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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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흰머리를 뽑기 위해서는 두 세개의 희생하는 검은 머리가 있다.

이번만은 완벽하게 저 튀어나온 흰머리를 잘 고를거야~~하고 속으로

다짐을 하건만 두꺼운 손가락이나, 난시가 있는 시력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머리는 흰머리를 뽑으면 그러잖아도 숱이 적고 가는 머리가 완전

손해라는 건 알지만 그게 그렇치 않다.

참으로 인간은 교묘해서 내게 안좋은 걸 더 좋아하게 되고, 하지 말라는

짓은 더 하게 되면서 언제나 비극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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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지다.

하는 말이 우스개처럼 유행했거나가끔 쓰게 되는 유머이다.

그런데 살면서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은 어디서든 존재한다.

물건에도

공연에도

의류에도

음식에도

사람에도

음악에도

언어에도

표정에도

관람에도

그 고급스럽다는 건 돈을 많이 발랐다는 것도 아니도

긴 시간동안 연마해온 실력과도 통한다.

그게 또 쉽게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고급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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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앉아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데

잰 몸으로 다가와 기분좋게 서빙하는 아줌마가있었다.

서빙이나 식당 관록이 만만찮아 보인다.

일행 중에 한 명이

"어따~~꼬숩게 써빙하요이~~"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그녀가 한 말이다.

언젠가 날더러

"귄이써 부러이~~"

난 늘 못알아듣지만 그게 좋은 말인 건 안다.

꼬숩다라는 말이 정감이 가고 웃겨서 나혼자 낄낄거렸다.

난 꼬숩다라는 말은 맛의 감각을 두고 하는 말로만 알았다.

아니면 경상도 사투리로는 그거 꼬시다..하는 까불다 잘됐다

라는 비꼬는 말로 쓰는 말로만 알았다.

좀 써먹어볼까..꼬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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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오랜만이다, 가스나야~~"

헉.

누구?

"나….영숙이야, 모르겠나?"

완벽한 경상도 말로 내게 전화를 건 여인이 있으니.

기억이 전혀 나질 않는다.

그러다가 기억했다.

코에 점이 있고 얼굴이 까맣고 키가 아주 작았던 그녀.

"나야..코에 점있고"

그래 우리 기억 언저리에 머무는 키워드는 점이나 혹은

사마귀, 유난히 까만 얼굴, 또는 튀어나온 광대뼈, 돌출형 앞니.

아니면 엄청 예뻤거나 키가 눈에 띄게 작거나, 크거나.

그런 단점, 장점인 모든 것들이 뭉뚱그려 좋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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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Hansa

    2015년 5월 23일 at 12:38 오전

    꼬숩다.
    음식 서빙이므로 당연 고소하게 맛나다는 뜻도 있겟습니다만,
    따스하고 쩍 달라붙게 다감하다는 의미가 숨겨져있는 표현입니다.
    남도 표현 좋지요.. 하하

    ‘귄’은 참 복합적인 표현인데요.
    받은 것 없이 괜히 이쁘다.
    또는 딱히 이쁜 데는 없는데도 마음이 간다. 거부감이 없다.
    한편으론 귀티도 난다는 뜻도 조금 있고요.

    "아따, 그 아이 참 귄있어야~." 하하

       

  2. Lisa♡

    2015년 5월 23일 at 12:42 오전

    귄있다는 말 자주 들어요.
    좋은 뜻이라 그럴 때마다 기분 좋아요.
    ㅎㅎㅎ
    꼬숩다.
    너무 정감어린 표현같아서 앞으로
    좀 쓰려구요.   

  3. 김삿갓

    2015년 5월 23일 at 4:26 오전

    그럈당게로 이쁜탱이 리싸는 참말로 귄이 있다만큼 있당게로…
    고롬시로 꼬숩기 까지 했부럈으니 흐미 존~것!! ^___________^
    좋은 시간 되시랑게 리사님… ^___________^   

  4. 벤조

    2015년 5월 23일 at 5:08 오전

    고급스럽다.
    그리고,
    값지다.
       

  5. Lisa♡

    2015년 5월 23일 at 6:54 오전

    삿갓님.

    한사님 말씀으로 치자면 그리 이쁜데 없어도
    마음이 간다.
    이런 의미가 제겐 맞는 말인 듯,..ㅎ   

  6. Lisa♡

    2015년 5월 23일 at 6:55 오전

    벤조님.

    고급스럽고
    값지면 최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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