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르그스키가 죽은 친구의 습작들을 모은 전람회에서
거닐듯 그림 사이를 오가는 모습을 즉 프롬나드를 그리며
연주를 들었다.
온갖 기교와 끊어질 듯 이어지는 악기의연주에 숨이 막혔다.
그리고 먼저 연주한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은 지금까지
내가 알던 ‘꿈속에 그려라~~’ 가 아닌 새로운 세계로 나를
몰고 갔다. 사랑에 빠졌다. 신세계와 그리고 마리스 얀손스.
누가 그랬다. 알흠다운 밤이라고.
아주 마음에 드는 가방을 샀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모습에 아무 거리낌없이
천가방을 사고 말았는데 닳도록 들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혹은 시선의높이가
올라갈수록 흔해빠진 명품가방보다는 장인정신이
실용적으로 가미된 가벼운 천가방 따위에 눈길을
빼앗긴다. 가령 예를 들면 요시다 가방!!!!
오늘 산 것은 요시다 가방은 아니지만 그와 흡사한 가방.
지금껏 보아온 가방과는 차원이 좀 다른..그런 스타일.
기름기 빠진 스타일이랄까?
화려함이나 번쩍거림이나 느끼함과는 먼 그런 쪽으로
흘러가는나를 나는 좋게 생각한다.
옆자리의 경이 땡뽀 중에 땡뽀라고여기는 중에
말이 나오자 누가 과거에 다녔던 한 여자를 말해준다.
남편이 회계사, 아들 하나를 둔 40대 여성.
1시간 거리는 무조건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일하러 다니고
집의 빨랫감은 어지간하면 회사로 갖고와 화장실이나
청소 아줌마들이 걸레 빠는 곳에서 빨아서 갖고가질않나
회사에 쓰던 모든 이면지를 걷어가 아이 연습장을 만들고
아이친구의 문제집을 빌려와 회사 복사기로 모두 복사해
책을 만들어주기도 하는 그런 엄마였다고 한다.
늘 도시락을 싸오고, 회사에서 주는 선물은 기를 쓰고
받아가서 살림에 보태쓰는..10원도 그냥 쓰지않는 여자.
어찌보면 대단한 인물이다. 그 여자 돈 많이 모았을까?
본래 가정형편도 넉넉한지 아파트는 좋은 곳에, 큰평수에
산다고 한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하며 아껴쓰는지…
여기저기서 고구마를 많이 보내주는 통에 회사에
갈 때 자주 고구마를 구워서 갖고간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박고구마를 선호한다.
내 경우는 밤고구마를 좋아하는데 기호가 다르지만
90%는 호박고구마를 선호하고 나머지 10% 정도는
밤고구마를 좋아한다. 내가 좋아해서인지 밤고구마를
좋아한다고 하는 이를 보면 맛을 좀 안다는 나만의
판단을 하게되는데 일단 두가지를 동시에 두고 먹자면
호박고구마를 먼저 먹으면 뒤에 먹는 밤고구마는 영
그 맛이 나질 않는다. 게다가 내가 오븐에 구워간 호박
고구마의 경우는 마치 젤리처럼 쫀득거려 인기가 많고
보니 나도 모르게 그런 이들 앞에서 밤고구마가 더
낫다고 말하기도 곤란해지는 게 아닌가. ㅎㅎㅎ
다행인건 지인이 잔뜩 보내준 고구마가 다 호박고구마이다.
Anne
2014년 11월 18일 at 11:29 오후
젤리같이 쫀득하게 구워진 호박고구마.
조카의 카톡 프사에
꼭 고렇게 생긴놈을 쫙 쪼개서
꽃잎처럼 벌어진 사진을 올려놨더군요. ㅎㅎㅎ
맛있는걸 좋아하는 직장여성인데….
Hansa
2014년 11월 19일 at 1:12 오전
밤고구마는 여름 끝무렵, 초가을에 맛이 있고,
요즈음은 호박고구마가 맛이 있을 시기입니다.. 하하
Lisa♡
2014년 11월 19일 at 2:39 오전
앤님.
젤리처런 쫀득하게 구우려면
오븐에 열기가 빠질때까지 고구마를
꺼내지않고 놔두면 그리 되더라구요.
식어더 맛있고 말이죠.
차가우면 단맛이 더 하게 느껴져요.
Lisa♡
2014년 11월 19일 at 2:40 오전
힌시님 덕분에 확실히 알게 되었네요~~
그게 그런 거였군요.
전라도산 밤고구마를 하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밤고구마에로 절 이끄나봅니다.
지안(智安)
2014년 11월 19일 at 12:18 오후
나도 밤고구마 좋아하는데
한사님 말씀대로 초가을에 맛있다는게 맞는듯..
요시다 가방
이건 꼭 사야돼~~
Lisa♡
2014년 11월 19일 at 2:47 오후
ㅋㅋㅋ..지안언니.
츠암~~멋쟁이 아니랄까봐.
김삿갓
2014년 11월 20일 at 8:53 오후
제 주위는
고구마는 대체로 여자들이 좋아 하는듯.
여자들은 무척 좋아 하는것 같은데 남자들
먹는것 한번도 못 봤음. ㅋ
리사님 좋은 시간되세유!!! ^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