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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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퇴근하고 싶어지는 이유가 뭘까?

바로 이 미싱이다.

빨리 가서 뭔가를 만들고 싶어지니까.

이틀간동대문종합 상가를 다니면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필요한 것들을 조금씩 샀다.

그리고 나의 애장품이 될 이 미싱을 조심스레 뜯었다.

오랜만에 미싱을 작동하려니 기억이 도통 나질 않았다.

그래도 메뉴얼을 보면서(물론 영어라 그림으로만 대충)

작동을 시키고 움직여보니 손맛이 살아났다.

아직 이 미싱의 많은 기능을 다 습득한 건 물론 아니다.

하나하나 터득하게 될 것이다.

아…즐거운 나의 사랑스런 미싱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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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기 전 그의 모습.

나는 그를 남성으로 명하기로 했다.

왜냐하면자주 가까워지려고 하니까.

자주 만져주고, 자주 대하고, 자주 사용할 예정이라서.

당분간은 매우 분주하게 즐거워할 예정이다.

가방도 만들어보고..

후후후, 당분간은 행주등 소품 위주로 실용적인 것들을

만들어 볼 예정이다.

이런 거 만들어 남들 다 나눠주면서도 즐거우니.

어젯밤 바로 일단은 첫작품으로 행주를 만들었다.

일본산 행주 천도 구해서 만들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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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이 오르면 면역력도 올라간다고 양송이님이 글에 쓰셨다.

맞는 말이고 수긍이 100% 간다.

어디서 줒어들었는지 모르나 어렴풋이 체온이 높으면 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는 몸이 따뜻한 편에 속한다. 그래서인지 손이 사계절 내내

뜨거운 편이다. 문제는 아랫배인데 배가 차서인지 변비와

똥배비만에 발까지 차다.

배와 발을 따스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황토가 들어간 복대를 살까?

족욕기를 살까?

그러고보니 나에겐 동그란 황토 배찜질기가 있었다. 있는 걸

이용할 생각은 않고, 자꾸 새로운 걸 사려고 하는 이 것도 병.

나의 병을 완강하게 물리쳐야 내가 발전할 것이다.

누구 말마따나 안목의 정욕을 없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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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오면서 아니 시간이 흐르면서도 내가 친하게 지내거나

터놓고 말할 상대나, 혹은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할만한 인연은

아예 상상도 기대도 않았다.

헌데 지금은 달라지는 마음이다.

예리한 지점장이 유유상종으로 붙여준 내팀에는 오래 인연을

이어갈만한 사람이 몇 있다.

말하지 않아도 그저 푸근하고 좋고 관심이 가는 사람이 생겼다.

일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여태 얼굴도 몰랐다는 게 이상하다.

그네들이 술을 한방울도먹지 못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음에 들 지경이다. 이유없다. 그냥…

이러면 안되는데 말이다. 나이가 비슷하고 생각이 비슷한 사람

들이라,속속들이 긴 말이 필요없다.

갑자기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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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로스코는 정신이 이상했을까?

그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 전에 마음을 바꾸어 열려고 하던

전시회를 무시하고 작품들을 죄다 테이트모던 미술관에 기증

했다는 것은 유명하다.

그의 작품을 보고 그의 죽음을 상상하면 연결이 되지않을만큼

거리가 멀다. 그의 멋진 색을 앞에 두고 앉아있노라면 절로

명상에 빠질만한데 그건 그가 오리엔탈리즘에 빠졌던 탓일까?

로스코가 레드를 생명력으로 블랙을 영혼을 잠식해버리는 색으로

말했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늘 블랙이 레드를 집어삼킬 거라고 말해왔다고 하니까.

천재가 되어도, 세계 최고가 되어도 늘 불안하고, 뭔가에

쫒기거나 편치 않음은 범인이나 비범한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영업도, 사업도, 삶도 늘 비슷한 패턴으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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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오현기

    2015년 1월 27일 at 12:44 오후

    브러더 미싱. 오랫만에 보네요.    

  2. Lisa♡

    2015년 1월 27일 at 3:27 오후

    아….네~~

    브라더 미싱이 요즘 새로이 뜨는가보네요.
    많이들 사더라구요.
    새해 굿 뉴스 마니마니.   

  3. Hansa

    2015년 1월 28일 at 7:16 오전

    오, 브라더 미싱..
    요즈음은 시대에 맞게 전동식이군요..
    어렸을 적 발판을 굴러 미싱을 돌렸지요..

       

  4. Grace

    2015년 1월 28일 at 8:23 오전

    우리나라 브라더가 외국갔다 다시왔네요~ㅎ
    근데 흰 천에 텍이 붙은거보니 마단위로 구입하는게 아니었나보네요

    시력에 좋은 음식 섭취해가며 작업하세요^^
       

  5. Lisa♡

    2015년 1월 28일 at 10:49 오전

    한사님.

    그랬지요.
    발판이 아래있고 위에 나무대로
    받침대가 얹힌 상태.
    ㅎㅎㅎ….싱거미싱이 제일로 쳤구요.   

  6. Lisa♡

    2015년 1월 28일 at 10:50 오전

    그레이스님.

    흰 천에 붙은 텍은 행주천이고
    행주는 규격품이구요.
    면으로 된 색 천은 마단위로 구입합니다.
    면이나 좀 더 두까운 린넨이 있는데 얇은 면이
    더욱 간지는 나더라구요.   

  7. 김삿갓

    2015년 1월 28일 at 8:35 오후

    옛날 어려서 서울역 마준편 쯤에 있던 브라더 미싱 네온싸인이 생각 나네요.
    밤이면 번쩍번쩍 하며 자동적 으로 돌아가는 연출을 하던 네온 싸인이였죠.

    그리고 조 위에 그레이스 님… 브라더 는 일본 회사 입니다. 물건은
    어디서 만드는지 모르지만요. ^___________^

    좋은 시간 되세유 리사님 ^____________^   

  8. 산포

    2015년 1월 28일 at 10:58 오후

    브라더가 미국에서 온 이유는,
    일본이 우리나라에 다이렉트로 수출하는 것보다 FTA가 체결된 미국을 통해 수출하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미싱을 능숙하게 다루는 리사님이 부럽습니다.^^    

  9. Lisa♡

    2015년 1월 29일 at 1:14 오후

    삿갓님.

    일본회사이군요.
    저도 사실은 긴가민가했거든요.
    우리나라 부라더 미싱이 300여개국에
    수출된다고 해서요.   

  10. Lisa♡

    2015년 1월 29일 at 1:15 오후

    산포님.

    아직 능숙하지는 못하구요.
    차차 배워나갈 예정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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