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고 세찬 비가 드디어 하늘로 부터 쏟아져 내린다.
그냥 창을 통해서만 바라보려다가 나가야지 싶었다.
나섰던 길.
차창에 내려치는 비와 다른 차에서 튀겨 나오는 하얀 물거품들.
마른 하늘에 우르르쾅쾅 소리만 들끓더니 가짜가 아니었다.
얼마나 다행인지.
그만큼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마음의 해갈이라도 시켜주니 말이다.
숙이 말했다.
자기는돈이 없다고.
아들이 휴가나온 동안 3일을 연습시켜 딸과 남편과 4식구가
강원도로 골프여행을 다녀왔는데 재미있었다며 좋아했다.
요즘 골프에 빠져 다른 것에눈 돌릴 여유가 없다나.
날더러 골프는 왜 안치냐고 묻는다.
여러 사람들에게서 그 말을 듣는다.
한 때 골프연습장을 꽤 들락거리며 골프로의 입문을 서둘렀으나
연습장 가는 것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게으름으로 인해 아마도
내 값비싼 골프채는 울고 있을 것이다.
지금은 돈을 아껴야 하기에 골프는 접어두었고 그닥 치고싶은
마음도 없다는 게 정답이다.
골프에 덧붙여지는 잡다한 비용을 더 보태면 난 망한다.
저녁 일찍 아무도 없는 빈 집에서 불도 켜지 않은 채
시원하게 보이는 침대에 누웠다.
잠시 후, 남편의 인기척에도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연이어 TV소리도 들으면서, 어쩌다 무슨 프로야? 하면서도
눈을 뜨지않고 그대로 쓰러져 잠을 청하고 있었다.
깨니 모두 잠든 밤의 한가운데 였다.
이런 날도 있어야지.
다시 곤한 잠을 잤다.
아침이었다.
5시 40분.
화사한 하늘이 창을 통해 보인다.
어제의 비가 씻어낸 맑음이 그대로 투영된다.
뭐였지?
나의 혼곤한 수면이…낮에 숙과 술을 마셨다.
낮술, 그거였나?
저녁준비를 하지않아도 되는 날의 흔쾌한 자유였었나?
10명이 넘는 모임에서 늘 식사시간과 티타임을 주관한다면 작은
소리들은 무시해야 하는 거 맞지?
더러는 나의 독단적인 아니 일방적인 규칙이나 순서나 정함이
명령적이거나, 강압적이거나,강제성을갖기도 하지만 10명이
넘는 자리는 그런 게 필요하다.
더구나 그닥 실패가 없고, 앞뒤 다계산한 뒤에 나오는 계획이다.
예를 들면 바쁘고 복잡한 식당을 갔다면 그 곳의 가장 유명한 식단
두가지를 시킨다음, 고르게 한다. 그래야 가장 빠르고, 같이 먹고
식당에서도 힘들지 않다. 두서없이 시키거나 처음 간 집에서 메뉴를
보고음….하고 앉아있다면 다들 민폐이다.
무조건 빠르고 간결하고, 정확하게 경험에 의한 메뉴를 시키는 게
우선이다. 때로는 내가 지나치게 내 이기적인 마인드로 이끄는 게
아닌가 싶다가도 느슨해지면 죽도 밥도 안되는 것이라 하는 수 없다.
결론은 내가 고집하는 부분에는 실패가 없고, 다들수긍하고
불편함이 크게 없기 때문인데 내가 그간 쌓아온 경험이 모두 지출과
시간의소비를 해본 탓에 나오는 행동이라거의 틀림없다.
이런 것에도 모임을 많이 해본 유경험자들과 나이 든 이들은 무조건
대찬성이기도 한데 그 결과를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은 미안하고 내가 지나치게 앞장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김술
2015년 6월 23일 at 7:41 오전
외계인의 통솔력!
그렇게 지구인들은 정복됩니다.
Lisa♡
2015년 6월 24일 at 4:04 오후
지나다보니
외계인 뭐시기하던 거 뭐 있던데..머더라?
가물가물.
알면 연락드릴께요.ㅋㅋ
김술
2015년 6월 24일 at 11:54 오후
길동사거리 외계인 커피숍…ㅎㅎㅎ
Lisa♡
2015년 6월 25일 at 11:00 오전
마따마따….웃었어요.
혼자서 그리 지나가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