보로 즐겁게 해주실 거죠?
Lisa♡
2013년 12월 30일 at 4:15 오후
푸나무님.
방금 타이레놀 다녀왔더니..
이제 내일인데 안주무시고 마실을~
내가 좀 웃게 하긴 하죠?
Anne
2013년 12월 31일 at 3:35 오전
"Out of sight
out of mind" 라고….
같이 하는 시간이 있어야
나도 리사님 글에 등장 좀 해 볼텐디.. ㅎ
새해엔 우째 좀 해 볼랑교?
promenade
2013년 12월 31일 at 4:59 오전
리사님,
너른 눈밭에 보일락 말락 찍힌 참새발자국.. 그게 저 아니었던가요
리사님의 써클을 그렇게 구경만해도 많이 행복했답니다.
제맘을 담은 카드를 여기 올려볼려고 했는데 잘 안되네요
이멜로 보내드렸으니 함 보세요
그저 감사하다는 말만 드립니다
안젤라
Lisa♡
2013년 12월 31일 at 7:04 오전
앤님.
위에 썼잖습니까?
나오시마팀.
나오시마팀 일원이시잖아요.
새해엔 실물 마주대할 수 있게
시간을 내어봅시다. ㅎㅎ
Lisa♡
2013년 12월 31일 at 7:04 오전
promenade.
ㅇㅋ.
메일로.
아무튼 새해엔 건강하고
어깨, 등, 허리 모두 굳건하게.
지안(智安)
2013년 12월 31일 at 1:16 오후
언제 또 유라에서 저런 시진 찍었노?
암튼 여우 방맹이라카이~
댓글 꼬래비로 달아서 이래갖고 되겠나?
지푸루리족이 말이야..말이야..
해피 뉴이어!!
Lisa♡
2014년 1월 1일 at 10:16 오전
지안언니.
새해에는 작년보다 더
좋은 만남이 기다리겠지?
기대만발하고 있음.
새해는 밝았는데 왠지
내 방은 어두침침….
벤조
2014년 1월 1일 at 12:47 오후
블로그를 켜면 항상 거기 있는 리사님,
그래서 고마운 그대, 해피 뉴이어!
Lisa♡
2014년 1월 1일 at 1:45 오후
아…벤조님.
저도 반사!!
저도 늘 든든해요.
오현기
2014년 1월 3일 at 12:13 오후
내가 나를 봐도 친화력에서는 따를자가 없지 싶다. ㅋㅋ
Lisa♡
2014년 1월 3일 at 2:18 오후
맞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