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증

927442_1456565807942056_1999106310_n.jpg

어제 아침에 눈을 뜨니 전날의 내가 아니었다.

옆으로 고개를 1도도 돌리기 힘들었고 세상이 빙빙 돌고 있으며

지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뭐지?

침착하자.

혼자 숨을 크게 쉬며 조용히 나를 움직여 보려고 했다.

옆엔 새벽에 들어 온 아들이 곤히 자고 있는 중이다.

일이십분이 지나도 그대로 나를 움직이기 곤란했고 어지러움은 극에

달해서 죽을 것 같았다.

남편과 부산서 같이 온 언니를 불렀다.

갑자기 집이 난리가 났다.

나는 꼼짝도 못한 채 119를 불렀다.

119로 옮겨 타는 것만도 커다란 모험일 정도로 힘들었다.

평형감각을 완전히 상실했고 머리는 터져나갈 듯 어지럽다.

일단은 119를 타고 아산병원까지는 무리니 가까운 경희대로 갔다.

11372421_1598890050386199_440237469_n.jpg

응급실은 아이들의 울음소리부터분주함이 가득 차는 장소로 모두들

심각한 얼굴이었고 그 속에 남편의 심각한 모습이 부각되었다.

참을 수 없을만치 오한이 났고 추워서 덜덜 떨었다.

남편더러 집에가서 이불을 가져오라고 시켰다.

오빠가 오고 자기 옷을 벗어서 목 주변을 덮어 주었다.

그 와중에도 머리는 여전히조금도 돌리기 힘들었다.

뭐지?

CT찍으러 가는 길도 지옥길이었을만치 작은 흔들림도 끔찍했다.

X-레이를 찍을 때도 제 정신이 아니었고 피를 뽑고 링겔을 꼽고​

모두 꿈속의 흐름처럼 지나갔다.

결국 나는 어느 새 이비인후과 의사와 눈동자를 맞추고 있었다.

신경외과로 가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11313655_1635953609976397_1724378160_n.jpg

처음 겪어보는 ‘이석증’

어디 다치는 게 낫지 정말 견디기 힘들다는 그 이석증이 내게.

WHY?

의사 말로는 원인은 불명이고 며칠 지나면 괜찮다고 하며 머리를

좌우로 엄청 흔들고 눈동자를 바라본다.

올 때부터 조금만 흔들려도 토하고 나는 난리도 아니었다.

그러던 말던 의사는 나를 도리도리시키고 이리저리 굴렸다.

결론은 오른쪽 세반고리관에 붙어있던 추가 떨어져서 다시 붙기

전까지는 계속 어지러워 머리를 움직이기 힘들단다

.

11375279_598447080258554_895077112_n.jpg

처음 난데없이 119를 타고

평행감각을 잃고

하루가 지난 지금에도 뭔가를 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이리저리 머리를 돌리는 운동을 참고 한 다음 나는 겨우 앉았다.

그리고 컴퓨터를 열고 메일 체크를 한다.

‘이석증’에 대해 알리고 방법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내게 이런 일이.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지.

처음엔 정말 신경외과로 갈까봐 걱정이 태산이었다.

아들은 사색이 되고, 미국의 딸은 울고불고, 언니도 울고

대체 인간은 왜이리 기관고장으로 힘들게 되는건지.

어서 빨리 며칠 내로 원위치 하길 기다려본다.

다시 재발에 있어서도 나는 워낙 재수가 졿으니 그런 일 없기를.

어지럽다는 거…진짜 보통 어지러움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11380249_674615426015490_899820510_n.jpg

18 Comments

  1. 데레사

    2015년 10월 6일 at 5:04 오전

    괜찮아 질거에요.
    나도 퇴직후 바로 그런 일을 겪었는데 한번 그러고는 지금까지
    멀쩡해요.

    추석날 차례상 차려놓고 성당도 새벽에 다녀왔는데 갑자기 천지가
    빙빙 돌더라구요. 눈 감으면 더 어지럽고 눈 뜨면 덜하고…
    병원에 갔드니 달팽이관이 제자리에서 멀어졌다나 그런 진단이었어요.
    그러면서 자주 재발할거라고, 재발할 때 대처 요령 같은걸 가르쳐
    주었는데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한번도 제발이 없어요.

    그리고 내친구 이석증으로 작년에 입원까지 했는데 지금은 멀쩡
    합니다.
    귀에 뭔가 고장이 나니까 그렇게 어지럽더라구요.

    힘 내시고 며칠 푹 쉬세요. 반드시 나을겁니다.   

  2. 김삿갓

    2015년 10월 6일 at 5:39 오전

    그거 죽는병 아니니까 너무 염려 마시고… 이제 부터 요령을 배우시고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자꾸 움직이면 그런데로 갠찬아져요. 한 두달 정도
    갈껍니다 아마. 식구들이 관심을 아주 많이 쏟아 주셨군요. 앰블란스 까정…
    전 혼자 병원까지 간신히 갔었는데 의사가 아무 이상 없다 하니 심리적 으로
    많이 좋아 지더라고요. 그런데다 목구멍이 포도청 이라꼬 일도 그냥 그상태
    로 다녔었는데… 하긴 예전에 술을 아주 마니 퍼마셨어서 빙빙 도는건 어느정도
    숙달되여 그때 도움이 많이 되였었던 것 같습니다. ^_________^
    아직도 생각 나는건 의사가 세상이 내 주위를 돌고 있는것 같은가요?
    아님 내가 혼자 빙빙 도는 것 같은가요? 라고 물었는데… 가만 생각 하니
    정말 세상이 도는 것도 여러 가지로 돈다는걸 새삼 느꼇었지요.

    혹씨 모 과격한 운동 하셨었나요? 아님 혹 여행을 너무 하셔서 뱅기
    기압 때문 아닌가? 암튼 그 이석 이 (조선 마지막 왕가의 가수분 이름이랑
    같네요..) 무척 중요하다는 걸 그떄 알았습니다.

    이쁜탱이 리싸님… 쾌차 하시길…. ^__________^   

  3. 순이

    2015년 10월 6일 at 9:41 오전

    위에 두분 말씀이 맞아요.
    두분다 경험해 보신 일이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하네요.
    불편하시긴 하겠지만 며칠지나면 좋아질거예요.
    스트레스도 원인이 된다고 하네요.
    많이 놀라셨겠어요.
    기회에 푹 쉬세요.    

  4. Lisa♡

    2015년 10월 6일 at 2:43 오후

    데레사님.

    ㅎㅎㅎ
    죄송해요.
    전 세반고리관의 돌같은 추가 떨어진 경우인데
    차를 타고 가거나 그럴 수 없을만치
    완전 평행감각을 상실했지요.
    엄청난 어지럼이 ,,, 세상에..영화같았어요.
    이젠 약간만 어지럽고 점점 나아지겠지요.
    내일 병원가고 며칠 지나면 나으리라 예상됩니다.
    고맙습니다.   

  5. Lisa♡

    2015년 10월 6일 at 2:43 오후

    삿갓님,

    두달이라니…안되어요.
    이번 주 안으로 다 나아야 합니다요.
    정말 끔찍합니다.   

  6. Lisa♡

    2015년 10월 6일 at 2:44 오후

    순이님.

    원인은 불명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다들 과로와 스트레스라고 하네요.
    제게 스트레스가 있긴 했나봐요.   

  7. 안영일

    2015년 10월 6일 at 2:46 오후

    많희 놀라셨습니다,

    누구 에게나 닥쳐보는 경험을 하신것입니다,

    혹시 마음의 큰 경험을 격든지 ? 생활의 스트레스에는

    건강이 축대 무너지듯 함니다,

    저도 격어보고 식구도 격어보았던 참 힘든 순간입니다,

    저의 경우 소식 (하루 1-2끼 ) 저녁와인 12온스 이리

    몇년을 하니 체중은 20여 kg 빠지니 몸이 그리수월하고

    먹는 약만 먹으며 지내는데 제경우는 몸앞의 대동맥 2개중에

    하나는 완전 막희고 하나는 혈관용량의 반전후 작용한다난 ?

    의사들 보며는 쥄줨과 웃으라 그런것만시켜서 안감니다 (혈관전문의 )

    그러다 다나았던지 괜찬전지 방심을 하고생활중에 가정의 가 이상타고

    전문병원에가니 병원박 한발자국도 보증못한다나 ?그래서 심장우회수술를

    한후에 퇴원후에 얼마간 나의 주위 눈만뜨면 빙빙도는데 그대로 죽겠다고

    버티니 어느순간없어졌읍니다,

    식구도 한일넌 골절 암진단 2가지에 녹내장이니 ?하면서 한2년 치루는동안에 어지러

    움증 2번인가 ? 격었읍니다, 우리집의 임상기입니다, 참고하십시요,

    ㅎㅎ 주인장이 들어누우셨다, 빙긋이 웃습니다, 빨리 정상으로 돌아오실것입니다,    

  8. Lisa♡

    2015년 10월 7일 at 1:06 오전

    안영일님.

    네 감사합니다.   

  9. Manon

    2015년 10월 7일 at 4:10 오전

    Epley Maneuver to Treat BPPV Vertigo
    YouTube에 들어가서 Epley Maneuber를 찾아 보세요.
    속귀를 자세히 보여주는 도표와 영상도 있으니까요.
    Dr. Epley가 만들은 방법인데요
    침대 끝에 거꾸로 누어 머리를 떨어뜨리고 하는 excersize인데
    훨씬 나으실 거에요.
    저도 몇년 간격으로 2,3번 겪어서요.
    의사인 큰애한테 물었더니 원인 불명이라며 위의 방법을 가르쳐 주더군요.
    Lisa께선 심하게 온 모양입니다.
    YouTube 동영상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겁니다.

    Hope you feell better soon^^

    病은 자랑하라고 했지요? 아마.ㅎㅎ..   

  10. Lisa♡

    2015년 10월 7일 at 5:02 오전

    마농님.

    그 사이트 미국의 제 블로그 친구가 알려줘서 이미
    들어가봤고, 그 운동도 알고 있는데요~~흑흑
    저 이석증 아니랍니다.
    오늘 병원에 갔는데 곧 입원합니다.
    제가 이석증이 아니라는 말을 듣는 순간, 하늘이 무너지더라구요.
    어쩌면 좋아요?
    별의별 검사를 다 예약하고 왔구요.
    다음 중에 입원합니다. ㅠㅠ   

  11. 말그미

    2015년 10월 7일 at 4:20 오후

    리사 님,
    얼마나 깜짝 놀라셨을까요?
    그러나
    오늘 날처럼 발달한 의료선진국 우리나라에서
    못 고칠 병이 어디 있을까요, 걱정 마시길 바랍니다.

    빨리 쾌차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12. Manon

    2015년 10월 7일 at 7:10 오후

    저런!
    입원하라니까 곧 낫겠지요.
    Virtigo로 오래 고생하는 것 보다는요.
    빨리 완쾌돼서 건강한 일상 보내시기
    진심으로 바랍니다.
       

  13. 키위

    2015년 10월 7일 at 8:20 오후

    어떠케요, 리사님…
    저도 한번 그런 경우가 있었고, 그 후 병원 약속이 잡혀 갔을 땐 멀쩡했던 경우가 한번 있었답니다. 별일 아니길 바랄께요.   

  14. Lisa♡

    2015년 10월 8일 at 8:05 오전

    말그미님.

    잘 지내시죠?
    그렇게 발달한 의료기술도 이석증은 옛날 방식으로..ㅎㅎ
    근데 이석증이 아니라니 검사해보면 나오겠지요.
    일단은 푹 쉬는 걸로…   

  15. Lisa♡

    2015년 10월 8일 at 8:05 오전

    마농님.

    다음 주 입원합니다.
    다시 제 자리 찾아지겠지요.
    그래야 어울리니까요.
    아프거나 힘없이 사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고 다들..ㅎㅎ   

  16. Lisa♡

    2015년 10월 8일 at 8:06 오전

    키위님.

    저도 다음 주 입원할 때 멀쩡할 것 같아요.
    키위님은 아마도 이석증인 듯 해요. ㅎㅎ   

  17. TRUDY

    2015년 10월 9일 at 2:47 오전

    에그.. 고생하셨네요.   

  18. Lisa♡

    2015년 10월 9일 at 2:19 오후

    네—아직도…고생 중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