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않게 쇼핑하게 되는 날이 생긴다.
오늘이 그랬다.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세일에 다시 세일을 해준다는 이유만으로
이기회에 장만해보자는 것이 하나의 계획이었다.
사려했던 독일산 크리스탈 컵과 포르투갈유리잔들을 몇 개만
색색으로 골라서 샀고, 여름과 봄에 산뜻하게 신을 수 있는
멋져보이는 구두를 한 켤레 장만했다.
그때쯤 시누이가 강아지를 유치원 스쿨버스에 태워보냈다는 문자를
했는데 한 편으로는 강아지도 돈내고 유치원 가는 판국에 말야, 나도
사고 싶은 것 하나쯤은 사자는 심산이 작동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렇게 쇼핑을 즐겼다.
항상 사는 사람과 사지않는 사람과,파는 사람과깍는 이가 존재한다.
세상의 구성원은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다.
예술의 전당 근처는 기온이 아무리 올라갔다고 해도 바람이 분다.
그래서 얇게 입고 공연을 갔다가는 감기 걸리기 쉽상이다.
베를린방송교향악단.
짐머만의 바이올린과 시벨리우스.
이상하게 중년부부들의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무슨 바람?
그게 그러니까 협찬을 한 회사의 중역들이 부부동반으로 가득했다.
서로가 아는 체 인사를 나누고, 격조있는 행동과 말을 주고 받는다.
속이야 어쨌든.
이런 공연을 보러 옴으로써 그들도 나도 한 번의 힐링기회를 가지고
순수한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클래식 공연이나 미술관관람이 주는 효과는 힐링이다.
협찬한 회사의 이름인 SU:M 이다.
나에게 숨이자 그들에게도 숨이다.’숨’이라는 말이 참 좋다.
중입자가속기.
이젠 돈만 있으면 암도 정복이 된다.
물론 엄청나게 비싼 가격으로 인해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다.
하지만 기장에 들어서는 국립암센터에 한 대가 들어올 예정이라니
앞으로 돈만 있으면 암도 단박에 치료가 가능하다.
탈모도 안되고, 시간도 그리 많이 안들어, 입원도 필요없고
그냥 간단한 시술만 2주 정도 받으면 어지간한 암은 사라진다.
머리카락, 손톱, 발톱을 제외한 모든 곳에 암이 생긴다.
이 중입자는 완벽하게 암세포만 파괴하므로써 다른 좋은 세포나
건드리면 안되는 부분은 절대로 피해가 없다고 한다.
대신 금액은 7000만원에서 1억 정도가 든다고 한다.
돈이 있으면 당연히 돈을 들여서라도 치료를 받고 말 사람많다.
S병원에 양성자 뭐 어쩌고 하는 기계가 있다고는 들었지만 그조차
지나치게 비싸 알고도 못가는 이들이 많다.
가까이 있는 친구들 중에 50세가 넘었지만 아직도 풋풋한 기운을
머금고 나이보다 10년은 어려뵈는 애들이 반드시 있다.
내 나이와 같은 모르는 여성과 통화할 일이 있었다.
너무나 늙어버리고 건조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고 잠시 대화를 했다.
내가 못참고 "저랑 나이가 같으세요"라고 하자 약간 놀란 기미가
수화기 너머로 보이는 듯 했다.
몇 초 후에 그녀는 갑자기 목소리가 밝아지고 어려졌다.
조금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목소리는 늙어도 성형을 못하니 어쩔 수 없다만 그 목소리 하나로
수만가지의 성격 테스트를 해보고도 남는다.
남자고 여자고 목소리가 좋으면 듣기도 믿음도,대화도 더 간다.
벤조
2015년 3월 14일 at 5:53 오후
강아지 유치원도 있어요?
걔네들이 나이들면 강아지 초등학교로 가나요?
강아지 교사 자격증은 어떻게 받나요?
에구. . . 세상 따라잡기 힘드네. . .
Lisa♡
2015년 3월 15일 at 12:59 오전
그러니까요~~
스쿨버스도 있고
선생님이 적어주는 생활태도 의견서도 있네요.
신주머니 비슷한 보조가방도 있구요.
어찌보면 너무 지나친 세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