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고급 수제 마카롱을 맛보는 기분이랄까.
아주 바삭바삭하고, 달콤하며, 스윗하고, 사르르 녹는 맛.
게다가 다 먹으면 다시는 못먹어볼 것 같은 느낌의 맛.
그래서 조금씩 아껴 먹고픈 그런 최고 장인이 만든 과자.
포장지도, 근처에 흘린 휴지도 다 버리면 안될 그런 영화다.
내 눈을 일초도멍하게 만들지 않던 초특급 레이저를 발산하게 만든.
종이 한 장이나 자연나무로 깍아만든 테이블 하나나 에드워드 노튼의
잘 빠진 코트나 틸다 스윈톤의 백내장 걸린 한 쪽 눈알이나, 그녀의
프라다에서 만든 황홀한 의상이나, 웰렘 대포가 안고 있다가 버리는
페르시아 고양이나, 브로디의 걸음걸이나, 오래된 목욕탕이 풍기는
냄새가 베인 것 같은 타일의 질감이나, 시얼사 로넌의 뺨에 있는 해마를
닮은 점이나 하녀역의 보일 듯 말듯한 레아 세이두의 하얀 피부라든가,
칼 마르코빅스의 둔감한 표정연기, 빌 머레이의 까메오라든가, 주드 로가
분한 소설가, 모짜르트를 못내 질투하던 머레이 아브라함의 진지한 표정.
예전보다 더 근사해진 랄프 파인즈의 독특한 행각이라든가…흥미진진한
볼거리는 문라이즈 킹덤을 또렷이 떠올리게 만든다.
5시간 걸려 완성한 분장.
84세 노인역의 틸다 스윈톤.
처음에 몰라봤다.
로비 보이.
멘들제과점.
오로지 저 3단 컵케익 하나로.
신비하고 오묘한 칼라.
여전히 완벽한 악역.
전쟁중의 유럽.
놀랍도록 황홀하던 까메오들.
이토록 즐거운 눈요기감이 있을까 싶으리만치.
많이도 등장하는 선수들.
금발의 천박한 여성들을 위한 남자, 구스타프.
살코기 부분만을 먹기보다는 비계의 깊은 맛을 즐긴다는
그는 나이가 든 여성들의 외로움을 달래는데 천부적이다.
호텔의 전설적인 컨시어스인 구스타프는 완벽한 직업병과
넘치는 자신감, 독특한 인생관을 가진 남자다.
서둘러 내린 결말이 아쉬움으로 남을 뿐 무엇하나 모자람이
없던 100분간의 모험이었다.
워낙 인기남이지만 한 명 추가.
그의 동선을 따라다닐 준비완료.
웨스 앤더슨 이라면~~~
구스타프처럼 향수를 많이 뿌리는 남자는 드물다.
어떠한 곤경에 처해도향수, 특히 파나쉬 향수만은
없어서는 곤란하다.
그러고보니 머스크향이네~~~ㅎ
Anne
2014년 3월 25일 at 11:12 오후
영화보다(?) 재밌는 리사의 후기에
무조건 보러 가야한다는 생각이 팍!! 듭니다.
이제 정상으로 돌아왔나봐요 ㅎㅎ
Lisa♡
2014년 3월 26일 at 2:20 오후
정상이 되었습니다.
후후후….부산에서 뭐 행사있던데..
공연행사요.
거기서요~~
해군
2014년 3월 27일 at 1:52 오전
앤더스 사단이라는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길래 서둘러 봤습니다
만화처럼 상큼하게 재미는 있지만
포스팅한다면 어찌 해야 할지 몰랐는데
리사님 리뷰 참조하겠습니다ㅎ
Lisa♡
2014년 3월 27일 at 8:56 오전
해군님.
좀 색다른 영화였지요?
감각적이고 세련된…ㅎ
오공
2014년 3월 29일 at 1:42 오후
아이고 보고싶다^^
Lisa♡
2014년 3월 29일 at 2:47 오후
강추!
오늘 우리 애들 세명 다 압구정 영화관에
아침에 예매해서 몰아넣었는데 죄다 만족.
너무 재미있고 볼거리 많대.
벤조
2014년 4월 1일 at 3:10 오후
아이구, 나도 봐야겠네!
그동안 어디 갔었어요? 아팠어요?
하도 안 보이게에(이웃 새글에 안 떠서)
카르페디엠을 치고 들어왔어요.
리사 다음에 하트 를 칠 수가 없어서…ㅎㅎ
Lisa♡
2014년 4월 1일 at 3:27 오후
호호호..벤조님.
그동안 컴퓨터가 좀 말을 안들었답니다.
별 거 아니었는데 제가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했지요.
자주 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