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프게니 키신.
연주회를 보고 나오면서 처음으로 공연 후 그날 주인공의
연주를 유튜브에서 찾아서 차에 연결시켜 들으면서 왔다.
듣고 또 듣고 반복해서 듣고 집으로 와서도 컴퓨터로 다시
그가 한 연주들을 찾아서 듣고 다음날 아침에는 CD를 찾아서
또 아침내내 즐기면서 키신의 연주를 감상했다.
우연히 같은 음악을 연주한 다른 연주자들 곡도 연이어 들어
보게되었는데 그 차원이 달랐다.
키신의 연주는 음 하나하나가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이었다.
살아서 움직이는 음악이라는 느낌이 딱 맞았다.
커튼 콜이 있기 전 여럿의관객들이 기립박수를 쳤지만
나는 일어나지 않았고 지난 번 내한때와는 달리 3곡의 앵콜을
했는데 마지막 연주는 나의 바램대로 쇼팽이었다.
오리지널 레파토리만큼이랄 수 있는 키신의 연주가 끝나자
모든 관객이탄성을 지르며 죄다 기립을 했고 나도 벌떡 일어났다.
요즘들어 슈베르트와 쇼팽이 상당히 와닿는다.
앵콜곡으로는 첫 곡이 바흐의 분위기있고 서정적인 ‘시칠리아’였는데
영화 대부에서 시칠리아섬에서의 결혼식 장면이 떠오르면서누군가를
추억하게 하는 곡이었다.
두번째 앵콜은 키신이 이번에 정성을 들였다는 스크랴빈의 곡인데
스크랴빈에 대해서는 이번 연주를 통해 처음으로 아름다운 곡을 작곡했고
그 곡들이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이렇게 관심이 가는구나 싶었다.
세번째 쇼팽의 폴로네이즈는 정말이지 흥분을 숨기기 어려웠는데완벽한
연주라고 할 수 있었다. 아직도 입 속으로 흥얼거리게 되는 매력을 가졌다.
키신이니까, 그가 연주했으니까.
키신은 아주 특별한 사람으로 절대음감으로 두 살 때부터
주변을 놀라게 했지만 사회성은 아직도 여전히 부족하다.
그는 공연때에도 공항, 호텔, 공연장 외에는 알지도 못하고
대화도 가족과 한 사람의 스승과만 하는 걸로 유명하다.
연습에 대한 강박증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굴드와
비교되기도 한다.
하얀의상을 자주 입는데 이번 공연에서는 검은 슈트를 입어
약간 의외라고 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 정도의 공연은 한 달 정도 사람을 행복하게하는데이상하게
우울한 기분이라도멋진 공연을 보면 깡그리 잊게 된다.
그래서 비싼 돈을 지불하고도 보러 가게 되는 것이다.
[프로그램]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17번 라장조 Op. 53, D. 850
F. Schubert : Sonata No. 17 in D Major, Op. 53, D. 850
Allegro vivace
Con moto
Scherzo: Allegro vivace
Rondo: Allegro moderato
-INTERMISSION-
스크랴빈 : 피아노 소나타 2번 올림사단조, Op. 19
A. Scriabin : Sonata No. 2 in G-sharp minor, Op. 19
Andante
Presto
스크랴빈 : 12개의 연습곡 Op. 8
A. Scriabin : Four Sea Interludes from Peter Grimes
No. 2 in F-sharp minor
No. 4 in B major
No. 5 in E major
No. 8 in A-flat major
No. 9 in G-sharp minor
No. 11 in B-flat minor
No. 12 in D-sharp minor
elan
2014년 4월 2일 at 5:23 오전
키신… 카라얀과 협연을 하는 어린시절 키신을 담은 레이져 디스크를 볼 때마다, 피아노 앞에 앉는 순간, 아이에서 마에스트로로 사람 자체가 바뀌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오랜만에 레이져 디스크 꺼내서 틀어봐야 하겠네요.
Lisa♡
2014년 4월 2일 at 1:31 오후
어머…엘란님.
이게 얼마만입니까?
멋쟁이 엘란님.
요즘 오토바이 타시나요?
제 기억이 맞다면.
키신 정말 대단하더군요.
오공
2014년 4월 2일 at 2:01 오후
리사님은 어떤 뜻으로 입에 착착 붙는 느낌이라 쓰셨는지 모르겠지만
연주자도 건반이 손가락에 착착 붙는 느낌을 받을 때 제대로 치고있는거랍니다.^^
Lisa♡
2014년 4월 2일 at 3:27 오후
아하~~~
나의 의미는 음이 하나하나 살아서 톡톡 튀는 느낌?
마치 음악도 생명처럼 살아있는 기운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