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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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향수를 뿌려도 사람마다 각기 다른 향이 난다. 체취와 섞여서도

그럴 수 있고, 화장품과 섞여서도 그럴 수 있다.

만약 그 향이 나쁘게 난다거나, 상대편을 머리 아프게 한다면 그건

향수를 뿌릴 이유가 없다.

J는 향수를 뿌리면 이상하게도 내가 맡기 힘든 향이 났다.

고민 끝에 말했다.

향수를 뿌리지 말라고.

순수하게 맡아들이는 그녀가 좋다.

결국 그녀는 오늘 향수를 뿌리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그게 그녀를 위하는 길이기도 하다.

언젠가 나도 향수를 뿌리고 나간 날 친구 숙이 메슥거린다고 해서

한동안 향수를 멀리했다.

천식이 있는 그녀 남편도 향수를 뿌리면 상당히 싫어했는데 그들을

만날 때는 그래서 늘 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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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나..아랫집 아저씨차를 타고 나갈 일이 있어 얻어탔다.

갑자기 운전석창을열길래 " 제 향수가 혹시 진한가요?" 하고

묻자 그가 말했다.

"아니, 그 향수의 향이 바람을 타고 내 코를 스치고지나가게"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현관을 나서면 3층까지 복도가 향으로 가득 했는데 단 한번도

거슬리거나 지독하다거나 맡기 싫다거나 한 적이 없었다.

그만큼 멋쟁이였는데 그때 그 분이 무슨 향수를 애용했는지 기억에

없지만 아마도 그만의 사랑하는 향이 있었을 것이다.

요즘 아들은 바베이도스를 뿌린다.

며칠 전 잘 아는 화가남에게서 익숙한 향이 났다.

결코 싫지 않고 어디선가 맡았던 향이라 무슨 향수냐고 물었다.

‘바에이도스’라는 답이 날아왔다.

음..역시 내 아들도 그도 민감한 남자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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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사이 즐기는 향수는 딥디크의 무화과향과 조말론의 오렌지

블라썸인데 퍼퓸으로 사용한다.

지나치게 가볍게 뿌리면 향이 쉽게 사라져서 펴퓸을 쓴다.

둘 다 최고 유행하는 향수이긴 하다.

조말론의경우는 어찌하다보니 종류대로 사게 되었는데 일단은

오렌지블라썸을 쓰고 있는데 향이 마음에 든다.

딥디크는 양초로 사용할 때가 훨씬 그윽하고 고급스럽다.

명상적인 오리엔탈 풍의 향이 깊게 온 몸에 배이는 기분이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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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내게 얘깃거리를 주는 향수는CK1인데 신부님과 짝사랑에 얽킨

향수이기도 하고 가장 긴 시간동안 애용했으며 외국에 나갈 때마다

향수와 로션을 사오기도 했다.

아직도 간간이 핸드크림으로 사용하는 로션이 남아있다.

큰아들이 늘 엄마냄새를 좋아했는데 덕분에 그 녀석이 쓰는 향수가

아직도 CK1이고 보니 어딘지 그 향수에는 정이 간다.

내 곁을 지나가던 새로 오신 신부님이 "CK1?" 하는 통에 놀라면서

바로 사랑에 빠진 경험도 갖고 있기에 더더욱 사랑스런 향수이다.

캐주얼한 느낌의 싱그러운 향이라고나 할까.

향수라면 그 유명한 쥐스킨트의 책을 빼놓을 수 없는데 결국은

지금도 조향사들은 얼마나 향기 하나에 온 시간을 매달릴까.

후각이 뛰어나다면 조향사도 아주 향기로운 직업이긴 하다. ㅎㅎ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 조향사에도 도전을 해보고 싶긴 하다.

욕심은 있어 가지고…(하긴 다시 태어나고 싶진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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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나를 찾으며...

    2015년 6월 26일 at 12:19 오후

    조말론이 오렌지 블라썸~
    상큼할 것 같다는 생각요~
    기억해두겠어요.ㅎㅎ

    그런데 전 향 나는 샴푸만 써도
    어디서 그렇게 벌이 나타나던지..
    벌 때문에 혼난 적 있어요.ㅋ   

  2. Lisa♡

    2015년 6월 26일 at 12:34 오후

    호호호…

    진짜?
    완전 달콤함으로 무장한 여인?
    조심해야하는데~~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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