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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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아파트 풍경이다.

눈에 가득 가을이 한창이다.

걷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든다.

이 길을 계속 걸어서 간다면 어디에 닿을까?

아마도 바람에게 가 있을 거야.

노란 은행이 주는 황홀함을 맛봤다.

가을은 그렇게 가슴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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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좋아하면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라는데.

나이가 들어서 나이가 든 감정을 그대로 느끼는데 뭐 어때?

가을이 흠뻑 취하게 좋아졌다.

어제는 잊혀진 계절의 그 유명한 시월의 마지막 밤이었다.

사랑하는 사람 둘과 지냈다.

뭐가 그리도 웃음을 자아내던지 많이도 웃었다.

낙엽만 굴러도 웃는다는 그 시절의 아이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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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니면서 조그맣고 앙증맞은 물건들을 사 모은 것이

추억의 한 페이지를 불러 일으키는 면은 있을지 몰라도 먼지를

뒤집어 쓰거나 구석에 박혀 있거나 공연히 청소하는데 거추장

스러운 부분이 있다. 버리기도 아깝고, 그렇다고 그대로 놓아

두자니 번거롭고, 복잡하다. 어딜가나 조그만 물건에 마음을

빼앗겨 사고는 하는데 아예 쳐다보지도 않던 내 친구나 언니들

정말 경험에서 나온 행동일까? 선견지명이라도 있는 것일까?

그냥 눈으로만 보고말지 살 필요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 이제든다.

그리고 열쇠고리나 종모양 악세서리나, 작은 인형 같은 것들이

선물이라고 주고 받긴 하지만 사실 시간이 갈수록건사가 힘들다.

오늘도 방정리를 하다가 결국 버리지도 치우지도 못하고 그냥 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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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옷스러운 옷을 좋아한다.

새로 산 옷이지만 십년은 되어 보이는 듯한.

걸치고 있으면 편하디 편한 그런 옷..

새로 산 외투를 입고 나갔는데 모두 입던 옷인 줄 안다.

살짝 섭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 점이 또 좋다.

빈티지한 옷들이 은근히 비싸기도 하다.

아무도 모르는 가격의 옷.

아무도 몰라서 좋은 점이다.

누가 묻는다.

당최 넌 뭘 믿고 그렇게 자신만만하거야?

나?

아무도 모르는 걸 많이 알아.

알아서 소용도 없어뵈는 그런 자잘한 것들말야.

그래서 그런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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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김삿갓

    2014년 11월 2일 at 3:29 오전

    전 언젠 부터인진 잘 모르겠는데 추위를 타서 그러나?
    가을이 싫어요…제가 좋아 하는 색깔 초록색이 없어지며
    온천지가 울긋 불긋 무섭게 색갈이 변하고… ㅋ 생기가
    있던 잎사귀들이 죽어 떨어져 나뒹구는 모습을 보면
    괜시리 저도 쓸쓸 해지는 것 같더라고요.

    좋은 시간되세유 리사님~~!! ^___________^   

  2. Lisa♡

    2014년 11월 2일 at 7:35 오전

    가을이 사라지고 있어요.
    바람이 많은 걸 앗아가네요.
    바람에 날리는 낙엽소리가
    아주 운치가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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