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단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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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

할머니 한 분이 빈자리에 데리고 들어온 커다란 청년을 앉힌다.

아주 잘 생겼는데 연방 뭐라 말을 하고 일초도 그냥 안있는다.

할머니가 손을 꼬톡 쥐고 있다, 어디로 튈세라.

잠시후, 할머니가 두리번거리더니 잘못탔다며 근심에 쌓인 표정.

아줌마 특유의 친화력으로.."어디가시는데요?"

반대방향이다.

"내려서 반대로 가는 걸 다시 타시면 됩니다"

청년이 일어서더니 같은 편에 앉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한다.

(잘못탔따..내려야지, 내려야지…내린다, 내린다..하면서)

나에게 제일 먼저…덥썩 손을 잡고 흔든다.(얼마든지)

밝고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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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같이 식사한 부부팀이 딸을 데리고 왔다.

그 딸이 자그마하고 이쁘다.

프린스턴대학을 다니는 중인데 휴학중이란다.

다른 말이 섞이다보니명문대 다니네요~~하는

칭찬을 놓쳐버렸다.

그 부부가 듣고싶은 말이었을텐데 인색했다.

하지만그 아이의 전번은 받았다.

아들을 소개해주려고 받긴 했는데 아들이 뭐랄지.

칭찬이나 찬사를 원하는 이들이 있을 때는 아낌없이

바라는대로 해줘야하는데 아쉽다.

여자들의 경우에 우월감을 느낄 때 상대를 칭찬한다고

하는데 내 경우는 그런 건 아니지만 가끔 칭찬을

바랄 때가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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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이 좋지않은 이들은 문제다.

자기 청력은 생각않고 큰소리로 말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얼마나 힘들지는 모르는 것 같다.

어딜가나 큰소리로 고함을 지르는 이들의 대부분이

청력이 좋지 못한 경우인데 본래 목소리 큰데 청력까지

나쁘면 보통 문제 아니다. 심각하다.

전화로 설명하는 모든 것에 짜증을 내고, 혼자만

안들린다고 자꾸 다시 크게 말해달라고 하면 상대방이

어쩔 도리가 없다. 그렇다고 핏대올리며 싸우지도 못한다.

상대가 안들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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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이있어 이른 시간, 즉 출근시간에 나서보니

모두들 추운데목을 잔뜩 움츠리거나 온 몸에 힘을 주며

출근길에 나서거나 부단한 삶의 시간속에갈 길을 간다.

문득, 남편에 대한 더 나아가서는 가장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짠하게 든다. 가족들을 위해 일터에 나가 싫으나

추우나 귀찮으나 힘들어도 내색않고 매일 같은 일터로

출근하는 그들에게 머리숙여 고맙다. 여태 모른 건 아니건만

일찍 나서보니 그러한 모습들에 감동이 온다.

우연히 들으니 어느 아줌마는 자기가 일년 이상을 지하철 지하

상가에서 점원으로 일했는데 이것보다 더 힘든 일이 있을까

싶다며 다른 걸 하면 더 잘할지 모른다고 전화로 얘기한다.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지하상가에서 일하는 일은 정말

너무 싫단다. 그러면서도 또 거기로 가는 모양인데 아무 일도

않고 살아온 내가 보기에 그녀는 존경할만한 대상이다.

그런, 아니 더 힘든 삶이 얼마나 많을까..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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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6BQ5

    2014년 1월 27일 at 5:53 오후

    참 아름다운 심성을 갖으셨읍니다.

    요즘 부쩍 주위에 힘들어 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2. 김술

    2014년 1월 28일 at 12:36 오전

    드디어 리사님이
    가장이라는 이름아래
    살아가는 아버지들을
    이해하시기 시작?
    아니죠? 늘 감사하고 계셨을거야…
    근데 그 일자리를 잃어버리고
    집에다 말도 못하고
    늘 그렇듯 출근하는 아버지들도 있답니다.   

  3. Lisa♡

    2014년 1월 28일 at 2:10 오후

    6BQ5님..

    요즘 경기가 그렇쵸?
    늘 힘들다힘들다해도 갈수록 더
    힘들어지는 경향이 강합니다.
    앞으로는 더 힘들어질텐데 걱정입니다.   

  4. Lisa♡

    2014년 1월 28일 at 2:11 오후

    술님.

    맞습니다.
    늘 감사하고 있었지만 자주 잊곤 하였지요.
    말도 못하는 아버지들 정말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무슨 죄를 지었다고..그렇게..
    위로해주면서 가족끼리 뭉쳐서 무슨 일이든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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