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스캇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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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까지 10시간을 갔다.

바로 옆 자리, 이런 왕재수는 처음이었다.

60대 후반의 아랍에미리에이트 인인지 아님 거쳐가는

아랍에레이인지 정말 짜증나게 만드는 인간이었다.

그 육중한 몸의 1/3을 내 자리로 기울여 거의 걸치듯 하고는 자는데

나중에는 내 어깨에 완전 기대서 자기도 했다.

그걸 피하느라 온몸에 힘을 주고 왼쪽으로 삐져 있느라 몸살이 나려했다.

어지러운 상태로 도착한 아부다비.

면세점 가격은 비싼 편이었고 그리 크지도 않았다.

구경할 이유도 틈도 없이 그냥 비실거리다가 스타박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정신을 차렸다.

아부다비에서 오만은 한시간여만 가면 된다.

오만의 무스카트로 가는 에티아드 항공사에서 간식으로 내어주는

빵이 촉촉하니 고픈 배에 맛나게 느껴져서 하나를 더 추가해서 먹는다.

그리고 곧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 도착.

후끈 더운 바람이 불어오는 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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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은 술탄이 47년째 왕정을 고수하고 있는 왕정국가이다.

오마니(오만국민)들은 하나같이 술탄을 지극히 사랑하고 있는데

대충 듣다보면 지금 70대 초반인 술탄이 돌아가시기라도 한다면

나라 전체가 비극적 슬픔에 빠질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술탄은 자기또래 남자들과는 허심탄회하게 자리하기도 하면서

너와 나는 같은 오마니로서 친구다 라고 말하기도 한다며 같이

지프를 타고 가던 압둘이 자랑삼아 이야기했다.

근처 국경이 맞닿은 예맨은 전쟁이 심하고 위험한 나라이지만

자기 나라는 그런 위험 하나없는 안전한 나라라고도 했다.

예맨을 야맨이라고 발음을 해서 처음에 못알아 들었다.

나는 같이 가려던 일행들이 펑크를 내고 하면서 혼자 가게 되어

자매가 3명 같이 온 팀과 줄곧 같이 다녔는데 그 중 막내인 의사

동생과 늘 같은 방을 썼고, 그들은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꼭

붙어 다니며 수다같은 대화를 했는데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같이 뭉쳐다녔고 그들의 대화에 나는 낄 자리가 없었다.

왜냐구? 그건 그녀들은 자기가족 이야기만 하기 때문이다. 자매가

총 8명인데 모두 똘똘 뭉쳐있고 다른 친구는 필요없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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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만은 썰렁했다.

수도라고 하는 무스캇도 번화한 거리가예상과는 달랐고

온통 모래바람이라도 불어 삼킨듯 이제사 집들을 짓기 시작한

신흥도시 같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사람들은 모두 온순하고

평화로워 보여 어느 곳 하나 무섭다거나 위험한 부분이 없다.

재래시장 안을 혼자 걸어다녀도 거의 위험존은 없다고 봐도 된다.

여성들은 하나같이 온몸을 가리고 다녔는데 간간이 멋을 꽤부린

화려함으로 속을 치장하고 굽이 번쩍거리는 힐을 신었거나

온 손과 팔에 문신으로 멋을 낸 모습들이드문드문 보였고

눈썹의 길이는 집을 한 채 올려도 될만큼 길고 풍성했다.

얼굴만을 내어놓고 온몸을 가리거나, 눈만 내어놓고 다니거나

했지만 아주 섹시한 여성들을 많이 봤고 하얀 디시다샤만 입은

오만의 남성들도 눈빛이나 여자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모습은

상당히 섹시했다. 디시다샤는 시원한 천으로 그들은 그 옷만을

입는데 주로 한 명당 10벌 이상을 갖고 있으며 양복은 따로없다.

더워서 입을 수 없다고 한다. 황량하고 먼지가 섞인 공기같지만

그들의 의복은 언제나 하얗고 깨끗했다. 지프기사 압둘은 주로

자기 옷 자랑을 많이 했는데 자부심이 대단했다. 같은 아랍권이라도

조금씩 그 모양이나 멋을 낸 스타일이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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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어김없이 기도시간만 되면 사원을 찾거나 메카가 있는

방향으로 장소를 불문하고 기도를 하고 절을 했으며 곳곳에 여성

들을 위한 기도 장소가 있었다. 그들의 알라신에 대한 정성은

지극 그 자체였다. 공항에서도 신발을 벗고 땅에 엎드린 채 기도하는

남자들을 수없이 보았고그럴 때 사진을 찍거나 하면 절대 안된다.

모르고 기도 중 앞으로 지나가려는 사람에겐 손으로약간의 저지를

하는 시늉만으로도 충분했고 그러면 지나치려는 이들은 머쓱해진다.

그들에게도 그들의 신에게도.

아침에 차를 타면 틀어주는 노래가 오마니 노래냐고물었더니

친절하게 코란이라고말했다.

오만은 일부일처제를 고수하고 있는데 두 명이면 머리 아프다며

미간을 찡그리던 현지인 가이드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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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인들 옆으로 서면 특유의 향이 코끝을 찌르는데

아마도 그들도 내 곁에 서면 마늘향이 싫지 않나싶다.

사람들이 시장에서 주로 사는 건 향인데 정향인지 오만인

특유의 향은 나무에서 나오는 향으로 여러 향들을 시장에선

많이 팔았고 그 앞에 사람들이 몰려있기도 했다.

그 향의 이름은 프랑켄 슈케스 어쩌고 하는 이름인데 처음 시작이

누구 이름같아 신기하기도 했다.

음식에서도 그 향은 어김없이 났고 특히 양고기를 먹을 생각은

아예 처음부터 하지도 않았다. 노란 카레밥은 안남미와 치킨을

같이 양념한 후 쪄서 내는데 아랍권 전통의 식사로 이 밥은

요르단에서도 늘 어김없이 식사시간에 등장했고 나는 먹을 엄두는

커녕 거의 손이 그리로 가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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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면 일단 아무 잡념이 없어지고 그 여행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게 좋아서들 여행을 떠나기도 하겠지만 하고 싶어도 떠오르지않는

정리가 안된 기억들은 여행내내 내 기억 속에서 맴돌았다.

그리고 여름옷과 겨울옷을 함께 준비해야하는 가장 어려운 여행의상을

가지고 가느라 커다란 가방이 다 찼고, 그래도 역시나 가보면 필요없는

물건들이 넘치고 반드시 가져와야할 것들이 그제사 떠오른다.

늘 슬리퍼는 하나 들고 다니면서 이번은두고갔거나 우산을 바로 코 앞에서

챙겨 두었다가도 그냥 가거나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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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인들이 쓰는 모자 콤마.

내가 하나사서 쓰고 다니고 싶었지만 여자들이 쓰지않으니

그럴 수는 없는 법.

여러가지의 다양한 무늬와 색들로 꾸며진 모자들로 한 명이

여러 개를 소유하고 있다.

늘 여행 막바지에 후회하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일단 바로 도착 후

시장에서 현지인들의 옷을 사서 입고, 그들의 머플러나 히잡을

아니면 배두인 족의 긴 두건이라도 하나 사야 했어야 하는건데

하는 후회 비슷한 이유가 생긴다.

그랬다면 나의 여행은 더 만족스러웠을 것이며, 현지인들과 교감이

약간이라도 되었을텐데, 알 수 있는 것도 더 많아졌을테고.

쓰지않고 외워서 적다보니 명칭 같은 것이 다를 수 있지만 옷의

이름과 모자는 잊어지지 않는다.

지나가는 차들은 다 오래된 차들이었고 일본차들이 많이 보였다.

길에는 세계 유명 자동차 전시장들이 줄을 서서 건물에 들어섰고

거기엔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외 기아가 어김없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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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골목에 쓰레기가 굴러다니고,깨끗한 건물들이 안보이는 동네도 많다.

가장 깨끗하고 세련된 매장이나 건물이 바로 자동차 전시장이었으며스마트

폰은 주로 삼성이 단연 눈에 확 들어왔고 많이 쓰고들 있었다.

우리나라도 이쯤되면 정말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오만은 물보다 석유가 싼 나라라고 하는데 휘발유가 일리터당 약 300원 정도였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했을 경우에.

오만에서는 국민의 82%가 땅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 땅이라는 개념은 잘

모르겠지만 그다지 굶주려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시장에 파는 옷들이나 물건들의

수준은 도대체 석유가 나는 나라맞나 싶을 정도이다.

근처의 부유한 아랍쪽 나라들과 비교는 안되지만 석유탓인지 GDP도 만만치 않다.

2만1688 불이라고 하니 보기와는 많이 다르다. 집들의 색은 열대나라라서인지

하얀색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상류층이 살고있다고 여겨지는 동네는 오페라하우스

있는 동네로 보이는데 왕정국가들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귀족들과 부유층들은

서민들과 생활수준 차이가 대단할 수 박에 없어서인지 그 동네 집들은 멋지고

화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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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은 영국에서 교육을 받았고 정말 국민들 모두가 그를 존경했다.

술탄의 가계에 대해 거슬러 올라가다보니 중국계 여인을 두번째 부인

으로(사랑에 빠져서) 맞은 왕도 있었는데 그 당시에 중국여인이라니

그럼 오만땅에 중국사람들과 왕래가 있었다는 말도 된다.

현 술탄의 아버지도 국민들의 신뢰가 대단했다는데 현재 술탄은 다니면서

사진을 보니 머리와 수염은 하얀데 눈썹만은유독까맣게 되어있다.

국민들과 함께 있는 사진 속에서 술탄은 그들과 같은 자리에 주저앉아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허심탄회한 모습들이 눈에 자주 띈다.

무스캇에서 가장 크다는 병원도 보기에 시원찮아 보이는데 마치 온 도시가

이제 막 짓기 시작한 계획도시같은 이유를 모르겠다.

오만에는 우리가 그룹여행으로는 처음이라는 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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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에 대한화보집을 하나 사려고 해도 종이재질이나 사진이나

모든 게 사고픈 마음을 달아나게 하고 시시한 물건들의 토산품이라고

파는 곳에서도 가격이 들숙날숙해서 믿음이 안가는 것이었다.

그래도 같이 간 일행 중에 4명은 미친듯이 사진을 찍어댔다.

무엇하나 놓칠세라 사진을 찍느라 설명이나 역사에는 도통관심도

없고 오로지 사진을 찍기 위해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 였다.

재래시장이라고 데려간 곳에서 돌고 또 돌아도 시간이 남아 돌만큼

볼거리라고 해야하나 볼품들이 없고보니 우리나라의 물건들이 얼마나

좋으며 발전을 했는지 새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매담"을 연발하며 캐시미어 목도리를 사라고 내 몸에 갖다대어도

척보기에 우리나라 50년의 제품같아 보이기만 한다.

전쟁이나 지배를 많이 받아서인지 여러 곳에 요새가 있고, 전쟁을

위한 성들이 커다랗게 지어져 있는데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할만치 비슷하다.

신기한 것은 대통령 궁에 있는 군인조차 근엄하거나 어렵지않고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편하고 잘 웃고,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친근감있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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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김삿갓

    2014년 12월 16일 at 10:51 오후

    사실 전 중동에 별로 관심이 없었어서 그쪽 동내에 대해서 아는게 없는데
    리사님 덕분에 공부 많이 하고 갑니다. 올리신 지도를 보고 파키스탄이
    그쪽 근처에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미국도 물값이 휘발류 보다 훨 비싸요.
    3/4 리터 짜리 물이 1불 인데 휘발류는 4리터에 2불 60전.

    긴 여행의 여독 빨리 풀리시고 좋은 시간 되세유~!!
    ^____________^   

  2. 수정

    2014년 12월 17일 at 3:20 오전

    안녕하세요?

    사실 전 알라신을 믿고싶은 종교적인 총동을
    느낀적이 있답니다.
    저희 공장에 오는 아랍쪽 바이어들은
    시간이되면 한국 그리고 대구 이 구석에서도
    손을 정갈히 씻고 절을 하고 기도를 합니다.
    저희는 카펫트도 따로 준비해두었구요.
    술도 안마시구요,
    시간약속은 잘 안지켜도,
    결재는 깨끗하구요,
    그래서 맏어볼까? 하는 마음도 생겼었죠?
    흔히 갈수있는 곳이 아닌곳에 다녀오셨네요.
    부럽습니다.

       

  3. 나의정원

    2014년 12월 17일 at 5:00 오전

    얼마 전 신문에 오만 술탄이 직접 자신의 병세 이야기를 하면서 정치를 오래 하지 못할 것이란 뜻으로 말했다는 데 온 국민이 슬퍼했단 기사가 떠오르네요.
    온 국민의 선망과 존경을 받는 그 지도자는 분명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만의 여행기가 먼 지리 탓에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데, 이번 블러그를 통해 많이 알게 되네요.
    쭈~욱~~ 좋은 내용 보여주시길 기대해봅니다.
       

  4. Lisa♡

    2014년 12월 17일 at 9:52 오전

    삿갓님.

    앞으로는 중동과 아랍의 시대가 열린다고 해요,
    뭐 석유야 이미 유명해진 자원이지만 다른 자원들도
    많다고 해요. 그리고 이 지역이 분쟁이 잦다보니
    그걸 해결하는 영웅이 나타날지도 몰라요.
    아랍어를 배워두라고 아이들에게 말하고 있답니다.   

  5. Lisa♡

    2014년 12월 17일 at 9:53 오전

    나의 정원님.

    아…술탄이 이미 조명을 받고 있었군요.
    그 술탄 대충 들어보니 아주 훌륭한 분이셨어요.
    대단한 카리스마와 온화함을 갖춘 분요.
    모든 국민들의 아버지가 되긴 쉽지 않겠지요?
    제 글을 읽어보면 오만이 아주 편한 나라일 겁니다.   

  6. Lisa♡

    2014년 12월 17일 at 9:54 오전

    수정님.

    오만이나 요르단에서는 현재 문제를 일으키는
    IS는 진정한 이슬람으로 치지 않는다고 해요.
    자기네들이 진정한 이슬람이라고 해요.
    그만큼 따스하고 온전한 알라신이 진정한 신앙이지
    않나 하는 생각했답니다.
    각 종교가 유일신앙을 서로 부르짖고 있지만 저는
    그게 다 같은 맥락이라고 여기고 있답니다.
    가까이서 아랍인들을 보면 좋은 점 많이 아실갑니다.
    정말 순수한 분들 많더라구요.   

  7. 벤조

    2014년 12월 18일 at 6:30 오전

    양고기 맛있는데. . .
    오만은 땅이 둘로 나뉘어 있어요.
    아랍에미리트 땅이 오만을 두쪽으로 나눠놓은 곳 보이죠?
    30년 전에 거기서 놀다왔시유. ㅎㅎ
    어떻게 거기부터 여행을 시작했나요?
       

  8. Lisa♡

    2014년 12월 18일 at 1:14 오후

    벤조님.

    나중에 베두인방식으로 로뎀나무 장작으로
    땅 속에서 익힌 고기는 정말 맛있더라구요.
    양고기도 치킨도 채소들도 밥도 다…ㅎㅎ
    벤조님 게시다 온 것 알고 있지요~~~^^*   

  9. 소리울

    2014년 12월 20일 at 8:00 오전

    좋았겠다.
    오만은 못갓었는데 나중에 가려면 잘 안가지더라구요 예멘과 함게 가려구 했던 걸…   

  10. Lisa♡

    2014년 12월 20일 at 8:47 오전

    예맨은 지금 절대 못가니…ㅎㅎ

    언니가 안가신 곳도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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