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라지역에서와디럼까지는 약 3시간이 걸린다.
사막을 투어 한다는 설레임도 있지만 사막의 호텔과 밤이 기대되었다.
우리는 일단 먼저 배두인족들이 진을 치고 있는 사무실에 들러
입장권을 끊고 차를 빌리고 그 차를 타고 사막을 돌다가 내린다.
입장권은 페트라 입장료의 1/10 이지만 와디럼도 이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올라서 보호구역에 우리가 들어온 것이다.
요르단의 수도 암만과는 약 320km 떨어진 곳에 있는 와디럼은
건천이라는 의미인데 우기에 비가 많이 오면 강을 이루다가
건기가 되면 땅으로 변하는 아주 특이한 지형이라 할 수 있다.
내 눈에는 이집트의 상형문자판으로 보이던 거대한 바위산.
사진으로 봐서 이렇치 엄청나게 높다.
이 바위산의 계곡안으로 들어가니 비 온 뒤라 물이 흘러
계곡 사이에 물이 차서 더 이상 들어가기 곤란했다.
들어가다가 되돌아 나오고 말았다.
물이 흘러간 자국과 근처의 로뎀나무들이 보인다.
로뎀나무는 성경에 등장하는 나무로 사막에 산다.
위로 뻗은 키는 1m 정도이지만 그 안의 뿌리는 땅 아래로
엄청나게 뻗어있어 그 길이를 모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커피숍 상호로 많이 쓰인다.
오만에서 카메라를 한 대 깨먹은 인솔자 ㅎㅇ.
새 카메라를 아부다비 공항에서 사서는 시험 중이다.
요즘 뜬다는 후지 카메라다.
이 넓적한 바위에 오르기 전에 우린 2시간 여를 걸었다.
걷다보면반질반질한 돌들이 많이 보여 수없이 주울 수 있다.
다만 무게 걱정이 안되신다면.
어디를 봐도, 돌아봐도 그대로 걸어가봐도
해가 비쳐도, 해가 반사되어 부셔도, 해를 등지고 찍어도
어디든 작품이 되는 경치이다.
페트라보다 사막이라고 말해도 되는 지경이다.
이집트의 사막과는 또 다른 분위기.
사실은 약 5시간을 걷기로 했다.
배낭에 물도 두 통이나 채웠다.
그 경상도 74세 할아버지는 늘 앞에 아브라함과 같이 가야만
직성이 풀리시는 양반이다.
그러더니 결국 힘들어하셨다.
제발 샴에서도 역시 그러셨고.
그래써—-가설라므네, 우린 트레킹을접어야했다.
사막에서는 누가 먼저가고 이럴 수 없기 때문이다.
차를 오라고 할 수도 없고, 어쩔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웃으면서 "아~~~짜증난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분위기다.
신과 양말을 벗고 맨발로 뛰어도 다칠 염려라곤 없다.
고운 모래들이 그저 휘감긴다.
며칠 전 비가 온 후라서인지 먼지도 없고 모래바람도 없다.
차를 타고 달려도 먼지가 일지 않는다.
우리가 탄 차는 뚜껑없는 약간 후진 배두인들 차인데 그게 더
간지가 나는 편이라고 해야하나.
우리 뒤로 유럽인 무리가 뚜껑달린 갤로퍼를 타고 왔는데 우리보다
부티는 났지만 제대로 하는 건 우리 같았다.
마치 종군기자처럼 흔들리는 차의 짐칸에서 사진도 찍어보고.
사막에 여우도 있어 밤에 조심해야한다.
사막여우 하니까 갑자기 어느 장군이 생각난다. ㅋ.
아라비아 로렌스의 피터오툴이 열차를 습격하는 장면을 이야기하고
그 샘을 이야기하고, 아랍인들의 해방을 위해 싸우던이야기를 하던
끝에 갑자기 덜컹거리며 길다란 열차가 지나간다.
분위기 하나는 맞출 줄 알아가지고…
산악자전거녀가 아라비아 로렌스의 감흥에 젖어 쉰목소리로 " 아~~~!"
하고는 신나한다. 나도 그 때, 그 장면들이 조금씩 떠올랐다.
(바로 그 영화 촬영지였던 것)
그리고 피터오툴이 고급스러웠다는 게 기억이 났다.
하얗게 보이던 금색의 속눈썹 마저 기억이 났다.
"야, 빨리 저 열차 습격해~~~!!"
우리가 자야할 사막텐트 호텔.
열악하다고 하지말라.
물론 이것보다 더 열악한 텐트 수없이 많다.
우리는 사막의 공주였다.
텐트 앞에서 믹스커피를 타서 마시는 그 호사도 누리고.
짐을 풀다가 부랴부랴 낑낑거리며 바위산으로 올라갔다.
사막의 석양이 뭐 특별하다만은 그래도 그래도 여긴 와디럼이잖아.
오드리
2014년 12월 26일 at 1:15 오전
기억속에 영원히 각인될 풍경들이겠지. 난 사진으로만…ㅎㅎ
Lisa♡
2014년 12월 26일 at 1:31 오전
사진으로 만족하시렵니까?
언니 다음 씨즌2 미생에 요르단 많이 나온대.
나의정원
2014년 12월 26일 at 6:18 오전
미생을 다시 보는 줄 알았어요.
정말 멋져요!
Lisa♡
2014년 12월 26일 at 11:21 오전
미생보면서 앗…저기 했답니다.
미생 싸즌 2 요르단이 주요배경이라니
자세히 봐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