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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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연휴를 보냈다.

바라던 바이었으나 그닥 즐거움만 존재하는 건 아니었다.

내가 늘 편하게 자던 침대와는 다른 뭔가 어색한 침대와 쿰쿰한

냄새가 나던 화장실과 오래된 리조트 특유의 느낌이 그닥 유쾌하진

않았다. 그래서인지 가벼운 두통이 계속 같이 했다.

그래도 아들과 둘이 누워서 뒹굴거렸다.

남편은 산을 가고 사우나를 하고 나름 바빴는데 우린 그저 뒹굴었다.

그게 가장 좋았다.

사방에서 우리나라 대표 리조트 음식인 삼겹살 냄새가 진동하는 게

참기에 힘들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참아냈다.

둘째 날은 우리도 리조트 안의 식당으로 가서 비싼 제주산 오겹살을 먹었다.

연휴에 가족들이 이리도 많이 몰릴 줄은 몰랐다.

엄청난 가족들이 몰려들었다.

서울서 가깝다는 게 장점인 곳이지만 그렇게 즐길꺼리는 없었다.

다신 오고 싶지 않은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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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없는 사람은 자식 앞에서 부모에 대한 불평이나 욕을 한다는 게

어떤건지 잘 모르는 모양이다.

누구나 제발 자식에게 그런 경험은 주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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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서 보면 아무 일도 아닌 것이 아직 어린 20대에는

창피하고 부끄럽고 아주 범접하기 어려운 문제로 보인다.

그게 별 거 아니라고 애써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면 싫어한다.​

장애우를 보고 일반인과 똑같이 대하는 내 스타일처럼 그냥 아이의

단점을 보고도 그저 아무렇치 않게 대한다는 게 그 아이에겐 싫은가

보다.

내가 아무리 그 정도가 뭐, 그 까이꺼 가지고 해도 그건 아닌것이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내 20살은 어땠을까?

나도 걸핏하면 엄마에게 핀잔을 주고 말을 거칠게 하고 퉁명스레

대했던 기억이 분명히 있다.

아이가 내게 퉁명하게 까칠하게 대하는 것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그래도 마음에 참 앙금처럼 남는 미적지근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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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이지만 내일 면접을 본다는 아이는 자못 흥분되는 모양이다.

일찍 리조트에서 돌아온 나는 아이와 함께 내일 면접때 입을 옷을

보러 나갔다.

양복 윗도리는 있는데 바지가 작아서 바지를 사고, 와이셔츠를 샀다.

요즘은 아이들에게 맞는 스타일의 옷만 파는 브랜드가 있으니 편하다.

대충 거기서 다 해결이 가능하다.

백화점은 왜 이리도 막히는지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서도 30 여분은

고스란히 기다려야만 자리가 난다.

연휴의 끝이라 사람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 걸까?

솔직히 놀랬다.

지하 5층까지 차가 가득 차고도 ​모자라 빙빙 돌기까지 했으니 원..

아들은 화가 나면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고는 하지만 혼자 올라가서

먼저 바지를 고르고 있으라니 싫단다.

면박이라도 주고 싶지만 엄마 마음이라는 게 그게 참 잘 안된다.

미워도, 얄미워도 어쨌든 아들에게는 다 참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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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1. nancy

    2015년 9월 30일 at 2:31 오전

    리사님, 오랫만!
    그래도 명절에 가족들과 쉬면서 함께 보냈다는게 얼마나 좋아요?
    더구나 아들 옆에서. . . . .
    나의 해바라기 쌍둥이들은 멀~리
    미국 휴스톤에 있어서 매일 070 전화로만 통화 할려니 아쉬움만 쌓이는군!
    여전히 카르페 디엠. 계속해서 카르페 디엠 으로 갑시다.   

  2. nancy

    2015년 9월 30일 at 2:33 오전

    참, 데이터 백업자료 준비중이 완료로 언제 바뀐대요? ㅋㅋㅋ   

  3. Lisa♡

    2015년 9월 30일 at 3:16 오후

    글쎄요~~기다리면 되겟지요.

    어쩌나 그 이쁜 것들이 그 멀리 있으니.
    이제 제 자리로 돌아간 거죠?
    자주 가셔야겠네요~~~ㅎㅎ   

  4. 김삿갓

    2015년 10월 1일 at 2:13 오전

    아드님의 면접 좋은 결과 바람니다.

    좋은 시간 되셔유 리싸님!! ^_____________^

       

  5. Lisa♡

    2015년 10월 1일 at 3:28 오전

    다 오라해서 고민입니다.
    그러나 단기인턴입니다.   

  6. 김삿갓

    2015년 10월 2일 at 8:48 오전

    좋네요 여러군데서 오라 하니.
    단기도 경험 쌓는데 축척이 되니 좋은 일이죠.

    좋은 시간 되세유~ 리싸니임!! ^____________^    

  7. Lisa♡

    2015년 10월 3일 at 8:02 오전

    삼성도 싫다하고

    조그만 스타트 업하는 곳으로 결정했답니다.

    월급에도 흔들리지 않네요.   

  8. 김삿갓

    2015년 10월 3일 at 11:33 오후

    글쎄 말입니다 우리세대 머리론
    이해가 잘 안되죠. 아무래도
    세대가 바뀌었으니 아드님 생각이
    저희 보다 나을겁 니다.

    그나 저나 이쁜탱이 리싸 왜 요즘 뜸?
    그날 까진 기다리는 사람(나) 아직 있으니까
    성의좀 보여 줘요~! ㅋ

    좋은 주말 되세유~ ^______________^   

  9. Lisa♡

    2015년 10월 5일 at 2:21 오후

    저..아파요.

    완전 …이석증으로 고생 중요.   

  10. 김삿갓

    2015년 10월 5일 at 8:23 오후

    이쁜탱이 리싸님이 아프시다 하니 제 맘이 슬퍼지네요.
    가까이 있어야 병문이 라도 가고 할텐데…

    이석증,,, 구글때려 보니 어지럼 증 이라 하던데…
    병원 가서 꼭 체크 하세요. 염증 인지 아님 이석 이탈 인지
    칼슘 인지…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 알아 보시고 치료
    하는게 제일 이지 싶습니다.

    같은 병인진 모르지만 저도 예전에 버티고 란 어지럼증에
    걸려 2-3달 정도 술취한 사람 처럼 다녔던 적이 있었습니다.
    술값은 쎄이브 해서 좋았었는데… 운전 하는데 많이 애 먹
    었었죠. 저는 염증이 아니였고 과격한 운동 때문이엿어서
    뇌가 살짝 충격을 먹어 그랬다 했었죠… 약도 없엇고 그냥
    세월이 지나니 없어 지더 군요. 그리고 나선 배멀미가 없어
    졌지요.

    저도 몇칠동안 많이 아팠습니다.
    해바라기 씨 까먹다 잔 껍질이
    어금니 근처에 잇몸에 가시로 박혀서 염증 으로
    가시가 너무 미세해서 약각 불편만 할 정도였었는데
    그냥 나두었더니 염증으로 되여 어제 최고 정점에 달했었나
    봐요… 잇몸이 많이 부엇고 몹시 아파 이빨도 덩달아 아팠는데
    이곳 일요일 치과들은 다 문닺았고… 해서 할수 없이
    제가 잘 소독한 면도 칼로 잇몸 밑을 살짝 베고 속에 썩은 피들을
    다 뽑아 내고 소독후 한 5시간 정도 자고 났더니… 허허
    용팔이가 따로 없더 군요… 아픈게 거의 없어졌고 벤 부분도
    출혈이 멋었고 멀쩡 해 졌더라구요. 그래서 오늘 가려 했던 치과도
    취소 했습니다.

    리싸님… 빨리 낳으시길…빕니다.
    좀 어지러워도… 좋은 시간 되세유~ ^____________^   

  11. Lisa♡

    2015년 10월 6일 at 4:44 오전

    저 입원했었어요.

    이제 퇴원했고
    아직 어지럽고
    머리를 1도도 움직이지 못했답니다.
    집안은 난리도 아니었지요.
    아직 상당히 어지럽고
    며칠 걸린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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