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고 오래도록 사랑했던 강아지가 며칠 전에 죽었다.
물론 내가 집에서 키운 강아지는 아니다.
사망원인은 암이지만 개의 나이로는 만 15세이다.
인간으로 치자면 할머니뻘쯤 된다고 하니 오래 살았다.
요즘은 강아지도 인간의 장례식과 비슷하게 한다.
염을 가볍게 하고 관에 넣고 작별을 일일이 돌아가면서 고하고
화장터의 불가마 속으로 들어가고 그 다음엔 가루가 되어
분골함에 들어가서 남골당에 묻히기도 하고 집으로 가져 가기도 한다.
게다가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메모리얼 스톤이라는 걸 만들어 주기도 한다.
뼈로 만드는 것인데 10만원 더 주면 만들어주고 작은 강아지의 경우에는
모든 뼈를 다 메모리얼 스톤으로 만들고, 우리 쿠키같은 경우엔
9키로이니까 전체를 다 만들진 못하고 뼈의 일부를 가지고 만든다.
메모리얼 스톤으로는 목걸이를 만들기도 하고, 근사한 그릇에 넣어서
가까이 두고 기억하기도 한다.
왼쪽 것은 우리 쿠키의 뼈로 만든 스톤이고 오른쪽 것은 사진을 다시 찍은 것으로
다른 강아지의 스톤인데 더러는 저렇게 옥색이 나오기도 하는데 흔한 색은 아니란다.
나는 쿠키의 죽음을 보면서 ‘인간보다 귀족으로 살았던 강아지여! 잘가라’
단 강아지의 입장은 잘 모르겠으나 일단 겉으로 보기엔 그렇다.
여름이면 사람이 없는 빈 집에서도 에어컨을 틀어놓고 지냈나 하면, 다쳤을 때는
안심을 먹으로 극진한 치료를 받았고 어마어마한 돈이 들었다.
일부러 드라이어를 사서 닭을 삶아서 말려서 간식을 만들어주고, 외국에서 몸에
좋은 영양제를 사다가 먹는가하면, 간혹 명품옷도 걸쳤던 개이다.
그러니 어지간한 인간보다는 호사를 누린 개이다.
어느 젊은 부부는작아 보이는 강아지를 품에 안고 와서는 화장하는
내내(약 30분) 유리너머의 화장가마를 보면서 둘 다 계속 울어댔다.
또 5명이 온 어느 가족들은 벌써 4마리의 강아지를 보낸다면서 이젠
눈물도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 경우는 개주인인 엄마가 미국에 가고 없는지라 나와 아들이 대신
가서 장례식을 지켜 보았는데, 다른 부부 한 팀이 기꺼이 와주었다.
그녀는 나보다 더 흐느끼면서 강아지를 보냈는데 그 모습이 신기했다.
아들이 쿠키를 엄청 좋아했었는데 울진 않았다.
그냥 이런 장례식이 뜻밖이고 첫경험이라고 했다. 누구는 아닌가?
돌아오면서 귀가 커다랗고 순하디순하던 쿠키의 모습이 자꾸 어른댔다.
쿠키같은 명견은 없다고 늘 생각했다.
잘 짖지도 않고, 먹는 것엔 눈이 뒤집힐만치 밝히던 우리 쿠키.
항상 무엇에든 이별은 존재한다.
정확하게 물어본 건 아니지만 강아지 한마리를 그렇게 잘 보내는데
드는 비용은 약 100만원이 든다는 것 같은데 진짜인가?
강아지 주인입장에서야 그리 보내고 싶겠지만 좀 비싼 것 같기도 하도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심정도 된다.
하긴 같이 참석했던 부부는 여전히 하늘나라로 간 두 마리의 강아지
유골을 머리맡에 두고 매일 꽃을 생화로 갈아주고지낸다.
인생의 한 동반자로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었던 강아지에겐 특별한 대우도
필요하겠지만 나라면 그렇게 까지는 못할 것 같은데..
아무튼 어지간한 인간보다는 호사스럽게 살던 강아지의 죽음.
반나절은 그런저런 사념들로 시간이 갔다.
나무와 달
2015년 1월 29일 at 1:54 오후
참…나…원…@.@
pearlyoung
2015년 1월 29일 at 4:28 오후
사람마다 사는 방식은 다르니 어쩔 수 없지만 좀 심하네요…
산포
2015년 1월 30일 at 2:09 오전
가치를 무엇에 두느냐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 것이 인간이란 종 아닐까요.
새로운 정보.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Angella
2015년 1월 30일 at 2:51 오전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됩니다.
어제 반려견에 마이크로칩을 의무화한다나 하는 뉴스를 보았네요.
6BQ5
2015년 1월 30일 at 3:37 오전
포스팅 하신 첫번째 사진에 비추어 쿠키가 천당 간듯 합니다…
김삿갓
2015년 1월 30일 at 7:33 오전
개들과 어려서 부터 거의 평생을 같이 살아 왔고 같이 자고 하니
어느 정도 소통이 되더군요. 사람 으로 치면 약 3세 정도 아이들
같습니다. 개들도 의사 전달을 하고 하니 사람 처럼 정이 들고
하기 때문에 저런걸 이해 합니다.
좋은 시간 되세유 리사님!! ^_________^
Lisa♡
2015년 1월 30일 at 11:57 오전
펄영님.
저 또한 그렇게 여기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그저 개는 넓은 들판에 풀어놓고 마음껏
뛰어 놀다가 주인이 남은 음식 주는 것 받아서
먹고 그러는 게 더 잘 사는 건 아닌가 해요.
제 생각은 그런데 다들 다르니 뭐라 하기엔~~ㅎ
Lisa♡
2015년 1월 30일 at 11:58 오전
나무와 달님.
기가 막히죠?
세상엔 별의별 일이 다 있구요.
제가 여기에 다 쓰지 못해서 그렇지 더 한 일도
많답니다.
Lisa♡
2015년 1월 30일 at 12:00 오후
6BQ5님.
아마도 쿠키는 천당을 가고도 남았을 것 같은데
사실 별로 신세한탄하거나 다른 걸 탐내거나
(먹을 건 무지 탐냈지만) 사람들을 겁주거나
한 적은 없으니 지옥은 면했을 듯 합니다. ㅋ
Lisa♡
2015년 1월 30일 at 12:00 오후
산포님.
전 사실 좀 많이 놀랬습니다.
그날 일일이 강아지와 작별하는 모습.
그리고 그런 준비된 방들…정말
세상에는 대단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Lisa♡
2015년 1월 30일 at 12:01 오후
안젤라님.
저는 그 이야기를 오래 전에 들었는데
필요한 듯 하기도 하고,
아닌 듯 하기도 하고, 정말 정답을 모르겠습니다.
Lisa♡
2015년 1월 30일 at 12:03 오후
삿갓님.
이해하시는군요.
그러니 다들 다르다고 할 수 있지요.
저는 옆에서 볼 때 심하다고 생각들 때가
자주 있긴 했거든요.
마지막 가는 길 새로 뽑은 근사한 벤츠를
태웠다고 주인은 안도하기도 했어요.
오드리
2015년 1월 30일 at 2:38 오후
엄청들 욕할줄 알았는데 아무도 대놓고는 안했군요. 내가 할까…omg…헐…ㅎㅎ
Lisa♡
2015년 1월 30일 at 2:49 오후
내가 은근 욕했자너~~~ㅋㅋㅋ
욕은 나처럼 하는 겨~~
pearlyoung
2015년 1월 30일 at 4:18 오후
리사님… 실은요
" 돈*랄" 이군요.. 적고 싶은 걸 돌날라 올까봐 참았어요 ㅎㅎ
하긴 이세상에 개 보다 못한 인간들이 얼마 나 많아요…
그걸 보면 개한테 정성쏟는 것 이해가 가기도 해요.
벤조
2015년 1월 30일 at 5:09 오후
그야말로 개소리네. . . ㅎㅎ
(리사님, 오해 마시길!)
나도 줏어들은 이야기 한마디.
어떤 아줌마가 강아지를 안고 버스에 탔답니다.
하도 짓어대서 귀가 따가와 승객들이 뭐라하니까 그 아줌마 성질을 내며 왈,
"얘는 내 자식이라구욧!"
모두들 멍~하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께서……
"에그그….어쩌다 개새끼를 낳았수?"
저, 지금 외롭거든요?
그래서 개새끼 멀리합니다. 저도 그렇게 미칠까봐서. . .ㅎㅎㅎ
나를 찾으며...
2015년 1월 30일 at 6:02 오후
와~ 놀라워랏!!
전 강아지나 애완동물을 키워보지를 안아서..아예 관심 밖..!
그래두 넘했어요!!!
김삿갓
2015년 1월 30일 at 9:57 오후
댓글들을 보니 찬반론이 있는데
결국은 개를 키워 봤나 이고, 또 개를 키웠어도 개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인가의 차이점 이고 또 개를 대하는 문화적
차이점 이라 봅니다.
아셔야 할건 개는 들짐승이 아닙니다.
인간들이 변형시켜 놓은 파생적 동물 이죠.
개들도 사람들 처럼 엘러지도 있고, 우을증 같은걸 격고 이알이
귀 앓이 등등 격지요. 예방주사도 (광견병 외) 여러 종류 맞아야
하고 먹는 것도 아무거나 주면 안되죠. 특히 초콜렛은 심장마비를
유발 할수 있고… 옥수수나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들은
개한테 아주 않좋습니다. 또 하다 못해 고기에 엘러지
반응 하는 개들도 있고요.
그리고 사람들도 그렇치만 개들 역시 키우는 방식에 따라
머리가 좋아지냐 아니냐 정해지고. 아무래도 아무 억압을
받지 않고 (개줄에 매달려 자란다던지) 자라는 개가 의사
전달도 잘하고 하죠. 다시 말씀 드리지만 사람의 약 3세 정도 지능 입니다.
서로 소통이 되니 귀여운 세살배기 아이 키우는 기분과 비슷
하고 사람 처럼 정이 들지요. 아 그리고 재미난 부분은 개들도
꿈을 꾸는데… 자면서 꿈을 꿇때 몸 반응 보는 것도 참 재미 납니다.
좋은 시간 되세유 리사님…!! ^_____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