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방에서 바라본 오만 수도 무스캇의 아침풍경이다.
아침의 색감은 늘 그렇듯이 고요하다.
전혀 오만하지않은 오만의 아침시간.
우리 일행은 위사진에 보이는 하얀짚차를 타고 이틀째 오만관광을 시작했다.
각 차당 기사 한 사람에 4명의 관광객.
멀미를 빙자한 나는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고, 실제 앞자리 탓인지 멀미는
거의 하지않았다. 오만은 어딜가나 황량함이 주제였다.
어디서 식물이 자라서 어떻게 자급자족으로 채소나 과일을 먹을 수 있는지가
내 관심사였고, 도대체 오아시스는 어디매인가를 눈을 두리번거리며 찾았다.
온통 바위산과 누런 황사색깔 비슷함만이 내 시야의 모든 것이었다.
우리 일행은 오만의 자랑.
즉 술탄 카부스가 명령하여 지었다는 그랜드 모스크, 즉 술탄카부스 대모스크로
향했다.
머리카락을 보이면 안되는 여성들은 모두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꽁꽁 머리카락을 싸맸으며, 남자들은 반바지를 입으면 안되지만 슬리퍼나
모자를 써도 괜찮다고 했다.
일단 실내로 들어갈 때는 모두 신발을 벗는 게 원칙이었다.
일부러 가꾼 정원은 싱그러웠고 어느 나라든 유명한 대모스크나 사원이나
성당은 일단 볼만하다는 건 틀림없다.
하얀 대리석.
시원함은 여름철 땡볕을 피해서 사원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위함이다.
2001년에 완공되었고 바닥의 대리석에 미나렛의 모습이나 사원의 그림자가
그대로 비춰서 그것 또한 멋졌다.
한번에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모스크엔 여자 기도방이 따로 있고
남자 기도방이 따로인데 주된 장소는 남자 기도방이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샹들리에가 달려있는데 스와로브스키의 수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과연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웠고, 올려다 보느라목에 힘이 들어갔고
그래도 자꾸만 바라보게 되는 천장이었다.
여행내내 올려다보기는 늘 지속적으로 해야하는 일과였는데 나중에
페트라의 와디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은 목이 부러져도 봐야만했던
하늘이었고, 모스크의 샹들리에도 거부할 수 없는 시선이었다.
방에서 나가기 싫어졌고마냥 앉아서 한없이 찬찬히 뜯어보고
또 뜯어보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서 관광중인데 유럽쪽 여성들은 모두
오만여성들과 같은 종류의 옷을 입고 관광중이었다.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는 나도 미리 그러지 못했음에 후회했다.
역시 여행선진국들은 여행하는 방식도 달랐다.
샹들리에 다음으로 압권은 카펫이었다.
600명의 이란 여성이 4년간 짰다는 카펫은
바라만 봐도 마음이 푸근했다.
식물성 염료로만 만들었다는 카펫은 장관이었고
가로 70미터와 세로 60미터의 이 거대한 카펫은
운송에 문제가 있어서였는지 운반할 때는 잘라서
가져와서 붙였다고 한다.
카펫을 늘 싫어하다가도 이런 작품의 카펫을 보면
슬그머니 다시카펫을 사? 하는 심정이 된다.
술탄 카부스가 기도하는 자리인 이 곳은 정말 정교한
무늬들로 눈부시게 장식을 했는데 꽉 들어찬 기도자리
에서 술탄의 자리가 없어서 다시 만든 자리라고 한다.
윗부분의 코란 구절은 그림같기도 하고 휘갈겨 쓴
모양이 성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부적같은 느낌도 든다.
색의 조화 하나하나가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
너무 밝아서 카메라 화소를 좀 즐여야만 했다.
처음엔 화소를 높이니 모든 게 눈부시게 하얗게
나와서 깜짝 놀랬다.
하얀대리석의 효과라고나 할 수 있을런지.
모스크 안에는 신발을 벗어서 따로 둘 수 있는
나무신발장이 마련되어 있었고 청소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쓸고 닦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밤의 야경에서 얼마나 아름다울까를 상상했다.
바로 아래서 맞춘다고 맞추어서 정가운데서
찍은 샹들리에 사진.
터어키 돌체바흐 궁전의 거대한 샹들리에가 떠올랐다.
하지만 그건 그것이고, 이건 이것이고.
그 곳에서는 그대로, 여기서는 여기대로 아름다웠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오만의 허름한 호텔의 한 식당에서 나오던 음식.
윗 사진의 음식은 주로 애피타이저에 해당된다.
유치해 보이지만 감자, 당근, 피망 말린 것들은
보기와 달리 맛있었다.
가지는 어딜가나 항상 맛있다.
제일 오른쪽에 담긴 것은 치즈와 어우러진 소스로
구워 나오는 란이라는 빵에 발라 먹는다.
오만은 여러나라에 침략을 당해 전쟁이 많았던 나라로
유명한 요새가 여러 곳에 있는데 윗사진은 가장 정교하다는
자브린 성채이다.
흙색으로 지어진 거대한 이 요새는 주변에 제법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주로 대추야자나무가 대부분이었다.
오만은 손님이 오면 대추야자를 달게 절인 것으로 반갑다는
표시를 하는데 거절하지않고 하나라도 받아 먹었다.
대추야자는 종류도 여러가지인데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가까이 있는 사우디나 아랍 에미리에트 쪽 관광객인 듯 하다.
이번 여행에서 아랍쪽 현지인들이 먼저 사진을 찍자고 청하는
일은 거의없는데 내가 그 쪽 스타일인지 두 번이나 그런 일이
있었고 한 번은 이 남자들과 한 번은 어여쁜 요르단 여성가족
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내가 알기로는 아랍권 여성들은 털이 많은 남자들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돈이 많은 남자보다 털이 많은 남자를 더 선호해서 나이
많은 아저씨와 어린 여자가 같이 가면 저 사람은 털이 많나보다
한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자브란 성채 위에서 바라 본 주변 풍경.
다니면서 본 것 중에 기억에 남는바위산은
우리나라의 울산바위와 거의 쌍둥이 같은 바위들이
곳곳에 있다는건데 정말 크기만 다르지 똑같다.
대추야자나무가 제법있다.
조용한 동네다.
아래는유네스크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오만에서
가장 큰 바흐라 요새.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 겉에서만 쳐다보았는데
커다란 바위 위에 지어진 요새로 전쟁으로 인해 여러번
복원되었고 중간과 왼쪽의 둥근 부분은 예전 그대로이지만
나머진 복구하고 또 복구하였다고 한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라는 이 바흐라 요새주변은 무너져가는
옛날 동네로 문화유산과는 걸맞지않은 분위기다.
하지만 요새 하나만은 굉장했고 개인적으로 바흐라가
자브란 성채보다 훨씬 더 근사하다는 결론이다.
내 사진으로는 부족해 doopedia 사이트에서 빌려왔다.
오드리
2014년 12월 17일 at 12:00 오후
흥미진진…
Lisa♡
2014년 12월 17일 at 12:01 오후
괜찮아?
ㅎㅎ
오드리
2014년 12월 17일 at 2:11 오후
재밌어.
Lisa♡
2014년 12월 17일 at 3:14 오후
다행이다.
김삿갓
2014년 12월 17일 at 5:03 오후
오늘도 중동에 대한 교육 잘 받고 갑니다.
오만은 오만하지 않타 라꼬. ㅋ
리사님 사진 이쁜탱이 마냥 잘 나왔네요.
저도 지금 수염을 기르고 있는 중인데
마누라가 무척 싫어 합니다. 같이 못
다니겠다꼬…. 오늘 이글을 좀 보여 주어야 할것 같음.
좋은 시간 되세유 리사님~~ ^_____________^
Anne
2014년 12월 18일 at 1:58 오전
샹델리아가 정말 멋지군요!!
xue
2014년 12월 18일 at 2:50 오전
지구 저편의 삶은 특히 중동은 너무나 다른 셰계인듯해요.
중동전쟁 오일모니외에는 외부셰계에 별로 알려지지 않아
더 이질감이 드는것같지요.
지구는 좁은데 구석구석 고유의 문화와 전통들이 너무 달라요.^^
카페트를 짜고 자르고 다시 이어붙이고 …..어찌그럴수가..ㅡ
나의정원
2014년 12월 18일 at 6:37 오전
갈수록 재밌구만요!
Lisa♡
2014년 12월 18일 at 9:10 오전
삿갓님.
오만은 오만하지않다
좀 유치한 농담이지만 사실 그렇답니다.
수염…ㅋㅋㅋ
싫어할만하죠.
Lisa♡
2014년 12월 18일 at 9:11 오전
슈에님 말씀처럼 지구는 좁은데 갈 곳은 많고
가보면 문화가 다 지역마다 다르고 색다른
부분들이 또 시선을 사로잡고 호기심을 자극하죠.
카페트 정말 굉장하더라구요.
Lisa♡
2014년 12월 18일 at 9:13 오전
앤님.
어디나 궁전의 상데리아는 다 멋지지요.
여기도 예외는 아니더군요.
Lisa♡
2014년 12월 18일 at 9:14 오전
나의 정원님.
무심코 있는대로 생각나는대로
쓰는데 재미있다시니 정말 다행입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