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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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대를 만나고 돌아설 때면 주눅이 들거나 아니면

내가 그 사람에게 대접을 좋게 받았단 생각이 안들 때 있다.

눈에 보이는 대접이 아니라 눈빛이나 태도 같은 걸 뜻한다.

웃으며헤어져도 찝찝하거나 불편한 심기가 될 때가 있다.

그건 왜일까?

내가 모자라서 그런 것일까 하는 마음도 생기지만 가까스로

그게 아니라 상대가 너무 잘나서 자기보다 못하다고 여겨지는

이에게는 그닥 반갑게 대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들 어떠하리, 저런 들 어떠하리, 변하는 게 아무 것도

없으니 현실을 있는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외에는 없다.

현실을 피해갈 것은 아무데도, 그 어디에도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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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제법 부는 날..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야들야들하니

얄상한 몸매로 휘청거리며 걸어간다.

아주 얇은 민소매 티셔츠에, 길이 30센티 정도의 분홍진

스커트를 입고 샌들을 신고 지나간다.

모든 남성들의 눈이 한번쯤 스친다. 물론 나의 눈도 마찬가지.

대체 어떤 마인드면 저라고 지나다닐 수 있는지 궁금하다.

날씨는 비가 왔다갔다 변덕에 바람은 외투깃을 여미게 부는데

대체 왜 그런 차림으로 휘청거리며 다니는 여성이 보이지?

그녀는 여름이 얼마나 그리운걸까?

인생에 여름이기만을 바라는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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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서울의 거리.

왕십리 사고로 인해 더욱 차가 막히는 기분이 드는

날…조카가족들이 서울역에 도착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서울역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알 수없는

설레임에 누군가를 만나거나 헤어짐이 있는 장소로

인생을 역사로 치면 한 인간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장소가 역이라는 이름 일 것이다.

차들이 서로 부비며 부딪히지 않으려고 조금씩 앞다퉈

들어가는 차선에 겨우 들어갔는데 기다리던 조카가 안보인다.

아이가 화장실 간다해서 화장실로 간 상태..조카며느리와

언니만 일단 태우고 기다리는데 카메라는 뒤에 있지..

난감한 상황이었다. 줄쳐진 금지구역에 깜빡이를 켜고

일단 파킹을 했다. 양가로 승용차와 택시가 지나가는데

난처하기 이를데 없었다. 땀이 삐질거리기 시작하는데

마침 조카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어찌나 반갑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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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동안 조카들 뒷바리지, 즉 서울에 놀러 오는 아이들

간수를 수많이도 했다.

주변에 보면 친조카도 방학마다 올라오면 짜증을 내던데

내 경우는 10명의 조카는 물론, 조카의 아이들까지 방학이나

연휴에 올라오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어 지나고나서보니

수태 대접이랄까, 혹은 용돈까지 챙겨, 차비까지 챙겨주니

받는 입장에서야 너무 좋아하고 무조건 오고파한다.

주변에 롯데월드가 있고 에버랜드가 있으니 아이들에게는

그저 그만인 인기인 셈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말했다. 다른 집 친척에 비해 이모같은

사람은 잘 없으니 고맙게 생각하라고~~농담삼아 그 속에

진담을 심어서…그랬더니 알고 있단다. 므흣~~~

한 두번도 아니고 계속 아이들 접대하는 일 쉬운 일이

아님을 다들 알겠지만 보내는 입장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게

해주고픈 마음은 굴뚝같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경험이 있어

언제든 선뜻 오라고 하게 되고 정말 단 한번도 싫어하는

내색이나 속으로 그런 맘을 가져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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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지안(智安)

    2014년 5월 4일 at 3:28 오후

    요즘 그런 이모 보기 힘듬!
    나도 체력만 받쳐준다면 그럴수있지만요.
    그런데 모두 서울 살고들 있으니
    울집에 와서 자는건 초딩시절에나 있던일이네..

    암튼 리사는 복짓는 여인!
    모든건 부메랑처럼 그대의 행복이되어 돌아올지니..   

  2. Lisa♡

    2014년 5월 5일 at 7:41 오전

    아유~~그러게 말입니다.
    매일 맛있는 것 사주고 오늘은
    어린이날이니 또 선물에….
    언니 가방이 후진 것 같아 가방도
    하나사고..이래저래 해주니 기분은
    좋으네요.
    시댁에서는 주로 받고 친정에는 주로 해주고.
    ㅎㅎㅎ 벌써 이십년째이러고 있네요.   

  3. 김삿갓

    2014년 5월 6일 at 1:10 오전

    다큰 아이들 같은데…

    담엔 알아서 찿아 오라 하세요.

    그것도 다 인생의 경험이 되는 것 같은데…

    우리 조카들은 (마눌쪽) 대학들 들어 가고 부턴 용돈 주면 않받더라고요.
    어른 흉내 내느라 자기들 프라이드를 생각 해서 인지…자기 알바 해서 돈
    버니 필요 하지 않다며… 그래서 요즈음은 명절날 만날떄 부담이 안가서
    좋더만요.

    리사님 좋은시간 되세유!! 구~우벅!! ^__________^   

  4. Anne

    2014년 5월 6일 at 2:44 오전

    리사가 좋은 이유. 1. 2. 3……..
    ㅎㅎㅎ   

  5. Lisa♡

    2014년 5월 6일 at 11:03 오전

    앤님.

    후후후…혹시
    좋긴 하나봐요…ㅋㅋㅋ   

  6. Lisa♡

    2014년 5월 6일 at 11:05 오전

    삿갓님.

    저도 대학생들은 용돈 잘 안줍니다.
    그래도 초등학교나 중학교는 귀엽기도 하고
    나를 바라보는 눈빛이 맑고 귀여워서..ㅎㅎ

    이번엔 조카딸이 아기라…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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