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산, 제발 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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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샴은 오만의 그랜드 캐년이다.

아침 일찍 우리 일행은 제발 샴을 향해 출발했다.

가는 도중에 재래시장에도 들리고 우리나라 팥죽과 비슷한

손님 접대용 푸딩같은 음식도 맛을 보고

수산시장, 야채시장에도 들러서현지인들의 생활을 체험한 후

호텔 같지 않아 보이는 썰렁한 호텔에서 점심을 먹었다.

호텔같지 않아보이는 그런 식당도 맛은 예상을 초월하기도 한다.

그룹투어는 우리가 오만에 처음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청년들은 우리를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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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샴으로 가는 길은 장관이었는데

녹지가 없는 바위산들의 그 거대함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고 우리나라 대관령의 굽이굽이는 저리가라할만치

꼬불꼬불한 길, 게기다 45도를 육박하는 급경사를 노래를

하며 아무렇치도 않게운전하는 압둘이 놀라웠다.

왜 4인승이 아니면 안되는지 길다란 버스를 못타는 이유가

보였고 굽이를 돌 때마다 탄성을 질렀으며 바위의 색들이

모두달랐고, 소재도 달라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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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다 뷰 포인트에 차를 멈추고 우리는 지는 태양을 응시했다.

어느 나라에서나 이 석양은 거스를 수 없는 힘과 마력이 함께 한다.

사진에 다 나타나지 않지만 겹쳐지고 또 겹쳐지는 산들의 실루엣은

우리의 지리산 자락을 기억시키는데 그 방대함은 지리산의 몇 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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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을 등 뒤로 하고 바라보니 우리 일행의 차 5대가 나란히 평행선같다.

차들이 앞서 가면(나는 제일 나중 차 5번 차를 탔다) 앞 차의 먼지로 인해

시야가 가리기에 거리를 두고 뒷 차가 따라간다.

진흙색 먼지는 특이하기도 하고 피하고 싶지도 않을만치 또 하나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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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계란 노른자가 미끄러져 빠지듯이 순식간에 산 뒤로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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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마법의 시간이 펼쳐지는데 한참동안 바라보게되는

석양 후의 여운이 우리를 그대로 붙잡는다.

나는 이 번 여행에서 돌아오던 날 비행기 안에서 바라본

석양을 잊을 수 없고 그때도 이 마법의 여운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한참을 감상하고또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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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제발 샴에 도착해 짐을 푼 숙소이다.

열악하기도 하지만 공기가 쨍해서 코가 뻥 뚫린다.

해가 빨리지는 편이라 4시30분이면 컴컴해지기 시작한다.

이 리조트는 어딜가나 썰렁한 기운이 있고 가짜같다.

밤에 세자매와 함께 나는 별헤는 밤을 연출하러 10시경에

나왔는데 옆 방의 자매언니들은 방에 모기가 있다고 모기약을

청해서 잔뜩 뿌린 후, 문을 잠그고 나왔는데 이 곳 방문은

마치 양철창고문을 열고 잠그는 느낌이다.

달이 먼저 뜨는 통에 그것도 하현달이 시작된 커다란 달이라

별은 예상을 벗어나 겨우 몇 개씩 보이기 시작했고 우리는 숙소를

등지고 어두운 곳을 바라보며 카시오페아가 어쩌구, 북두칠성이 어쩌구

하고 있는데 정확히 건너편 도로변의 검은 간판 옆 5미터쯤인가 검은

물체가 느릿느릿 움직이는 것이 포착되었다. 오 마이 갓.

"뭐가 움직여~~ 맞지?" 하는데 그 물체가 우리 쪽으로 휙도는 것이었다.

뭔가 가슴쪽은 하얀색이 언뜻 보이기도 했다. "도망쳐" 하고 옆을

보는 순간 세자매는 빛의 속도로 벌써 저만치 가고 없었다.

걸음아 날 살려라~~하고 숙소쪽으로 뛰어간 우리는 덜덜 떨면서 관리인

숙소로 가서 헥헥거리며 설명을 했다. 위험한 동물이 사느냐고 하며.

관리인은 웃으며 "OH! DONKY!"하며 배를 잡는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주변에 요염하게 누워있는 동키를 발견했고 배꼽을 잡았다.

나머지 여행동안 동키는 우리의 키워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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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샴은 태양의 산이다.

제발이 ‘산’ 샴은 ‘태양’ 이라는 뜻이다.

가볼만한 암벽들이 한꺼번에 보이지않을만큼 떡 버티고 있는데

검은 바위산과 세월의 흔적이 겹겹이 쌓인 사암들로 된 장대한

바위산들이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높이는 3008미터라고 한다.

우리는 위 전망대에서 보면 까마득한 그 곳을 중간에 실처럼

길이 난 벼랑으로 3시간 정도 트레킹을 해야했다.

10여 미터를 내려가니 위에서 보면 실같던 길이 폭이 약 30-50센티 정도의

길로 우리 앞에 짠하고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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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이 쉬워 보여도 길이 길이니만큼 전문트레킹 가이드가

두 사람 앞 뒤로 따라 붙는다.

나에게는 사실 식은 죽 먹기이다.

길만 벗어나지 않으면 되고 높낮이가 없어서 걷기도 쉽다.

나중에 약간의 경사를 오르는데 다들 숨이 차서 헥헥거렸다.

나는 뭐..보기좋게 가이드와 함께 가뿐히 일등으로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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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즉 아래가 보이지않는깊은 암벽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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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진 건너편 암벽은 유럽의 수많은 크라이머들이 다녀가고

도전을 하는 유명한 암벽이다.

오만의 제발 샴에서 유럽이나 미국의 젊은 이들을 자주 보는데

젊고 풋풋함이 정말 어디에 비교해도 최고란 생각이다.

지나가는 두 젊은이가 하도 예뻐 어디서 왔냐고 물으니 US란다.

이야기 끝에 아들이 다니는 학교를 갓 졸업하고 이 쪽을 돈다며

우린 서로 반가워했다.

지구촌 가족이 아닐 수 없는 이런 일들이 잦기도 한데 나중에

동양인만 보면 "오빤 칸남스타윌" 하던 배두인 족들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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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전에 만들어진 암벽 사이의 진흙집.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그대로인데 우리를

안내하던 압둘라가 (기사 이름라고 같다)

자기 아버지와 형이 여기서 태어났다고 했다.

에이~~거짓말~~하자 진짜라했고 나중에 진지한

대장 트레킹 가이드가 말하길 사실이란다.

압둘라는 가다가 중간에 쉬는 나무의자를 보면서

자기 아버지가 하는 가구회사에서 만든 거라며

쉴 때도 꼭 거기 앉아서만 쉬었다.

압둘라는 다 마신 페트물병을 계곡으로 던지다가

나한테 들켜 혼났는데 너희 나라를 네가 더럽힌다고

하자 정말 미안하다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노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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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중간중간에 버려진 페트물병이 간간이 보였는데

아마도 현지 오마니들의 소행이 아닌가 싶다.

외국인들은 사탕 껍질도 다 주머니에 그대로 넣어간다.

물론 한국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인들이 많이 다녀갔고 한국인들은 우리가 처음이라했다.

내가 트레킹을 일 등으로 올라오자 기사인 압둘이 위에서 아래로

쳐다보고 있다가 박수를 치며 상당히 좋아했다.

트레킹 후에 먹는 예쁜 산 위 레스토랑 (썬라이즈)

식사가 먹어 본 중에최고로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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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나의정원

    2014년 12월 20일 at 6:27 오전

    아~
    멋지네요.
    자연의 장관이란 언제 보아도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하고 인간을 겸손모드로 돌아서게 하는 매력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갑니다.
       

  2. Lisa♡

    2014년 12월 20일 at 7:32 오전

    자연이라는 거대함 앞에 참으로
    인간은 고개 숙여 지더라구요.
    그 속에 나는 작은 미물.
    신이 만든 이 세계는 너무나 대단하더라구요.
    그래서 가볼 곳이 더더욱 많아지구요.   

  3. Hansa

    2014년 12월 22일 at 12:26 오전

    오만, 제발 샴 가는 길 석양이 멋있군요.
    아름다워요..

    리사님의 무한체력, 체질일까요. 평소 부지런함의 산물일까요.
    그것도 부럽습니다. 하하

    좋은, 아름다운 사진들 감상 잘했습니다. 리사님.
    카메라와 찍사 모두 훌륭합니다.
    카메라 기종은요?

       

  4. Lisa♡

    2014년 12월 22일 at 10:12 오전

    한사님.

    체질이라고 밖에는~~

    카메라는 애플 아이폰이 주로…ㅎ
    그리고 파나소닉 루믹스 조그만 것입니다.
    DMC FZ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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