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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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중의 고전 다시 읽기

나의 장자

홍사중 지음

출판사 이다 미디어

막연하게 알고 있다가 새롭게 해석한 홍사용의 <나의 장자>를

접하니 고전 다시 읽기가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평화롭게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삶이란게 마냥 예전의 그 시절처럼 도나

닦고 앉아 있을 수 없고보니 어찌 보면 이 시대에 이 글이나 말이

맞을까 하다가 대비시켜보면 또 아니 맞을 것이 없다.

요즘들어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이 ‘생과 사’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게 하는데 다시 한 번 도인의 말씀들로 그 문제를 연결지어보면

인간 삶에서 죽고 사는 문제는 자연의 흐름에 맡기는 일이므로 굳이

애쓰거나 마음 졸이지 않아도 자연에 순응해서 태어나고, 죽는 일로

죽은 후의 사후세계가 또한 지금보다 더 나을지 아무도 모르고

태어날 때 내 뜻대로 태어난 게 아니듯 갈 때도 그냥 자연의 이치대로

가는 것이라 여기란다. 그렇게 여기기 시작하면 세상에 무리가 없다.

그런 초인, 진인과 같은 인간으로 살아가기가 그리 쉽진 않을 터…

그래서 이런 책을 읽고 잠시라도 마음을 접어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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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자의 죽음에 이르러 장자 부인의 이야기는 재미있기도

한데 장자가 어느 부인이 무덤에 부채질을 하는 걸 보고 왜 그러냐

묻자, 그 부인은 남편이 죽으면서 내 무덤에 흙이 마르거든 재혼을

해도 좋다라고 했다며 부채질을 한 것, 장자가 도와 같이 부채질을

해서 흙이 마르자 부채를 선물로 주었다. 그 얘기를 들은 장자 부인은

그 여자를 인정도 없다며 자기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닌 듯 하다가

장자가 죽고 문상 온 귀공자에게 마음이 뺏겨서 자기 마음을 전한다.

귀공자가 본래 환자로 인간의 뇌수를 먹어야 살 수 있다고 하자

죽은지 며칠 안된 뇌수도 괜찮냐고 한다. 그렇다고 하자 도끼를 들고

장자의 관으로 간다. 그때 장자가 벌떡 일어나는 환영을 보고 혼비백산을

한 후, 깨닫고는 부끄러움에 목매어 자살을 한다는 얘기다.

인간이란 무릇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상대를 비방하고, 거짓 맹세를

하곤한다. 본래 면전에서 사람을 치켜 세우길 잘 하는 사람은 뒤에서

비방도 잘 한다는 ‘면종후언’을 마지막으로 이 책은 끝난다.

이 책에서는 홍사용 교수가 특히 유명한 일화를 비롯 골라서 해설을

담았으므로 장자의 모든 내용이 다 담긴 책이라고는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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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장자)가 가장 미워한 것은 세속에 아첨하고 세류를 잘 타고 잘산다고 뽐내는

사람, 한 직장에서 중역쯤으로 승진되었다고 해서 만족하는 사람, 한 고장에서 성

공하였다 해서 우쭐대는 사람, 나라님을 잘 모셔서 높은 감투를 쓰게 되었다 해서

자랑하는 사람들이다. 진인은 이들과 정반대되는 인간이다.

만약에 나와 자네가 토론을 했다고 하자, 그리고 자네가 나한테 이기고 내가 자네에게

졌다고 하자, 그러면 자네가 옳고 내가 틀렸다는 것이 될까? 반대로 내가 지네에게 이

긴다면 내가 옳고 자네가 틀린 것이 될까? 둘 중의 한 사람이 옳고 다른 사람이 틀렸다

고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은 동시에 ‘저것’이며 ‘저것’은 동시에 ‘이것’이 된다. ‘저적’은 시是 인 동시에

비 非 이기도 하며 ‘이것’ 도 또한 비非인 동시에 시是가 된다. 곧 ‘저것’과 ‘이것’과의

구별은 소멸되는 것이다.

사람이 내리는 판단이라는 것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그것을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다만 인간의 독선이 아니면 편견일 뿐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무엇이 인이

며 무엇이 의며, 또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잘 알 수도 없는 일인데 세상 사람들이 덮어

놓고 인의니 시비니 하고 떠들어대는 것도 여간 웃기는 얘기가 아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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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まつ

    2014년 1월 6일 at 8:05 오전

    흔한 문자와 카톡이 쏟아지실 게 뻔해서
    저는 가만 있었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셨지요?

    고전을 통해 지금 우리 삶을 한 번쯤
    다시 비춰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좋은 리뷰에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더 재미있고 행복한 일이 많으시길 바랍니다.^^

       

  2. Lisa♡

    2014년 1월 6일 at 9:07 오전

    새해 복 많이 받아야지요.
    앞으로 계속…처음엔 복보다
    고민덩어리들이 잔뜩 쏟아진 연시.
    ㅎㅎㅎ
    출판사 좋은 건수 많이 생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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