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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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종로에 서 있었다.

어디쯤이었는지..

방향을 잃고 그저 우두커니.

여기가 어딘거지?

밤의 길은 대로라도 방향감각이 얼른 서지 않는다.

택시를 잡고 있었다.

그렇게 택시를 잡는 게 어려운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아무리 손을 흔들고 1차선을 지나 나가도 서질 않고

손만 흔들고 지나가던 택시들.

걔중에는 경기도 택시도 있었는데 그들이 서울사람을 태우면

불법이라니 아쉽기만.

한 번 연말에 압구정동에서 택시를 잡다가 밤을 샐 뻔 했던

일이 있는지라 적잖이 긴장을 했으나 10분 정도만에 택시를

타긴 했다.

밤늦게 다닐 일이 아니구나.

특히 아줌마는 더 그런데 경험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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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보러 갈래?"

-시동생 생일이라.

"영화볼까?"

-일하는 아줌마 오는 날이라.

"공연가자"

-몸도 찌뿌등하고 영 피곤하네.

그래.

아웃이다.

이럴 때 "가자, 고마워"

하는 친구가 최고인듯.

그런 친구들일수록 뒷말도 없고 어디든 함께 해도

통하는 사람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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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 늦게 온 동생 련이가 말했다.

"언니, 늦게 오면 원샷 3번 정도하면 되는거지?"

ㅋㅋㅋ 세련된 매너이다.

너무 놀았어…ㅋㅋ

그리고도 아무렇치도 않다면

자세도 바르고, 말도 흐리지않고, 표정도 그대로라면 좋아.

절대 흐트러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야

얼마든지 오케이다.

주변에서 말하길 아무리 취해도 표가 나지않는 사람이라고

날더러 말할 때 과연 나는 처음에 어디서 누구에게술을

배웠는지 기억 나진 않지만 그래도 제법 괜찮은 상대였나보다 한다.

나이 앞에

술 앞에 장사없다는 말을 기억한다만

약간 혀꼬부라진 소리는 더더욱 귀여울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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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꾸꿔또여.

기싱 꾸꿔떠여.

라고 문자를 보내면 상대방이 알아들을까?

난 단번에 알아들었다.

일상이라서? 글쎄.

이 문자에 남편들의 답변.

-아침부터 소주 마셨어?

-너가 기싱이야.

-우리 아기 그랬쪄?

-뭔 쉰소리여?

-아꼬 그래쪄여? 무쩌워쪄?뭐 사뚜까요?

-정신차려.

등등이다.

위의 말 알아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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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지안(智安)

    2015년 5월 30일 at 4:03 오전

    알아 들엇다. 기싱가치..ㅎㅎ
    스마트폰 문자 때문에 한글이 운다 울어!
    똑똑이 리사가 택시 부르는 앱은 왜 안깔았을까?
    그리고 연극 무지 재밋더라.
    고마우이~~호호
    나만 봐서 느무 미안타카이.   

  2. Lisa♡

    2015년 5월 30일 at 4:10 오전

    택시 거의 안타니까..ㅎ

    연극 완전 매진이네.

    언니가 재밌다니 다행이네요.

    스마트폰 문자가 한글 다 버려요.   

  3. 김삿갓

    2015년 5월 30일 at 3:21 오후

    뭔소린지?? 기싱 이 모야요? 키씽?? ㅋ

    꾸꺼? 떠요?

    쿠거가 떳어요? ㅋ

    요즘도 그런지 모르지만 예전엔 택시 잡기 힘들면 손가락
    브이 짜 보이고 흔들면 확률이 있었고…그것도 안되면 손가락
    3개 피고 세우면 대게 성공 했었죠.

    좋은 시간 되세유 리싸니 임!! ^___________^    

  4. Lisa♡

    2015년 5월 31일 at 1:36 오전

    나 꿈 꿨어요.

    귀신 꿈 꿨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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