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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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을 넘어 10월을 향한 이 시간에 한 낮의 햇살은 피부를

뚫을만치 강렬하고 뜨거웠다.

썬글라스가 반드시 필요한 한 낮.

이른 추석엔 음식들이 상하기 쉬워 많은 음식을 하지않고

양을 줄이는 편이다. 아마도 이번 추석도 응당 그래야 할 듯.

식구도 없는 추석에 이번에 큰아들 녀석이 함께 하니 그나마

온기가 감돌 듯 하다.

오늘부터 추석 전후로 차가 밀리고 막히는 기분이 든다.

설 전, 설 후 별다른 차이는 없는 서울의 도로이지만 그래도

기분이란 게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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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바셋 커피가 요 위에 오픈했으니 거기가서 커피하자"

내가 재빠르게 말하자

"폴 바세가 뭐야?" 한다.

모르는 게 당연할지도.

허나 나는 그런 유행이라면 남에게 뒤지 않는 편이라 나도

모르게 또 다시 잘난 척을 하고 만다.

빠르게 회전하는 유행을 따라잡기란 얼마나 허망하고도

신속한지 이게 유행인가 하면 어느새 다른 유행은 이미 나보다

앞서서 스며들고 진행되고 남들이 따라간다.

유행이 뭔지, 음식에도, 마시는 차문화도, 옷도, 구두도..

며칠 전 신발장을 정리하다보니 내가 바리기는 뭣해서 아껴둔

부츠와 구두 한 켤레씩이 앞 부분이 마귀할멈의 튀어나온 코모양

삐죽하고 길게 나온 스타일이었다.

누굴 주랴~~ 그냥 버렸다.

부츠의 경우는 아깝긴 했지만 만약 그걸 신고 나가면 다 쳐다볼 것이다.

유행은 본의 아니게 낭비를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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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바셋에 가서 차를 시키는데 A가 당당하게도 큰소리로

자기는 복숭아맛의 아이스티를 시켜 달라고 했다.

안봐도 그건 집에서 타서 마시는 가루형 홍차를 말한다.

평소에 쓰잘데기 없는데는 결단코 일우너도 쓰지않는 그녀라

이런 몇 천원하는 찻집에는 거의 가본 일이 없는 그녀다.

정말 귀여웠다.

복숭아맛 아이스티 대신 애플향이 가미된 홍차를 시켰다.

맛이 고급스럽고 야단스럽지 않았으며 부드러웠다.

그녀는 그 맛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별로라고 생각하는게

역력했는데 애써 아닌 척 했다.

그 모습이 또 귀여웠다.

요즘은 이름도 정말 읽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오늘도 어떤 이름을 읽으며 그게 뭐냐고 묻자, 설명을 해주었는데

금새 까먹고 말았다.

아포카토를 시키는 어느 아주머니는 아보카도를 달라고 해서

옆에 섰던 내가 깜짝 놀라서 쳐다보았다가 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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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마늘이 가미된소금을 가져온 아저씨가 본인이 그 회사

사장이라면서 영업을 나와서는 팔아달라고 했다.

일단 그 소금의 좋은 점을 주욱 나열하면서 땀을 흘렸다.

처음엔 다음에 사겠다고 했다가 어느 새 거절하기 어려운

상태까지 갔다가 다시 이 거 사도 괜찮겠다 하는 맘까지 들어

결국 한 박스를 사고 말았다.

10월초에 조카의 딸이 돍이라 부산을 가야하는데 그 많은

조카네들도 나눠주고, 언니네도 주고, 이래저래 선물용으로

알차다 싶었다.

소금에서 흑마늘 성분을 넣어 좋으면 얼마나 좋길래 그러나

싶지만 일단 신안천일염에 몸에 좋은 마늘이라니 믿고 샀다.

15일간 입 안에 가글을 해보면 효과가 난다고 하니 잇몸이

별로인 내게는 귀가 솔깃해지는 말이라 넘어갔다.

내 지출의 타당성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오늘부터 가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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