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아워스 - 까르페 디엠!

뮤지엄아워스

BY ipoo6204 ON 2. 12, 2014

며칠 전 빈에 다녀온 희를 위해 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브뤼겔을 좋아하는 그녀라 아마도 좋아할 거라는 이유다.

당연히 몰입해서보는 그녀의 모습에 내 예상은 적중했다.

수준작.

그러나 몇분간은 끄덕이며 졸 수도 있는 영화다.

은퇴후빈미술사박물관에서그림방을 지키는 일을 하는 요한은 자기 일에 만족하면서도

그럭저럭 별 다른 동선없이 살아가는 남자다. 몬트리올에서식물인간이 된 사촌을 보러

온 앤은 우연히 미술관에 와서 요한과 대화를 하게 되고 둘은 간간이 일찌기 다녀본 적

없는 고요한 빈의 여러 곳, 그리고 요한이 즐겨가던 곳들을 다니면서 일상에 다른 입김을

불어넣는다. 가난한 앤을 위해 요한은 돈이 들지 않는 곳으로 다닌다는 나레이터도 나온다.

잔잔하게 이어지는나레이터와 흔히 우리가 찰칵거리며 삐뚤어지게 찍기도 하는 풍광들이

무덤덤하게 비춰진다. 지나가는 차들, 지팡이로 길을 찾으며 걷는 소경, 눈쌓인 강가, 또

기찻길과 엉킨 전선들,물건을 사고파는 이들, 관광버스, 보드타는 아이들, 병원의 간호사.

미술관에 와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눈빛, 도슨트의자기해석적 설명, 그리고 늙은 아저씨.

그런 다반사들이 비춰지면서 영화는 느리게진행이 된다. 간간이 브뤼겔, 램브란트, 벨라

스케스…소리없이 걸어가는 양탄자위의 발자국처럼 소리없이 자국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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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영화후..

이 영화는 브뤼겔을 사랑하는 감독이

브뤼겔 그림처럼 만든 영화구나 했다.

사람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옮긴 영화.

꾸미지 않고, 과하지않고,로맨스가

드러나지 않는 그 은은한우아함이.

미술관에서 우리가 보는 장면.

하지만 저 사람은 얼마나 많은 이들의 태도를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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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테판 성당 앞.

저기서어린 아들과 뽀뽀했던 기억이 난다.

그 사진 아직도 있는데.

옆으로 전차가 지나고 번화한 길이 이어지던.

브뤼겔이라면 지금도 그렇게 정답게 그릴까?

마침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뉴스가 나온지 얼마 안되어

우리는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은희는 이 영화에 만족했다.

은희는 브뤼겔의 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