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해졌다.
내가 대자연을 무지 좋아하고 있다는것을..
영화의 배경이 되는 스위스의 실스가 나올 때 쫙 펼쳐지는
아름다운 장면에 완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저 구름, 아니 말레야 스네이크라고 부르는 산을
휘감은 안개, 뱀처럼 산허리를 감고 도는 구름의 모습에
정말이지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래 전 흑백으로 찍은 사진에도 마찬가지, 현재 다시 돌린
사진에도 여전히 그 스네이크의 혀는 그대로였다.
여배우 마리아 엔더슨 역의 줄리엣 비노쉬.
영화가 끝난 후,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젊은 시절 여주인공 ‘시그리드’역으로 유명해져서
이제 나이든 상사 역 ‘헬레나’를 맡게 되면서 갈등하고
지난 날의 평가가 무너질까봐, 또 젊음과 함깨 하며
기울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어지럽게 고민되는 그녀.
영화는 그 연극의 각본을 쓴 노감독의 자살로 시작된다.
대본연습을 하러 간 그 실스도, 감독의 별장이다.
1) 감독과 여배우와의 관계.
2) 감독의 부인과 오랜 우정의 관계를 유지해오는 관계.
3) 매니저처럼 따라다니며 비서 일을 봐주는 발렌틴과의 관계.
나는 그 묘하게 엮인 관계에 집중을 하면서 봤다.
발렌틴이 코모호수 근처의 남자친구 집을 찾아가다가
짙은 안개에 길을 잃는 장면이 나온다.
그녀가 진실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리아 엔더슨과의
보이지 않는 관계를 암사히는 듯 하다.
심플하게 표현해버린 두 사람의 관계.
감독의 설정이 아주 새롭다.
연극에서는 시그리다를 사랑한 헬레나가 삶 속에서 사라지는 것이
결말이라는데 마리아도 그 아름다운 실스에서산책 도중에 자신의
분신과 같던 발렌틴이 사라지고 만다.
발렌틴을 찾는 마리아의 얼굴이 확연히 긴장되어있다.
새로운 시그리드 역의 허리우드 악동.
연극 속, 초조해하는 헬레나 역의 마리아 엔더슨.
그녀가 입고 나오는 수트들이 어쩌면 그리도 다멋진지.
두 개의 썬글라스도 상당히.
실스의 아름다운 배경 속에서 두 명의 여성이 대화를 나누고
기억을 공유하다가 달콤한 오후의 잠에 빠지는 장면이 나온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장면으로 내게는 그 자리에 있는 듯 하다.
시그리드 역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외국 유명배우들은 살이 쪄도 팔뚝이 굵어도
치아가 엉망이어도, 배가 불룩 나왔어도 늘 당당하고
그 모습이 또한 보기에도 좋고 카리스마도 있다.
삶 앞에 당당한 모습에서 자연 기가 죽고 우리의 배우들이
떠오른다. 성형을 해서라도젊어보이는 것에 주안을 두는.
크리스틴은 역대 연기 중에 발렌틴 연기가 최고라는 평을 받는다.
나도 긴가민가 했을 만큼 지적으로 나온다.
이 영화를 깊게 감상한 이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지게 하는 영화다.
여자들의 심리도 심리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과 드러내지 못하는 감정, 그리고 세상의 밖으로 소외되는
또 다른 감정들을 이야기 하고 싶다.
고급스럽고, 심각하게도 빠져 들게 하는 영화다.
상당히 잘 만들었다.
흑백과 컬러로, 과거와 현재로 두 번 나오는 실스의 말레냐 스네이크
인상적이고 가보고 싶게 만든다.
영화후, 실스에 대해 마구 찾아보게 만들었다. 생 모리츠에서 버스를
갈아 탄다고. 실스의 대자연과 은은하고 장엄하게 울리던 캐논변주곡
너무나 좋았고, 빠져 들어서 몰입하고 본 영화다.
Hansa
2014년 12월 29일 at 1:32 오전
쥴리엣 비노쉬, 삶 앞에 당당한 모습.
적절한 표현입니다. 추천!
Lisa♡
2014년 12월 29일 at 1:47 오후
정말 당당하고 진지한 그녀의 모습에
반했답니다.
멋지다는 생각이 들구요.
많이 비교되더라구요. 여러 배우들과.
그녀를 처음 본 건 ‘프라하의 봄’이라는
영화였는데 그때 이렇게 성장할 줄 모르고
참 매력적이다라고만 여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