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찮게 꿩소리가 들린다.
이맘때는 나물들도 쑥쑥 올라오고, 사방이 초록으로 진을 치는
때인데 숲이 무성하기 우거지기 전이라 저 꿩들의실체가 드러나
혹여 야생동물의 습격대상이나 되지 않을런지 꿩의 소리를 들을
때마다 은근 걱정이 되는 것이다.
성장한 꿩은 새처럼 푸드득 거리며 좀 먼거리도 날아서 도망갈 수
있지만 어린 꿩들은 재빠르지 못해 도망을 가기 힘들다.
방금도 두 번이나 꿩소리가 난다.
자주 들리던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나쁜 상상마저 하게된다.
그러니 알아도 병이긴 하다.
꿩에미가 새끼 꿩들 몇 마리를 데리고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을
자주 마주치게 되다보니 그들이 고이 자라 편하게 자리잡는 걸
바라게 되기 때문이다.
내 생애
가장 소중하고, 가장 기억에 남고, 가장 체력이 필요한 연주회를
지난 주에 마치고 나니 뭔가 해냈다는 기분이 든다.
좋아하는 베토벤의 교향곡에다,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콘체르트허바우
연주에, 그 유명한 이반 피셔가 지휘를 했으니 명실상부 세계최고
공연을 4일 연달아 본 셈인데뿌듯하고 한 차례가 귀가 뚫린 느낌이다.
같은 연주자라도 어느 지휘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아직 거기까진 구분이 곤란하긴 하지만 어쨌든 내가 만족할만한
성과였고 나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픈 마음이다.
물론 여행후라 몹시 피곤한 상태로 보다보니 간혹 중간에 넋을 잃고
몇 번 졸기도 했으나 그래도 긴 여정의 일정을 마친 기분이다.
내 년엔 경제적으로도 아껴야 하기에 공연을 좀 덜 보러 가야겠다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한 곤궁한 기대를 가졌는데 내년 프로그램을 보니
가지 않고는 못견딜만한 연주자들이 내한한다.
아…고민의 와중에 있다.
아무리 3층 꼭대기 구석자리에서 쏟아질듯이 본다해도, 합창석에서 본다해도
자주 가다보면 그게 만만치 않기에 걱정인데율리아 피셔나 안나 네트랩코
같은 경우는 앞에서 보고싶기도 하다.
식사 중에 옆자리의 남자분이 양복 상의를 007마냥 휙 돌려서
입으며 나간다.
그때 먼지..하나가 휙하니 보이게 날아와서 내 식탁의 음식에
얼쩡거린다.
이거이거…그리도 옷을 밖에서 입고, 벗고 하자는데 어쩐다?
제발 플리즈 꼭 반드시 기필코
방송에서 안전벨트마냥 식당에서 옷 벗고 입을 때는 바깥에서
탈착을 하는게 예의라는 것 자주 캠페인식으로 해주면 좋으련만.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이 사실 만만찮다.
집에서 나는 먼지의 대부분은 사람 몸과 옷에서 나는 것이다.
그리고 저 위의 그 남자 나에게 살짝 눈흘김 당하긴 했는데 이유
알랑가몰라.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연구대상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다.
그렇다면 확실히 연구대상 맞다.
사고가 다른 사람과 좀 다르고, 삶의 여러 면에서 다른 모양이다.
흔히들 이해 못하고 욕하는 부분에서도 나는 그 상대를 이해할 적
많고, 욕도 왜 하는지 모르겠고, 누가 날 기분 나쁘게 해도 뭐
그다지 기분 나쁘지 않다. 자세히 생각해보면 다 맞는 말이고
상대에 따라 나를 평가하는 기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나름 깊이 생각해서 가만있으면 다들 난리를 치는데 왜 너는
가만있느냐 하고, 내 경제적 사정에 의하면 따로 돈을 벌거나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굳이 힘든 일을 나서서 한다는 둥,
또 다들 피하는 일들도 나는 아무렇치도 않게 하고, 그러면서
자유로운 영혼 덕에 늘 다르게 행동하고 매이지 않게 살아서
누군가들의 눈에는 내가 아무래도 특이한 게 틀림없다.
그래서 나도 좀 특이한 사람을 더 좋아한다. 평범한 사람은 재미
없고 지루하고 말이 잘통하지 않을때가 많다.
어느 어린이 집에 후원을 하는 시누이가 자기 친구들이 대부분
한두명씩 후원을 하는데 자기들이 거기서 예쁜 애들은 다 골랐다며
날더러 같이 후원을 하잖다.
그러면서 너는 못생긴 애들도 좋아하잖아..그러니 네가 하면
그 애들에게도 기쁨이 될 거란다.
나는 물론 못생겼다고 흔히들 말하는 애를 고르겠지만 내 눈에는
그 애들이 참 예쁠 것이다.
강아지도 나는 못생긴 종류를 좋아하고, 아이들도 곱고 반듯한
얼굴보다는 퍼지고 눈도 찢어지고 머리통이 커도 나는 그런 애들도
좋아하고 예뻐보인다. 아이와 동물은 흔히들 못생겼다고 하는 축에
끼는 애들과 동물이 내 눈에는 더 예쁘다.
그래도 내 눈에 에쁠 때는 반드시 어떤 이유가 있긴하다.
김삿갓
2015년 4월 26일 at 7:17 오후
꿩이 우는 소리는 어떤지 궁금 합니다, 꾸~엉 꾸~엉 그러나요? ㅋ
아 참 광여사님 은 요즈음 잘 지내시는지 궁금 하네요.
정말 히안 하게 몇칠전 꿈에 리싸님과 같이 보였었는데…
(한번도 못 뵈운 분들이지만 꿈에선 그랬음)
혹 뵙게 되면 안부인사 대신 부탁 드림니다.
좋은 시간 되세유 리싸님… ^______________^
Lisa♡
2015년 4월 27일 at 1:40 오후
광여사님요?
ㅎㅎ
꿩!꿩! 하고 웁니다.
홍낭자
2015년 4월 28일 at 5:59 오전
어린아이들은 외모보다 어린아이로서의 있는 그대로가 얼마나 중요할까?합니다
어린아이들은 외모를 보는게 편견이 될 수 있을지도 *^^*
외모를 서열화하지 않는 Lisa♡님!
어린아이의 외보다 현재
어린아이로서의 사랑받을 수 있다는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합니다
이제 5월은 어린이달…가정의달…
어린이의 이미지가 더 돋보이달입니다
꿩은꿩꿩하고 운다는게**^**
제주도에가면꿩고기를 즐겨먹던데 아직까지 꿩고기는 먹지 않는답니다
꿩꿩하고 몸속에서 울고있을까봐*^^*
베토벤교향곡5번 운명을 예술의 전당에서 감상한기억이 있습니다
Lisa♡
2015년 4월 28일 at 2:02 오후
홍낭자님.
후후후…저는 본래 특이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사람보는 눈도 독특할 수 있답니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 아이들 아닙니까?
첫날 오셨군요.
운명이 아주 지적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