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토(구 로댕미술관)에서의 전시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감아타의 전시회를 다녀왔다.
1월9일 오픈이라 서둘러 1월10일 전시장을 찾았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마음만은 흥분이 되고 기대가 넘쳤다.
313 갤러리를 여러 번 들렀지만 늘 문이 굳게 닫혀있더니
드디어 열린 문은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김아타의 전시회로
시작이라니 더욱 기분이 들떴다.
내가 김아타를 알게 된 건 어느 날 들린 리움미술관의 2층.
거기서 그를 만났고 나는 곧바로 그의 사진에 매료되었고
사진 속의 소멸, 즉 움직이는 모든 것은 소멸한다는 그 철학에
공감과 떨림을 느꼈고 리움의 그 유명한 세계적인 모든 작품을
뒤로 하고 나는 당당히 그의 팬이 되어 그를 공부했다.
그리고 곰배령에서 만난 그의 자연에 관한 프로젝트..그 프로젝트는
올해 8월에 다시 313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설렌다.
57세로 어느 새 할아버지가 되었다는 그의 얼굴은 사진 속에서
아이처럼 웃고 있었다.
313 이층에서 만난 그의 작품 뉴욕.
뉴욕을 만장을 찍어서 이미지를 만든 작품으로
굳이 표현하자면 보랏빛이 감도는 재색이라고 할까.
다른 도시들도 여럿있지만 다들 색들이 비슷하게 다르다.
이 뉴욕 사진작품 앞에서 갑자기 울컥했다.
모르겠다.
무엇이 나를 울컥하게 했는지는. 언젠가 뉴욕의 빌딩 숲,
그 밤 속에서 우두커니 창 밖의 마천루들을 바라보며
고독하게 수많은 잡념에 잠기던 그날 밤이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뉴욕에서 정신적 길을 잃고 잠자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몹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일까? 혹은 뉴욕의 황량하고 번잡하기도 한
그리고 그 화려함의 모든 골목들이, 길들이, 시간들이 오버랩
되었던 것일까. 아주 마음에 드는 색의 이미지다.
며칠 내로 다시 그 작품 앞에 서게 되리라.
판매하지않는다고 친절하게 큐레이터는 말해주었다.
모딜리아니 이미지.
논어의 이미지.
바탕에 붉은 색을 깔고 찍었다고 했던가.
이 것만.
도덕경의 푸른 이미지는 그 글자 자체가 푸르렀다고.
빌 게이츠가 샀다고 하는 작품.
아래는 김아타가 가장 좋아한다는 작품.
313갤러리는 도산공원 입구에 있다.
그 옆으로 호림미술관이 있고, 자동차를 주차시킬 공간은 없다.
그래서 주차는 근처의 공영주차장에 해야한다.
미니멀함으로 작품을 돋보이게하는 잘 지어진 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김아타를 만나러 두어번은 더 갈듯 하다.
사진에 이렇게 매료될 줄은 몰랐는데.
그래서 행복했다.
지안(智安)
2014년 1월 13일 at 2:47 오전
블로그에 담은 사진도 왤케 멋지지?
조용하게 다시 가서 음미하는 시간 정말 좋겠네..
추천 올림니다!!
Lisa♡
2014년 1월 13일 at 2:57 오전
지안님.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뉴욕이라는 도시에 대한 잡념을
떨치기는 힘들어요.
가고싶다는 생각은 들지않고 이젠
그냥 반추하는 게 더 좋은 것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