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뒹굴뒹굴하며 책도 읽고(셈을 할 줄 아는까막눈의 여자)
곶감도 씹어먹고, 음악도 듣고, 게임도 하고, 인터넷 서핑도 하며
온전히 일요일을 고요하게 보냈다.
평화가 주는 간만의 행복한 충전을맛본다.
아무 것고 하기 싫고 나가기도 싫고, 그저 나만의 시간을갖고싶음
이었다. 그래서 오늘 하루를 나에게 선물을 했다.
저녁 시간이 다 되어서야 잠도 청했다.
두어시간을 족히 골골거리며 잤을래나 깨어보니 저녁이 지난 시간에
식사준비를 하지 않았음을 눈치채고 부랴부랴 저녁준비를 했다.
안마의자에서 안마도 충분히 받고, 족욕도 하고, 이래저래 자유라고
하나 할 게 줄 서 있는 셈이긴 하다.
누가 내 이름을 불러 주었다.
아무 생각없이 걷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 가벼운 깨지는소리처럼
내 이름을 누군가 불러주는 게 아닌가?
그날 음악회를 보고 나오는 길이었다.
돌아보니 반가운 얼굴이 머리를 묶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린 순간적으로 마치 소녀로 돌아간 기분이랄까?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아는 분이 스페인의 빌바오에 있는 구겐하임을 다녀오셨다.
나는 언제 가보기나 하려나 싶지만 알 수 없는 게 미래이다.
니키드 생팔의 전시회가 현재 열리고 있는 모양이다.
누군 죽기 전에 이름난 곳을 다 둘러보고 싶다고 하기도 하는데
누군 그런 건 다 의미없다고도 한다.
세상에 의미를 찾자면 굳이 다른데서 찾을 필요가 있냐고도 한다.
사진으로 보면 될 걸 뭘그리 돈과 발품을 팔며 피곤하게 도냐고.
멋없긴..
시간되고, 경제적 사정이 허락한다면 어딘들 가보면 졸치.
다만 그런 것도 건강이 허락할 때만이 문제이긴 하다만.
다니고 싶은 사람은 다니면 될 터이고, 그게 싫으면 안가면
될 터이니 뭐라고 남의 일을 비방할 건 못된다. 어차피 남의
인생을 내가 살아줄 것도 아니고, 간섭은 불필요한 것일 뿐~
TV드라마를 보면 악역을 하는 사람들이 마지막에 가서는 벌을
받거나 갈수록 그런 선악의 결과를 바라며 치닫게 되는데 약간
심드렁한 것은 마지막 해피엔딩 장면에서 여운을 남기는 건지
벌을 받는다는암시만 하거나 벌이 사작되는 단계에서 드라마는
언제나 끝이 난다는 점이다.
나쁜 짓 하는 과정은 늘이고 더 늘어뜨려서 보여주면서 악역이
벌을 받거나 고통 당하는 과정은 압축해서 보여준다.
나는 가끔 그런 악역들이 벌을 어떻게 받는지 오래 보여주길
원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대리만족인지 모르나 그런 부분도 쉽게 끝내지 말고, 두고두고
스토리를 붙여서 보여주면 좋을텐데 그게 그렇치 않은 모양이다.
어쩌면 나쁜 짓을 행하는 동안이더 벌을 받는 과정이라고 보자면
내가 지나치게 나가는 경향이 있어 보이기도 하다만 그런걸까?
남이 잘못되면 나의 행복은 아니지만 악역역할의 쓴맛행진을 보고싶다.
후후후….왜냐하면 미안하다는 말로 지나간 모든 게 사라지진 않으니까.
빈추
2015년 3월 15일 at 5:04 오후
그쵸, 죄송하다 미안하다를 너무 쉽게 남발하는 사람들 보면
뉘우침은 없이 습관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영혼없는 사과, 그 잘못된 일들이 사라지는게 아닌데.
Lisa♡
2015년 3월 16일 at 12:39 오후
빈추님.
잘 다녀오셨어요?
요즘 인도는 여전하겠죠?
영혼없는 사과는 표가 바로 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