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 날…진엄마가 열무를 잔뜩 안겨주며
"김치는 담을 줄 알기는 해요?" 했다.
다음날아침엔 식구들이 먹을 걸 적당히 챙겨두고
힐링을 즐기러 가야할 판이었다.
아침에 나는 두가지의 열무김치를 담았다.
밤사이 살짝 절여둔 열무를 반은 물김치로 만들고
반은 그냥 김치로 만들어서 뚝딱 해치웠다.
빨간 생고추가 없는 게 좀 아쉽긴 했다.
배와 양파를 갈아서 함께 섞기도 하고 그냥 썰어서
넣기도 했다. 대충 흉내만 내었을 뿐이다.
다녀와서 보니 그새적당히 익었다. 바로 먹을 수 있게.
남해 힐튼호텔.
최상의 경치가 룸에서 그대로 보이는 곳.
세계적으로 내놔도 손색이 없을곳이다.
아름다운 마늘밭하며 다랭이식의 논들 모습.
멀리 보이는 은빛바다.
쾌적하고 알맞은 넓이의 시원한 방과 메이플의
럭셔리한 심플함과 깔끔한 인테리어.
밖의 골프장이 환히 보이는 욕조.
시골을 날 것 그대로 본다는 이유만으로 확실히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관광지로 남해는 슬로우
시티적인 부분은 최고이나 부족한 부분은 즐길
꺼리는 아직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흔히 남해하면 떠오르는 대부분의 것들이 볼만한
컨텐츠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아깝다.
주변의 거제 통영 사천 진주 등을 잘 엮으면 볼만할텐데.
부족한 건 문화적 콘텐츠이고 내세우는 것들이 아직
어디 내놓기엔 너무나너무나 부족하다.
내 아이들이 김광석 노래를 상당히 좋아한다.
의미없이 그러려니 하다가 차 속에서 김광석 노래를
전부 들어보기로 했다.
누가 말하길 세상 포유류 중에 가장 슬픈 목소리라고
말했던 남자의 노래를 주의깊게 가사까지 음미하며
들어보다 다시 그에게 빠지기 시작했다.
부치지 않은 편지, 먼지가 되어,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거리에서, 그녀가 처음 울던 날…등등
모든 가사가, 그리고 단호하고 깨끗한 그의 목소리가 닿았다.
내 가슴에 단단히..예전에 느낌과는 또 다르게.
당분간 미친듯이 듣게 생겼다.
운전할 때마다.
양 손에 담배를 들고 피우던 동네 아저씨가 있었다.
바지는 늘 앞지퍼가 열려있고, 화장실을 두고도 꼭
밖으로 나와 산길 입구에서 볼 일을 보던, 무개념 아저씨
오늘 이사갔다.
신기한 건 그의 아내도 그와 못지않다는건데 주로 차를
거의 두개의 주차란에 주차를 삐딱하게 하던가, 라이트는
거의 켜두고 하루를 연락이 안되던가, 하루가 멀다하고
차를 박아서 폐차해야할 것 같이 하고 다니던가..뭐 그런
식인데 주변이 모두 두손두발을 다 드는 무개념녀다.
참 인생이란 특이하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따로 생길 정도이니 놀랍다.
두 사람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을 졸업했다.
수지로 간다는데 수지에 사는 지안님과 마주치질 않기를… 아멘.
Anne
2014년 4월 27일 at 11:36 오후
"수지에 사는 지안님과 마주치지 않기를…"
하하하
Lisa♡
2014년 4월 28일 at 12:49 오전
앤님.
비오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즐건 한 주 되세요
Hansa
2014년 4월 28일 at 2:01 오전
저도 앤님 말씀에 따라갑니다. 하하
밤과꿈
2014년 4월 28일 at 6:32 오전
내 생각은 줌 다르지만 마추쳐서 리사님의 심정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ㅋ
Lisa♡
2014년 4월 29일 at 10:19 오전
한사님.
후후후….정말 골치 아픈 이들이 주변에 있긴해요.
남에게 해를 끼치니까요.
Lisa♡
2014년 4월 29일 at 10:19 오전
밤과꿈님.
설마…..후후후
대성
2014년 4월 29일 at 1:10 오후
수지는 내가 사는 동네인데…큰 일 났네요.ㅎㅎㅎ
Lisa♡
2014년 4월 29일 at 2:16 오후
조심하셔야해요.
양 손에 담배꽁초 든 남자…
목소리 크고 가래침 캑캑 뱉고
바지 자크 열려있는 사람보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