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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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기분 좋아지는 날이다.

편한 옷을 입었고

날씨와 옷이 맞아 떨어졌으며

점심은 내가 좋아하는 보리굴비를 얻어먹었고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계약을 했고

칭찬을 무지해 주는 겸손한 여성이 함께했고

차에 기름은 가득이지..

어제 본 인터스텔라의 여운이 가득하지.

지난 밤에 잘게 썰어 담은 유자차를 갖다주니

눈가에 희미하게 이는 감동도 발견했지.

유나의 거리”라는 따스한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다.

게다가 저녁에 밥 대용으로 먹은 무화과 잼을 바른

식빵이 잼과 식빵 모두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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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요르단을 가기로 했다.

언제부터인가 가보고싶었던 장소가 페트라이다.

인디애나 존스 이후로 였지 싶다.

날씨가 여기랑 거의 비슷하다.

오만과 요르단.

세계문화유산을보고, 사막에서 잔다.

밤하늘이 기대가 된다.

그러나 요르단이 우기라 은근 걱정도 되기 시작한다.

사막의 밤하늘이 그렇게 기다려질 수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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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들을 본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손주들 얘기만 나오면

눈이 바반짝하면서 갑자기 말이 빨라지고 영민해진다.

보통 때는 기억나지 않던 기억력들이손주 얘기엔 진정

빠르게 전개가 되면서 어느 것 하나 잊지않고 들려주기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신나게얘기한다.

같이 웃으며 들어주다보니 어서 나도 할머니가 되고싶다.

아직 먼 이야기지만 아이들의 재롱을 나도 보고픈 것이다.

누군 사그러져 가는 인생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아이들로

인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면서 다시 한 번 생에 희열을

느끼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신은 이리도

지겨울만하면 다시 샘솟는 기쁨을, 또 다시 사그러들만하면

불길을 지펴주신다. 그러기에 삶은 살만하다 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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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놀랬다.

늘 차갑고, 까칠하고 다가가기 힘든ㅁ이 언뜻

당황스럽게 하는 말이 자기인생은 완전 드라마틱하단다.

내용을 짧게나마 듣고는 그녀를다시 쳐다보게 되었다.

사람들의 인생은 왜이리 소설적일까?

그녀는 미술학원하던 처녀시절 갑자기 엄마와 아빠가 졸지에

돌아가시고, 엄마가 남겨 논 빚을 갚을 겨를이 없이 학원도

관두게 되고, 무일푼에 죽을 결심을 했다. 그러다 소개로 작은

가게에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걸레질부터 하기 시작해 지금은

10년만에 어엿한 자기 가게를 갖고 사업을 하는 중이다.

좋아하는 그림도 그리면서 전시회도 하기도 하고, 결혼도 했다.

먼저 결혼한 남동생 부인이 신세진다고 여길까봐 한번도 남동생

집에는 가지 않았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특하고 세상을

다 잃었던 여자가 다시 세상을 얻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웃으며 "독하네" 하고 말았지만 참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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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Hansa

    2014년 11월 25일 at 2:32 오전

    인터스텔라의 여운, 잘게썬 유자차..
    희미하게 이는 감동. 하하

    저도 마지막 불꽃을 일으키고 싶은데 딸아이들이 도와주질 않습니다.
    하하

    추천!

       

  2. Anne

    2014년 11월 25일 at 6:58 오전

    레반트 여행….
    잘 다녀오세요.
    같이하지 못해 엄청 섭섭하다는거만 알아주시고
    이 담에 봅시다^^   

  3. 푸나무

    2014년 11월 25일 at 4:05 오후

    비오면 더 좋을것 같아요.
    우비 좋은것 준비하시고….
    아 요르단…사막….

    아까 딸래미 들어오면서
    엄마 인터스텔라 봐….하며 들어옵디다.
    엄청 울었다며…
    도무지 그 아이는 아무데나 울어서 믿을수 없긴한데…ㅎㅎ    

  4. Lisa♡

    2014년 11월 26일 at 11:23 오전

    앤님.

    함께 했으면 즐거운 추억이 되었을텐데 말입니다.
    후후후…혼자 잘 다녀올께요.   

  5. Lisa♡

    2014년 11월 26일 at 11:23 오전

    푸님.

    무조건 보세요~~   

  6. Lisa♡

    2014년 11월 26일 at 11:25 오전

    한사님.

    한꺼번에 우르를 쏟아질 겁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달콤한 꿀맛같은
    불꽃이 파파팍 일어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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