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을 하지않으면 제대로 살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착각이 없는 삶은 지루하고슬프고 힘들고 재미가 없다.
그래서 인간은 알게 모르게 착각을 하고 산다.
더러는 그 착각을 혼자만 지니고 겸손하게 남에게 보이지않고
또 다른 부류는 그 착각을 자랑삼아 남에게 떠들어 대기도 한다.
나도 후자에 속하는인물이다.
인지하지 못한 나의 착각으로 많은 사람에게 유치한 웃음을 주거나
누군가나를 사랑한다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가만 주변을 보면 그 착각에허우적거리며 행복하게 사는 이들이
있는데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 착각이라도 없다면 어떡해.
허나 상대방의 이름이나 있지도 않은 일을 있는 체 하는 건
자칫하면 실수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또잦은 착각은 실제로
인식이 되어 의당 그러려니 하고 살게 된다.
음식물쓰레기를버리고 돌아서는데 누가 반색을 한다.
어머..안..녕…하세요?
우리는 23년 전에 이 빌라에 이사를 오면서 알게됐다.
고고하고 우아하고 모 국회의원의 부인이자 모 대학교수의
부인이라고 했다. 아니 대학교수를 하다가 국회로 갔나?
어쨌든…완전 대박인 것은 그녀가 할머니가 되어도
지독히 나이든 할머니로 보인다는 점인데 그럼, 나는?
고불탱이 합죽이 할머니가 되어버린 학같던 그녀를 보니
정말 인생무상함이 절로 느껴지고 나의 착각스러운 현재의
삶이 다시 한 번 되짚게된다.
진실한 정답은 ‘나이 앞에 장사없다.’
올해 마지막 며칠을 보내며 연하장 아닌 송년 인사에
‘인생장수, 천하태평’을 써볼까한다.
이미 몇 사람에게는 그렇게 보냈다.
얼마나 쉽고 바라는 말인가.
중국의 피카소라 불리는 치바이스의 그림에 들어있는
글귀인데86세를 맞는 그가 마지막으로 고른 문구이다.
인생장수.
천하태평.
부럽고 바라고 누구나 은연 중에 가장 원하는 삶이다.
덕담에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있을 수있겠는가.
시누이가 쓰고 있는 건물 안 창고에 번호키가 달려있다.
매일 쓰는 창고도 아니고 일년에 한두번 가볼까 말까하는
창고이다보니 자연히 번호키의 밧데리가 닳았는지도 몰랐다.
헛걸음을 하고 돌아오던 날, 번호키 아래 붙어있는 열쇠수리
라고 적힌 조그만 딱지에 있는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했다.
고치는데 뜯고 새로 달고 13만원에서 20만원이 든단다.
그렇다고 사누이에게 고칠테니 돈을 달라기도 그렇고, 고치고
돈을 청구하기도 애매하고 유치했다.
어쩌나..고민을 좀 해보기로 하고 일단은 철수했다.
급한 것도 아니고 그리고 여행을 갔다왔고 어쩌다 인터넷으로
또 누군가의 말에 의해 희소식이 전해왔다.
9v짜리 네모난 밧데리를 사서 조그맣고 동그란 두 단추사이에
대고 다시 키를 누르라는 것이다. 아직 해보진 못했다.
알게된 사실은 언제나 찾으면 길이 열린다는 해답이다.
소리울
2014년 12월 23일 at 11:12 오전
퍼즐 같은 조각 사연 속에 리사님의 삶이 다 녹아 있는
여전히 부지런한 포스팅
Lisa♡
2014년 12월 23일 at 1:13 오후
소리울님.
맥주 한 잔 하고 방금 들어왔어요.
ㅎㅎㅎ
내년엔 단정을 잘 하는 나의 버릇을 고쳐야겠어요.
냉정함도 버리고~~^^*
벤조
2014년 12월 23일 at 3:37 오후
사진이 다 그림같아요.
김삿갓
2014년 12월 23일 at 5:25 오후
ㅎㅎ 저도 차각 할때가 많아요. 눍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들
한테 (특히 백인들은 무척 더 빨리 늙음). 어려서 한국서 배운 노인들
공경 하기가 몸에 베여 있어… 자동적으로 나이든 사람만 보면 아주
공손히 대하다 나중에 보면…엇 나보다 어리던지 동갑네기…ㅋ
리사님 좋은 할리데이들 보내고 건강하시고…2015년 더욱더 전진해 나가는
해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좋은시간 되십시요. ^___________^
푸나무
2014년 12월 24일 at 1:58 오전
역시 여행을다녀오니
글이 주울줄…..
사진 멋져욤.
Lisa♡
2014년 12월 24일 at 2:39 오후
푸님.
크크크..진짜?
뤼얼리?
글고 클라우드~~ 영화 넘 좋더군요.
Lisa♡
2014년 12월 24일 at 2:40 오후
벤조님.
헤헤헤
칭찬이라 듣기 좋으네요.
Lisa♡
2014년 12월 24일 at 2:41 오후
삿갓님,
해피크리스마스.
착각하지않으면 다 못살 거예요.
슬퍼서 말이지요.
저도 저 자신을 알 때가 있는데
그럴 땐 너무 슬퍼요.
착각이 좋다니까요. 때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