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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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내 딸이 떠난 자리를 정리하느라 시간을 보냈다.

아들이 떠난 자리는 거의 정리할 게 없는 반면에 딸의

방은 뒤지면 뒤질수록 숨겨둔 거, 버릴 거, 복잡한 것이

나오고 머리가 찌끈거리기까지 한다.

버리라고 두봉지 비닐에 둔 것을 분리수거하려고 열어보니

버리지 않아야 할 것도 나오고, 쓰다만 화장품을 비롯해

아예 쓰지도 않은 고운 거울세트까지 나온다.

왜 이럴까?

우리 딸은.

거울세트를 일단 keep하고 쓰다만문구류와 화장품류를 분류

정리하고 옷을 여기저기 뒤져서 다 꺼내서 정리하다보니

중간에 지쳐버려 일단은 포도한송이 씻어서 책상 앞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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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남편 것에 비해 물건을 간직하거나 쓰는 것이 비교가

안될만치 많고 신발장만해도 남편 것의 10배는 넘게 내 것이다.

여자들은 왜 이럴까?

욕심이 많거나, 아니면 지저분하거나 버리질 못하거나..문제는

필요치도 않은걸 일단 사고본다는 점이다.

물론 어느 한 곳 필요하지 않은 부분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다 필요하다보니 물건으로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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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때는 온 방에 머리카락으로 난리를 치더니

없으니 물건 뒤치닥꺼리하느라 또 한바탕 난리다.

덕분에 남편의 옷들과 신들도 덩달아 정리가 된다.

뭐 그닥 할 것도 없지만 목이 누렇게 된 셔츠같은

것들이 나오고 시보리가 늘어난 티들이 나온다.

삶아야 할 것들이 한 보따리가 정리되고 버려야 할

쓰레기들이 큰박스로 두박스나 속출한다.

그렇게 버려도 사실 더 버려야 하는데 이노무 애정이.

작은 물건에도 담긴 애정이 남다보니 쉽사리 선뜻하고

버리게 되질 않는다.

딸이나 나나 참으로 문제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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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딸이 떠나고 나니 빈박스가 된 기분이다.

게다가 그 빈 박스가 된 기분이 매우 좋다는 것이다.

시원섭섭 중에 시원이 크게 소리가 날 정도이다.

그래서 자식은 어느 정도되면 분가시켜야 한다.

아이들이 만약 한국에서 직장을 갖게 되면 돈을 버는

즉시 잘 상의해서 내보려고 한다.

그런데 아들들은 나가서 혼자 사는 것에 동의하는데

딸은 집이 좋단다.

요즘 30살이 넘어도 집에 있는 자식들이 많은데 나는

돈만 벌면 내보낼계획이나 아이들이 들으면 섭할래나?

결혼을 안해도 물론이고, 결혼은 더욱 더 그렇다.

아이들의 짐들에서도 해방되고픈 심정이 많이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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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 나무와 달

    2014년 8월 31일 at 2:49 오후

    여자들이 다 그렇진 않습니다.
    리싸님의 성격이겠지요….ㅎㅎㅎ
    그리고, 물건들을 살 수 있는 경제적 형편도 한 이유가 되겠지요.   

  2. Lisa♡

    2014년 9월 1일 at 12:02 오후

    ㅎㅎㅎ
    나무와 달님.

    여자들이 남자에 비해 거의 다 그렇답니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제가 아는 한은
    거의가 남자보다는 더 한 것 같더라구요.
    좀 고쳐야겠어요. 남자들에 비해 여자들은
    자질구레한 면이 있지요.   

  3. 나무와 달

    2014년 9월 1일 at 1:49 오후

    저랑 안사람이랑 성격이 바뀐 것 같아요…ㅋㅋ
    제가, 자질구레한걸 억수로 좋아하거덩요.
    안사람은 살 것만 사고요…   

  4. Lisa♡

    2014년 9월 1일 at 2:19 오후

    ㅋㅋㅋ

    재밌네요….   

  5. 김삿갓

    2014년 9월 2일 at 1:23 오전

    지난번에 말씀 드렸듯 큰 딸래미가 샌프란시스코로 분가 해서 나갔습니다.
    전 통근이 조금 힘들 더라도 집에서 다니며 좀 모았다가 나중 자기 쓸일을
    위하여… 했으면 했었는데. 샌프와 거리가 멀다 보니 통근이 무척 불편한것
    같아 그냥 허락 했습니다. 그나 저나… 저도 1-2년 후엔 샌프나가 살려고 생각
    중이라 지금 있는 물건들을 없애야 하는데 몰 버리고 말아야 할지 정말
    힘드네요. 전 공구리 연장들이 많아서 사실 버리기 무척 아깝습니다.
    이궁…
    좋은 시간되세요 리싸님… 구~우벅!! ^________^
       

  6. Lisa♡

    2014년 9월 2일 at 1:11 오후

    샌프가게요?

    흠…..부럽군요.
    하지만 물가가 비쌀텐데.   

  7. 김삿갓

    2014년 9월 2일 at 11:08 오후

    리사님 사는데가 다 그져그래요… 부러울것 하나도 없습니다.
    전 모국인 리사님 사는곳이 무척 부러워요. 물가는 모 아침 점심
    저녁 에서 한끼만 줄이면 다이어트도 되고 건강도…ㅋ 농담이고…
    장단점이 있습니다. 물가가 비싼대신 자동차 연료비, 다리건느는 값
    등에서 엄청 세이브를 할수 있지요. 샌프에선 자동차 없어도 어디든
    다닐수 있는데 지금 저사는덴… 자동차 없으면 꼼짝 못해요. 완전 필수품
    이라… 비상용 여분 한대도 언제나 준비를 하고 있기에… 응근히
    엉뚱한 쪽으로 돈이 들지요.

    전 사실 25년간 산 이곳이 더 좋은데… 맹모삼천지교 어쩌구 저쩌구 하는 소리를
    함 실천 해 보려고요. 여지껏 아이들을 시골 촌동내 에서 키웠는데 이젠 도시생활
    의 학습을…하지만 아직은 아니고 막내가 내년 졸업인데 그때 즈음엔 그 아이도
    도시로 나가야 할거고 그러면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는것 같아서요. 샌프에 있을
    집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자랐던 집 인데 여지껏 어머니가 독불장군 마냥 고집으로
    혼자 있으시다 연세가 많아 요즈음 몸이 좀 불편하셔서 저의 누이 집에 살고
    있는데 아무래도 거기가 편하신듯.

    암튼 지금부터 안쓰는 물건들 슬슬 없애야 할것 같습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요. ^__________^ 구~우벅!!!   

  8. dolce

    2014년 9월 6일 at 2:16 오전

    벌써 세월이 이렇게 많이 흘렀네요. ㅎㅎ

    시원섭섭…. 시원….공감합니다.    

  9. Lisa♡

    2014년 9월 6일 at 2:33 오전

    돌체님도 자녀분들 다 결혼했죠?

    어여쁘시고 영민하신 아내분도 건강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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