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빴나요?
얼마나 바빴을까?
세상에 바빠서 하는 말만큼 좋은 말도 없다.
그만큼 할 일이 많고, 다른데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말이니 부럽다.
많은 이들이 내게 늘 묻는 말 중에 하나가 "바빴어?" 다.
내가 그렇게 보인다니 어쩌면 인상에 있어 늘 뭔가를 하고 있는
ING로 보인다는 건데 그리 나쁜 느낌은 아니다.
하릴없는 이보다는 낫기 때문인데 사실 나는 바쁠 때가 많다.
왜냐구?
한 시도 가만 있지않고 뭔가를 할 때가 잦아서다.
오늘도 11:30분에 팀원들과 팀회식으로 올림픽공원의 파리크라상에서
브런치를 하고 멋을 부린 동네 아줌마들을 감상했으며
곧바로 아들과 잠실로 해서 이태원으로 해서 돌아다녔다.
그리고 저녁엔 장례식장까지 다녀왔으니 안바쁠까.
프라이탁.
아들이 꼭 그 가방을 사고 싶다고 했다.
스위스제품.
비싸다면 비싼 제품인데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에게 대세이다.
이태원으로 갔다.
뒷골목 차고 들어가기 비좁은 길에(다른 주차된 차들로 인해)
아슬아슬하게 겁내며 들어갔다.
비닐로 만들어진 제품이 가죽보다 비싸다.
봐둔 게 있는지 아들은 바로 산다.
순토시계에, 프라이탁 가방에 나름 멋쟁이다.
외모로 봐서는 언뜻 보기에 그렇게 보이진 않는데.
군대에서 그동안 모은 돈으로 사는데 뭐라 하기도 그렇고
굳이 사고파하던 거라 그냥 눈으로 즐기기만.
그리고 현대뮤직라이브러리로 갔다.
스팅의 노래가 하나 듣고 싶었지만 참았다.
일하는 직원들이 나를 그 곳에 섞이지 않는 물처럼 바라보기 때문이다.
아들에게 이런 장소를 알려주고 싶었다.
나오는 길에 오월의 종을 가서 빵을 사고 싶었지만 다 팔린 빵 덕에
문이 일찍 닫혔다.
갈수록 젊은이들이 즐기기 좋은 문화적인 장소가 탄생하니 부럽다.
한남동, 이태원 뒷골목 알고보면 재밌는 장소로 가득하다.
6시부터 7시 사이.
석양.
다 알 것이다.
그 시간에 강북로를 달린 사람들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붉게 타는 금색의 투영된 온갖 유리들과 육교들마저
느리게 지나가는 러시아워에 걸린 고가도로들의 밀린 차들의 실루엣도.
사진도 찍을 수 없고, 누군가에게 이 순간을 전송하거나 알릴 수 없음이
어찌나 아쉽던지.
라디오에선 전기현씨가 해운대의 석양사진이 올라온다고 자랑이다.
이 시기, 즉 여름의 끝 무렵 구름이 거칠고 무한히 펼쳐질 때
석양이 그리 아름다울 수 없음을 잘 알것이다.
해운대 석양도 기억한다.
미친듯이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던 순간에 한 번 부산에 있었다.
구름에 가린 달이 진정한 달이듯, 구름이 없는 석양은 별로다.
그 시간 일산 쪽에서 강북타고 나오던 차들은 여의도가 어떤지 또렷하게
부신 자태를 완벽하게 볼 수 있었을 성 싶다.
안영일
2015년 9월 16일 at 9:14 오후
여의도 샛강에 황포돗대의 노사공 저녁노을 바라보며 지난날 생각한다
국민학교 1950년대샛간에서 황포돗배를 바라보던 소년이 70이 넘어
여의도 샛강의 황포돗배를 생각해봄니다, 이땅에 6.25전쟁 휴전이되고
샛강가에서 손바닥만한 모래무지를 손으로 훌쳐서잡든 어린날의 생각입니다,
바위
2015년 9월 19일 at 5:39 오전
전기현 씨, 저도 좋아합니다.
‘세상의 모든 음악’ 재미있게 듣고요.ㅎㅎ
리사 님의 재미 있는 일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감사합니다.
Lisa♡
2015년 9월 19일 at 11:41 오전
전기현씨
참 괜찮은 사람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