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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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경험하는 일인데 내가 그리 생각해서인지 이상하게 내가 말하고

향하고자 하는 바향으로 뭔가가 전환이 되는 기분이다.

선험적 체험이랄까?

이런 것도 무슨 증후군의 일종이라고 했는데.

요즘 내가 가장 꽂힌 장소가 스위스의 ‘실스마리아’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 곳을 설명하고 알려주고 원하는 장소라고 말하며

니체의 이야기와 스네이크클라우드에 대해 이야기 하곤 했다.

어젠가 ㅈㅇ일보에 정현종시인께서 실스마리아에 가고 싶다고 쓰셨다니

내게는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영화 실스마리아를 보고 반해서 찾아보고 가는 방법을 적어놓고 했지만

그후, 듣는 강의에서 강사가 실스마리아를 니체와 함께 언급하더니..

웃기는 건 어제도 앙드레 브레통에 관한 글을 읽었는데 아닌게 아니라

바로 들어간 미술사 수업에서도 그의 작품을 보게 되었고 언급되었다.

그때마다 나는 세포가 확 하고 깨어나는 느낌이 드는데 간혹 우쭐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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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제 출국을 했다.

시카고를 거쳐 디트로이트로 가는데 아들의 짐가방이 사라졌다.

시카고에서 찾아서 디트로이트로 분명 부쳤는데 도착하지 않았단다.

헉.

이런 일 처음이야.

보통 가방 안의 짐이 없어지거나 도난 당하는 일은 있어도 가방이

통째로 사라지는 경우는 없는데 난감하다.

아마도 내일 도착하면 집으로 부쳐준다고는 했으니 오겠지?

갈 때 인상을 쓰며 기침 비슷한 걸 해서 이마에 주름이 각인되니

그 인상은 되도록 쓰지마라고 좋게 말했는데 화를 벌컥내더니

말하자면 그게 화근이 되어 벌을 받은 모양이다.

그냥 조용히 보내긴 했는데 그간의 품새를 보면 이메일로 장문의

글을 써서 보내긴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가방사건이 생겨

짜증이 날대로 나있을테니 그게 해결된 후에나 편지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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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온지 3개월이나 지났고 그간 빈둥거리며 게임이나

하고 탱자탱자 놀더니 어제 가면서 짐뭉치 하나를 던져놓는다.

친구가 부탁한건데 잊고 부치질 못했으니 부쳐달란다.

3개월간 쳐박아두어도 썩지않는 물건이니 망정이지 기가 찬다.

그런데 화를 내기도 그런게 보내달라고 주는 주소가 생뚱맞다.

부산시ㅇㅇㅇ ㅇㅇㅇ강당 아래 노란대문이다.

보는 순간 신선하기도 하고, 개그인줄 알았으니 화는 커녕 웃었다.

그래도 아들녀석은 입꼬리에 미동도 없다.

짜식 시크하기는.

아들 눈치보는 세월이 더럽기만 하다.

아니 옥이야 금이야 키워놨더니 말도 없고, 말하면 무섭고

째려보면 더 무섭고, 돈을 쓰려고 엄마를 부르면 더더 무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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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자를 평생동안 운명처럼 사랑했다면 그건 삶의 한부분 중에 사랑이라는

부분에서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프리다 칼로의 사랑에 관한 연혁이랄까 과정을 보면서 힘들고 고통이

따르는 사랑이었지만 진정 그녀는 리베라를 존경하고 사랑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결코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일은 분명 고역이다.

그에게 전적으로 사랑으로 묶인 상태에서 또 다른 사람과의 사랑은 어땠을까.

항상 떠돌고 있는 중간쯤에 만난 사람들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당시만은 진실로 사랑했으리라.

예전에 어느 남자애가 말했다.

누군가를 만나면 항상 사랑했다고 그 순간만큼은..틀린 말은 아니다.

순간적인 사랑도 그들에겐 사랑일 수 있으니까.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랑을 한 경험을 한 사람은 반드시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상대에 대한 대단한 열정이 (비록 집착일지라도) 남아있는 것이다.

집착하지않고 그렇게 오래도록 미치게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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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벤조

    2015년 9월 4일 at 4:14 오전

    아들,
    말도 없고, 말하면 무섭고, 째려보면 더 무섭고,
    돈을 쓰려고 엄마를 부르면 더더 무섭다… 오늘의 리사 명언.ㅎㅎㅎ
    그러다 보면 행방불명…
       

  2. Lisa♡

    2015년 9월 5일 at 1:06 오후

    벤조님.

    후후후.

    명언에 공감하시죠?
       

  3. 연담

    2015년 9월 7일 at 11:53 오전

    아들,
    말도 없고, 말하면 무섭고, 째려보면 더 무섭고,
    돈을 쓰려고 엄마를 부르면 더더 무섭다!
    어쩜 이런 명언을????
    리사씨 천재!
    나는 기러기 아들 밥 먹이며 눈치보는 세월이라 더 더러워요.
    실즈마리아 계곡으로 구름이 밀려오는 것도 못 보았는데….ㅠㅠ   

  4. Lisa♡

    2015년 9월 7일 at 12:58 오후

    연담님.

    ㅎㅎㅎ

    대걔 아들들 많이 비슷하지요?
    기러기 아들 참..그러네요.
    우리도 기러기 가족인데…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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