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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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인도에 갔을 때이다. 그때나의 첫번째 인도여행으로

거기서 들은 말 중에 지금까지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있는 말은

"삶은 고통이다" 라는 말이었다.

진실이라는 건 알았지만 피부에 그리 와닿지않은 말이었다.

그 후, 나이가 들고 점점 많은 경험이 이루어지고 살게 되면서

그 말이 얼마나 맞는 말인지 직접 경험하고 있다.

주변의 사람들 모습과 살아가는 일반적인 그러나 나와는 상관없는

이들일지라도 그 철학이 대부분 그대로 맞아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런 삶을 왜 우리는 살아가야하고, 태어나는 순간을 축복이라고

하는가? 그 이유도 분명히 있으며 탄생은 축복이 틀림없긴 하다.

그래서 고통스러울지라도 우리는 그 삶을 그대로 묵묵하게 받아

들이고 살아가야하는 것이다. 늘 내 삶을 사랑하려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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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가 슬픈 눈을 갖고 내 삶으로 쏙 들어왔다.

까칠하고,신경질적이면서도 분명 룰이 있는 여자로 보인다.

누가봐도 예쁜 여성이지만 내 눈엔 아주 슬픈 눈을 가진 걸로

나와는 다르게, 보이는 몸매가 드러나게 예쁜 여성이다.

그녀는 아프리카 토고와 브라질 상파울로에 오래 살다가 왔다.

그리고 유럽에서도 오래 살아서 그런지 옷을 유럽풍으로 입는다.

처음 그녀를 봤을 때 쫀쫀하게 짠 니트를 두텁게 입었는데 그게

어울리는 북유럽 스타일로 보였다.

그녀는 북유럽에는 살지 않았다.

남유럽에만 좀 살았고 토고에 가장 오래 살았다고 한다.

나는 그녀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걸 단박에 알았는데 함부로

사람을 사귀지않고, 싫으면 바로 말해버리는 그녀가 어쩌다 나를

좋아하게 되니 연인처럼 꼭 붙어다니려고 한다.

그게 전혀 싫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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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팀원 중에 오늘어제 사법고시 1차를 보는 딸로 인해

노심초사 안절부절 하는 ‘하’가 있다.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너무 그 결과에 집착하지말고 이번에

쳐보고 잘 안되면 그만두라고..왜냐하며 그동안 2번을 도전했으나

결과가 2차에서 잘 되지않았다.

삼세번이라고 이번만 마지막으로 해보고 다른 길을 모색하면

어떠냐는 말을 했다. 하지만 모든 결정은 딸인 본인이 하는 것.

내 생각만을 말했을 뿐이다.

자식 일이라면 그녀와 나 할 것 없이 무조건 모든 걸 거는 스타일.

과연 그게 자식을 위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한 것이다.

누구는 의사고시에 노심초사하고, 누구는 사법고시에 누구는 면접에

다들 자식의 일에 초지일관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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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안이벙벙하다는 말이 있다.

판사인 딸이 멀리 지방에 있다가분당으로 올라와서 전세 준 집을

내보내고 자리를 새롭게 잡는데 엄마에게 집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오라고 했다. 마음껏 장보고 오라며 카드를 준 것이다.

문제는 마음껏 장을 본 가격이 10만원이 좀 넘었단다.

딸이 얼굴이 노래지면서무슨돈을 이렇게 많이 썼냐면서 얼굴이

경직되더니 가서 반품을 해야겠다면서 물건을 고르는 것이었다.

자기 남편이 알면 난리가 나고 함부로 돈을 썼다고 화를 낸다나

어쩐대나..내 삶과는 물론 다 다르다만 전혀 이해가 안된다.

이 시대에, 이 물가에 10만원이 뭘 그리 많이 샀다고 그 난리인지.

하긴 그 판사남편 2500하는 양파 영수증 안받아왔다고 난리를 친

그런 남자이긴 하다만 그래도 너무하다.

내가 아무리 절약정신이없어도 그렇치 그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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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김진아

    2015년 3월 7일 at 2:55 오후

    2500원 양파 영수증 안 받아왔다고 난리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2만5천원의 내역에 대한 기억이 없는 것에도 쓸만 한 곳에 썼을거란 말을 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죠.

    다…제 멋에, 제 법에 사는 것이죠.

    근데…요즘 물가에 10만원 ㅎㅎㅎ

    저희 애들 먹거리만 해도..그 액수면 기절하겠다 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저도 절약..한다고 하는데 말이죠. ^^   

  2. Lisa♡

    2015년 3월 7일 at 3:04 오후

    진아님 그렇치요?

    저는 정말 이해가 안되는 겁니다.
    새로 이사와서 살 게 있을텐데 말입니다.   

  3. 안영일

    2015년 3월 7일 at 7:14 오후

    사는것자체가 어쩌면 고역이아닐가, ! 모두 누구이든지 *겨울나무*처럼 굿굿이 살아왔

    것만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했던 모든기억을 금방 잊고서 ,, 잠시도 잊지못하는 모

    든 나쁜 기억들 딸이 그러는 인색함에 달리 생각할수있는 여유가 있다면 *내가 저

    리 인색하게 길렀나 (그러면서 자신을 반성도 해보고 ) 아니면 사위가 돈맛을아는

    인색한인가? 한번ㅉ,ㅁ 생각하면서 첫번째이유라면 늙어도 자신의 앞가림을 할수있

    는 여유와 자신이 딸의부탁에 카드를 맡긴다면 우리같은 경우라면 못먹여서 안타까

    자손인데 ?생각도나고 ,나의 지갑으로 식품을 살때의 자세였는지 ?그리고 감히 자식

    이 부모에게 부탁을하면서 눈을 똑바로 뜨고서 이유를 단다, / 슬그머니 내가 반성

    을 하든 .앞으로는 사무적인 인간관계만 생각하여야 될것 같습니다, *자제들의

    좋은소식도 기다려 봄니다,   

  4. 빈추

    2015년 3월 8일 at 7:15 오전

    아직까지도 삶은 고통일 것 같습니다.
    인도에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인도는 지금 오후 1시쯤 되고 있습니다.
    저도 삶이 고통이란 것을 느끼고 있는데요.ㅎㅎㅎ
       

  5. Lisa♡

    2015년 3월 8일 at 11:35 오전

    안영일님.

    ㅎㅎㅎ   

  6. Lisa♡

    2015년 3월 8일 at 11:39 오전

    빈추님.

    새해 건강하게 복도 지극히 많이 받으시길.
    글쎄요…인도에는 그런 속담이 아마 지금껏
    게속 내려오고 있겠지요.
       

  7. 빈추

    2015년 3월 8일 at 3:37 오후

    조금전에 오래전 쓰나미가 휩쓸고 갔던 인도의 한 해안가를 지나왔어요.
    그곳에는 그때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있거든요.
    세계에서 두번째로 길다는 해변 마리나비치를 차를 타고 둘러봤거든요.
    세번째 지나치지만 너무 지저분해서 도저히 내리고 싶지 않았거든요.
    한쪽에는 갓잡아온 물고기를 그 더위에도 불구하고 얼음도 없이 팔기도 하는 그곳
    아직도 그때의 상처들을 그대로 남겨 둔 채로 생활을 하는 바닷가.
    그곳에서 아직 삶을 이어가고 있더군요. 그런 삶이 고통이 아니고서야   

  8. 김중호

    2015년 3월 9일 at 4:08 오전

    때론 많고, 때론 적게 느껴지는 금액이지요.
    마음에 소통이 안되면 모자라고, 소통이되면 모처럼 풍성하기를 바라겠지요…
    부모 자식간에도 소통이 안될 때 어려움이 찾아오지요.
    행복은 많고 적음에 있기보다는 마음의 평안에 있을것같습니다.
    엄마와 딸, 두분이 마음의 소통이 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마음의 소통이 되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되시기를바랍니다~~~^^   

  9. 김삿갓

    2015년 3월 9일 at 11:46 오전

    삶은 고통 이다. 인간 뿐만 아니라 만물들 한테 해당 되는 말이죠.
    식물들도 말을 못해 그렇치 고생들 무쟈게 하는것 같습니다. ㅋ
    우리들도 분만떄 부터 얼마나 고생을 하고 나옵니까? 머리가 찌그러
    질 정도로 고통을 맞이하며 이세상에 태어나 지속적인 변화의 고통…

    인도에서 시작된 불교의 진리가 그것 아닌가요?
    왜 만물은 지속적인 고통을 받으며 살아야 하나?
    그 진리를 통달 하여 마음의 평온을 찿는 불교…

    오랜만에 와서 인사 드리고 갑니다 리사님,
    좋은시간 되세유~~ ^____________^    

  10. Lisa♡

    2015년 3월 9일 at 2:00 오후

    빈추님.

    인도에서?
    허걱!
    아…다시 가고 싶습니다.
    인도하는 곳이 그래도
    무언가 분명 있습니다. ㅎㅎ
    잘 다녀오세요.   

  11. Lisa♡

    2015년 3월 9일 at 2:01 오후

    김중호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따스한 말씀입니다.
    며칠 전 제가 소통캠프에 다녀왔는데
    말입니다.   

  12. Lisa♡

    2015년 3월 9일 at 2:02 오후

    삿갓님.

    때로 저도 식물이나 동물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주 아립니다.
    뭔지 특별히 정해지거나, 뚜렷한 해답도
    없지만 그게..그렇더라구요.
    모든 약육강식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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