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의 교향곡 6번이 끝났다.
장장 84분간 휘몰아치듯, 격정적으로 연주되던 모든 악장이
드뎌 아니 아쉽게도 끝나고 잠시의 정적을 잊을 수 없다.
두다멜은연주가 끝나고도 여운을 감지하듯 1-2분을 그대로 멈춘 듯
움직임이 없었고, 관객들도 놀란 듯 그 여운을 음미하며
숨소리 하나 내지 못한 채, 기다렸다.
그 잠시 참을 수 없는 기막힌 시간이었다.
그 색을 표현하자면 하얀색?
그리고 두다멜이 뒤돌아섰을 때 우뢰와 같은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
저 남자 뭐야?
마성의 매력을 지닌 지휘자다.
독특하고 엄청나다.
연주가 끝나고 일어날 수 없었음을 고백한다.
옆 자리의 사람들만 아니었다면 모든 사람들이
나갈 때까지 그대로 돌이되어앉아있었을 터이다.
지휘내내 변화무쌍하고 감각적이고 신선하고
터프하고 4악장에서는 비극적 선율이 너무나 애이던.
엘시스테마.
베네주엘라의 빈민가 태생.
어릴 때부터 지휘를 위해 자라온 남자.
독특한 성격으로 아내로부터 현재 이혼소송 중인 남자.
이해하고도 남는다.
자신만만.
대부분의 악보를 모두 외워 한다는 어마어마함.
앵콜없음.
살짝 카랴얀의 모습마저.
사실은 아침부터 설레였다.
그가무대 위로 나올 시간이 되자 그 떨림은 더 했다.
결코 실망스럽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두다멜은 스타 중의 스타였다.
120명 정도의 꽉 찬 LA필 하모닉은 웅장하고 연주도 대단했다.
나이어린 연주자들보다는 지긋한 연주자들이 멋져 보인다.
못보던 악기도 여러 개 보였고, 말러곡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악기라는 커다란 망치가 얹혀진 가구같던 악기 인상적이다.
4악장에서 5벌의 심벌즈가 나란히 서서연주할 때 하마터면
한 분의 심벌즈가한 짝이 떨어질 뻔 했으나 겨드랑이와 몸으로
겨우 잡아서 실수를 없애던 순간, 깜짝 놀랬다.
댕그랑거리는 풍경소리같은 악기는 멀리서 나는 소리로 들리게
무대 밖에서 연주하는 것이 아주 특이했다.
영원히 잊지못할 연주회였고, 말러는 어렵지만 ‘비극적’이라는
주제에 맞게 4악장에선 눈물이 날 뻔 했다.
4월 한달은 행복할 듯 하다.
LA에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