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며칠 전 입국을 했다.
처음으로 가방에 있던 짐들이 없어졌다.
아이가 어리다보니 내리자마자 공항에 신고하는 걸 잊었고
나는 그때 멀리있었다.
잃어버린 건 사실 별건 아니다.
나를 주려고 사오던 딥디크 향수 하나와 아이의 팔찌 하나다.
속깊이 넣어둔 걸 빼어서 갔으니 고의적인 일이다.
짜증이 난다고 아이는 말했다.
그럴만도 하다.
디트로이트에서 인천공항에서 가방 속의 물건을 일부러 빼갈
사람은 어디? 나는 디트로이트라고 생각한다.
인천에서는 그럴 일이 거의없으니까.
한동안 자리를 비운다는 건 멍해진다는 것과 같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아무 것도 모르겠다.
마치 텅비어 버린 머릿속을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는
그런 기분이랄까?
시작을 해야하는데 갈피를 못잡는 기분.
제어장치에 뭔가 잔뜩 끼어버린 기계를 바라보는 것.
갑자기 모든 사람들이 나와 아무 관계없었던 이들 같다.
가깝지 않다는 것이 이럴 때 증명된다.
그래도 가까이서 나를 기다리고 반기고 히히덕거리는
이들이 있으니 마음의 위안은 된다.
모든 것에서 멀어졌다가 새로 시작하는준비자세랄까.
아무튼 뭐 좀 그렇다.
그런데 그 기분도 과히 나쁘지 않으니 조용히 연말에
내 처신에 대해 사유를 해볼 생각이다.
땅콩사건을 들었다.
그런 부류들에 대해 좀 안다면 안다.
그런데 이젠 시대가 그런 부류들을 인정하기 싫은 모양이다.
그 사람 뿐 아니다.
여태 그런 사람 경상도 말로 쌔삐고 삐렸다.
너무나 많이 봐왔다.
상대방의 모멸감쯤은 자기의 과시쯤으로 여기고도 남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 있다.
사회가 좋아지긴 하나보다.
두 주일 간 밀린 ‘미생’을 연달아 봤다.
김삿갓
2014년 12월 17일 at 5:40 오후
따님 물건 아깝네요. 제 생각도 디트로이트 에 더 무겔 둡니다.
몇년전 재취 하려고 공항쪽 일도 알아 봤었는데…
임금 과 일 하는 환경이 많이 열악 하더 라고요.
언제 부터 인가 항공사가 직접 인원을 모집 하지 않고
아웃소싱 된 회사가 베네핏도 없이 저 임금 으로 사람들을
고용 하여 각 항공사에 투입 시키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들이
자부심과 투철한 정신이 없어진게 벌써 오래 된것 같습니다.
미국선 뱅기 짐 체크인 할떄 중요한건 보험을 들던지 아님
따로 손가방에 들고 가는게 정답 입니다,
그런데다 국토해양부의 항공법에 짐들을 잠그면 안되고
무 작위로 가방 물건들 빼서 조사 하니 더 하겠지요.
미생 5편까지 재미나게 보고 그다음 부턴 쳇바퀴 돌듯 똑같은 페러디라
그만 보고 마누라는 8편까지 보더니 더이상 안보더군요.
미생의 인간 이하의 직장생활을 봐도 그렇고 땅콩 사건을 봐도 그렇고
저희 부모님이 이곳 데려온걸 너무 고맙게 생각 합니다. 저 만약 한국
살았으면.. 몇명 때려눕히고 범죄자로 전락 하여 지금쯤 청송깜빵에 있었을
겁니다. ㅋ
아 요즈음 리사님 글 다시 올라 와서 살맛 난뎅구리.
좋은시간 되세유~!! ^____________^
まつ
2014년 12월 18일 at 12:59 오전
여행을 잘 다녀오셨군요.
따님도 잠시 귀국을 했고,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오셨네요.
올해 마무리 잘하시고 좋은 나날 보내세요.^^
나의정원
2014년 12월 18일 at 6:42 오전
미생~~재밌죠..
저도 눈물 흘리면서 보게 되던데, 여행 갔다오면 시차 적응에 잠시 멍하기해요.
기분 좋게 마무리 잘 하시고, 따님과도 쨈 나게 지내시고..
Lisa♡
2014년 12월 18일 at 9:14 오전
마쯔님.
아직도 낮엔 잠이 쏟아집니다.
여기 낮이 거기 새벽이라.
감사합니다.
벌써 연말이네요.
Lisa♡
2014년 12월 18일 at 9:16 오전
삿갓님.
미생을 그렇게…
너무 재미있는데
좀 다른 사회에 살아서 그럴 겁니다.
ㅎㅎㅎ…
삿갓님 성격이면 정말 쌈질 좀 했을 듯,
저도 좀 위험할 때 많아요.
Lisa♡
2014년 12월 18일 at 9:17 오전
나의 정원님.
미생은 내게 힘을 주기도 하고
많은 정리를 하게 합니다.
마음의 정리죠.
냉정한 세상이라는 것도.
전쟁터이지만 밖은 더 하다는 그런 말도 와닿고.
남자들에 대해 다시 마음이 쓰이고.
후후후….내일 하네요.
푸나무
2014년 12월 18일 at 2:55 오후
상대방의 모멸이
나의 과시????
음 리사님 표현 쥑인다요.
오늘 밤 아이들과
야아 땅콩 너무 물고 늘어지는것 아니냐?
해봤더니
외국에서 더 난리였다고…..
11일 길다면 괘 길죠. 그것도 아주 낯선곳을 다녀왔으니
그런시간 조차
기회를 삼는 지혜로운 리사님.
Lisa♡
2014년 12월 20일 at 5:39 오전
푸나무님.
푸하하하…
남의 마음을 알아주기란
즉 역지사지로 바꿔 생각해보기란
어려운 일이긴 하나보네요.
사실 요즘은 며칠 길게 나가면 3-4일만 지나면
집으로 오고 싶답니다.
그런데 이 번 여행은 꽉 찬(타이트함이 아닌)
여행이라는 느낌이 만족감을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