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며칠간 일본 테시마엘 다녀왔다.
원래의 목적으로 치자면 소도시마나 이누지마를 가야하지만
여러 정황상 다시 나오시마와 테시마를 힐링 삼아 다녀왔다.
날씨가 지나치게 좋았고 시기적으로나 모든 게 맞아 떨어져
오래전부터 거기 있었을 것 같던 아름다운 햇살과 평화를
맛보면서 화사한 여행을 했다.
그리고 그 여행의 뒷맛이 사라지기도 전에 바로 (피곤함을
잊기도 어려운데)4일 연이어 베토벤 교향곡 전곡씨리즈를
보러 다니고 있다.
심지어는 그 좋아하는 베토벤에 세계1위라는 연주가들이
하는 연주에 깜빡 졸기도 했으니 심상치않다.
오늘이 삼일째 연주날.
내일이 대미를 장식할 ‘합창’의 연주 날이라 설렌다.
일본의 섬에서 많이도 걸어서 발바닥에 병이 다 생겼건만
그 피로가 풀리기도 전에 쉬지 못하고 밤마다 예전으로 향하니
보통 성의는 일단 아니다.
그래도 1초도 놓치기 어려운 연주를 듣다보니 행복하다.
첫째날과 둘째날은 혼자서 보고 오늘은 지안님을 만나서 같이
연주회를 감상했는데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주는 언니에게
늘 고맙다.
해야할 공부는 태산인데 이렇게 여유자적하니 마음은 무겁다.
게다가 오늘은 또 다른 경험을 위해 회사내에서 면접을 봤는데
일년도 안된 새내기가 용감하게 도전한다는 말을 들었다.
시험도 쳤는데 10문제 중에 아는문제가하나도 없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요즘 옷을 사는 일이 잦아졌는데 왜 인간은 도대체 맨날뭔가를
사야하고 그게 또 왜 필요한 것이며, 유혹적인지 모를 일이다.
그런 것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아예 접은 이들이 되려 부럽다.
어제 낡은 코듀루이 자켓에 무릎이 나온 청바지를 입은 반백의
신사분이 작고, 일반적인 여자 얼굴로 치면 추녀에 가까운아내의
오래된 루이비통 가방을 들고, 한 손에 아내의 손을 꼭 잡고
베토벤 연주를 보고 행복해하며 걸어가던 모습이 떠오른다.
저렇게만 살 수 있다면, 아니 늙어갈 수 있다면 참 괜찮은 인생이다
싶은 생각이 스쳤다. 보기에 좋았다.
그리고 그 멋진 부부의 낡은 옷과 가방이 참 값져 보였다.
Hansa
2015년 4월 23일 at 12:00 오전
열심히 사는 리사님, 화이띵!
하하
Lisa♡
2015년 4월 23일 at 2:28 오후
한사님.
제가 생각해도 뭔가 열심히
즐기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후후…조용히 멍하게 있고픈
시간도 필요한 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