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연주회에 데리고 갔는데 연주회가 끝난 후, 그 친구가 감동의 눈빛으로
데려와줘서 고맙다고 한다면 나는 대만족이다.
좀 전에 김선욱과 이상 엔더스의 연주를 감상하고 왔다.
김선욱의 팬인데 그의 연주는 그 유려함과 분위기가 아예 섹시하기까지 했다.
두 사람이 동갑이라는데 이상 엔더스가 상당히 어려보여 깊이가 옅어 보였다.
이상 엔더스는 윤이상에서 이름을 땄는데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데 거의 한국인 같아서 놀랬다.
베토벤과 모짜르트를 번갈아 연주했는데 역시 나에겐 베토벤이다.
가을인가?
마치고 MBC와 인터뷰까지.ㅋㅋ(잘난 척 좀 했다)
동네에서 가까이 연주회장이 있고 수준높은 연주를 듣는다는 건 우쭐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동네사람들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수준이
아직 멀고도 먼 알리바마다.
연주회중에 스마트 폰을 켜는 건 예사이고 오래도록 카톡을 하거나
고개를 숙이고 한 곡이 마칠 때까지 검색을 하고 있질 않나 (그 둘은 친구)
나중엔 손톱소재를 10분간 하고 손까지 휘저으며 털어댔다.
왜 왔니?
고등학생들은 대놓고 스마트 폰을 켜고 게임까지.
스마트 폰이 사람들 다 버려놓는다는 말이 이래도 아닌지.
아트센터측도 문제가 있는 게 그래도 지키는 사람이 아예 없으니 문제다.
나오다가 못참고 건의를 강하게 하고 나왔다.
연주를 보다가 싸우고픈 본능이 이는 건 처음이다. ㅎㅎ
같은 일을 하는 사람끼리도 의상을 소화하는 능력을 보면 천차만별이다.
어느 일을 하여도 다 마찬가지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엔 주로 유명한 건축회사가 층의 대부분을 쓴다.
그들은 각 층마다 다른 분야별로 나뉘어져 있지만 옷입는 걸 보면 정말
다양하다.
유학을 하고 온 듯한 분위기의 근사한 유럽풍의 스타일이 있는가하면
같은 층에 내려도 아예 노가다같은 스타일도 있고 스마트한 차림이 있나하면
유치한 스타일도 있고, 남의 눈은 신경을 아예 쓰지 않는 이들이 있나하면
상당히 스타일리쉬한 사람들도 많다.
어느 분야든 촌스러운 때를 벗지 못하는 이들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이다. 반면에 있는 멋, 없는 멋 다 내는 이들도 있으니 그래서 세상은
지멋대로인 것이고, 제 눈에 안경인 셈이다.
연담
2015년 9월 1일 at 2:46 오후
리사님.
저도 김선욱과 이상 엔더스 음악회 다녀온 사람이예요.
사실 그날 관객수준이 좀 그랬죠… 에이,,,,
제 자리 근처에서는 중간에 다 나가 한줄이 다 비었드랬어요.
그래도 난 김선욱 본 것 만으로도 행복했구요,
조블 불로거도 같은 음악회에 있었다는것, 참 반갑네요.
Lisa♡
2015년 9월 2일 at 1:09 오전
어머나 연담님.
그날 선욱연주 너무 좋았죠?
정말 피아노 잘 치죠?
7살때의 꿈이 베를린 필 수석지휘자였다니 대단한 꼬마였죠?
나오다가 건의하고 나왔어요.
결국은 못참고 말이지요.
지켜보다가 제지 좀 해달라고.
아무리 동네라도 지킬 건 지켜붜야 앞으로 더욱 발전하고 분위기있으니까요.
제 앞줄도 2부에 죽 나가고 없던데 같은 줄?
옆에 부부가 오셨던데.
벤조
2015년 9월 4일 at 3:54 오전
멀고 먼 알라바마? ㅎㅎ
Lisa♡
2015년 9월 5일 at 1:07 오후
그렇쵸?
쓰면서도 벤조님이 떠올랐지요~~~~ㅋㅋ
연담
2015년 9월 7일 at 11:40 오전
리사님.
이제야 들어와 봤어요…^^
전 남편하고 안 가고 저 혼자 갔어요.
컨디션 안 좋아 못 가겠다고 도리질 하면 그대로 헛돈 쓰는일이 몇번 있었드래서
요새는 좋은 연주 있으면 조용히 제 것만 예약해요.
야멸차죠? ㅎㅎ
전 뒷쪽에 앉았더랬는데 이 빠진것 처럼 2부에 나가버린 줄이 상당히 있더라구요.
제 옆자리에는 엄마와 초딩아들이 다정하게 손 붙잡고 내내 자더라구요..
그냥 집에서 편히 주무시지~~~
정말 멀고먼 알라바마예요…. 벤조님, 쏘리!!!
Lisa♡
2015년 9월 7일 at 12:54 오후
ㅎㅎ…그러셨구나.
비슷한 자리 앞 뒤로 앉은 인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