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에 뒤지지않는 영화다.
말하자면 요즘 디지털시대에 딱 맞는 영화로
갈수록단절되어가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 이야기다.
비단젊은이들만이 그런 세상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만남도 생활도 직업도 철저하게 고독한 투쟁이다.
7년전헤어진 여자친구가유일하게 남긴 강아지를운동시키는 마틴.
컴퓨터로 모든 생활을 만족시키는 웹디자이너로 외부와의 접촉은 드물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에서 이런 은둔족에 대해 쓴 적이 있는데
컴퓨터로 모든 걸 해결하게 되는 미래형 인간에 대한 얘기로 마틴을 보면
불길하게도 앞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그렇게 살아갈거라는 확신마저 든다.
데이트도 컴퓨터 채팅을 통해서 하게되는데..
건축을 전공했지만 도시의 쇼윈도우 디자인을 하는 마리아나.
애인과의 결별 후 마네킹과 씨름하며 고독을 달랜다.
폐소공포증으로 인해 엘리베이터를 타지못해 8층인 아파트를
계단을 이용하는 그녀는 장 자크 상뻬의 만화같은 책에서 자신이
찾는 이상형의 남자를 그려놓고 사랑을 꿈꾼다.
우연히 지나쳤을지도 모를, 이웃집 남자일지도 모를, 어느날 정전으로
인해 양초를 사러 간 가게에서 마주쳤을지도 모를, 채팅창에서 몇 번
대화를 주고받았을지도 모를 …
이 영화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여러 건축물들을 보여주는데
유독 세상과의 단절을 한 외진 벽, 그러니까 날씨가 나쁠 때
그 존재감이 드러나는 건물의 옆 면을 시니컬하게 보여준다.
세월과 먼지만 먹는, 그려진 광고조차 아름답지 않아 보이는
임기응변같은, 우리의 나쁜 속성같기도 한, 변덕, 균열, 실패
한 건물같은, 미적 불규칙이나윤리적 불규칙을 떠올리는 그런
건물의 옆 면..거기 난 작은 창, 세상과의 소통인창조차 없어
어느 날, 약속처럼 마틴과 마리아나는 창을 낸다. ↓
산타 페 1105번지 4층, H호
산타 페 1183번지 8층, G호
아이러니한 것은 영화속 주인공처럼 몇 년은 살아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 삶이 멋진 것도 아닌데 은근부러운 속성을 지니고 있는데 자유로움
권태 이런 것이 어우러져서 내 속의 젊은 방황을 끄집어 낸다.
그 남자의 배낭꾸리기.
플라스틱으로 된 심폐소생술 메뉴얼이 인상적이다.
6000곡이 들어있는 아이팟.
몰스킨수첩.
스위스제 맥가이버 나이프.
그녀는 과연 저기 동그라미 친 남자를 만날 수 있을까?
감각적인 영화.
세상의 우연.
Anne
2014년 1월 15일 at 10:54 오전
너무 바쁜 리사님^^
두 손 들었다.
뭐가 끊임없이 올라오우?
Lisa♡
2014년 1월 15일 at 2:26 오후
ㅎㅎㅎ…
두 손 들지마요.
별 거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