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문외한이 본 ‘대 아르헨티나 전’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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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단 한 번도 찾지 않은 축구경기장을 이곳 남아공

사커 시티 스타디움에서 처음 봤으니 느낀 게 얼마나 많았겠는지요

전 스포츠 경기엔 관심이 없는데 이번 여행을 통하여 경험 못한 일을 많이 한 셈입니다만

제 컴이 아니어서인지 차분한 글 한 편을 못 남기고 사진만 주루룩 옮기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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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아르헨티나 전이 있는 날 딸 가족 외 다른 부부도 세 팀이나 있었지만

티켓 구하기가 이 곳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어서 좌석이 제각각이니

뿔뿔이 헤어져야 했는데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이휘재 유상철 (?축구선수) 또 무슨 사극에 나온

딸이 제일 좋아한다는 배우 (맨 오른쪽 전 이름 모름…;;) 까지 포함된

SBS팀을 만나 응원단이 많이 모자라 일단 127번에 모여 시합 전 응원을

한 차례 한 뒤 각자의 좌석으로가줬으면 고맙겠다는 부탁을 듣게됩니다

우리는 낯선 경기장이라 어리버리 힘들겠지만

아무도 반대하는 사람없이 힘을 모우겠다 했습니다

외국 나오면 누구나 애국자 된다는 말을 실감한 순간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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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한대로 127번에 모여 응원을 신나게 하고 있는데

우리 좌석 원래 주인들이 일찍 나타난 겁니다.

할 수 없이 건너편으로 가려고 일어나 우왕좌왕하는 동안에도

응원이 계속 되는 걸 보고 상황판단을 하였는지

자신들 티켓이랑 바꿔 줄 수도 있다는 제의를 하데요

우리는 너무나 고마워 모두 어쩔 줄을 몰라했습니다

– 저까지 난생처음 보는 백인에게 악수를 다 청했을 정도였으니…

127번에서 우리 자리는 건너편이어서 한참을 돌아가야하는데

뒤에 알고 보니 우리좌석은 그 백인들과 같은 ‘카탈로그 1’ 이어도

응달이어서 상당히 추웠다네요 (KBS와 붉은 악마 팀 쪽)

여행이 끝나면 ‘풍경보다는 사람’ 이 더 오래 추억되는데

어느 나라 선한 분들인지 국적이라도 물어볼 걸

지금 생각하니 후회막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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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나고 출구로 나가기 직전 뜯지도 않은 빨간 티가

나딩굴어진 빈 음료수병 아래에 있는겁니다

누가 봐도 금방 알 수 있는 Korea가 새겨진

전 순간적으로 다른 외국사람들이 볼까봐 얼른 집어 가방에 넣었습니다.

형편없이 져버린 게임 때문에 흥분한 젊은이들 소행인지 알 순 없지만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또 하나 더 안타까운 일은 KBS와 SBS 통합하여 응원할 순 없는 일인가요

전반전 마지막에 넣은 골인으로 우리는 후반전도 들뜬 마음으로 기대를 하기도 했습니다만

박주영 선수의 어쩔 수 없는 자살골로 응원단들은어깨 힘이 쭈욱 빠졌지만

그렇다고 응원을 게을리 하진 않았습니다

응원석 곳곳에선 메사 티셔츠 입은 사람들은 왜그리 많이 눈에 띄는지요

득점 될 때마다 수적으로도 밀히는 아르헨티나 응원단들은 기세등등 하였습니다만

우리 자리에선 그쪽 편을 위한 박수와 화이팅도 나왔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힘찬 발놀림도 자주모니터에 잡혔지만

가차이서 본 아르헨..선수들의 정확한 팀웍을 보니 대적하긴 힘들겠다…

대놓고 말은 않아도 비관적으로 흐른 건 사실입니다

큰 모니터엔 자주 박주영 이름이 호명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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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케키 통을 매고 종달새 같은 휘파람 소리를 내며 열심히 하드 팔던 흑인들,

경기 끝날 때까지 다 못 팔고 해산하는 사람들 사이를 누비는 거 보며

경기장 입구에서 차라리 ‘부부젤라’ 소음 막는 귀마개나 팔지…

왜 하필 녹는 걸 택했을까…조선걱정은 다 하는 전

자주 고개 숙이던 박주영선수가 어찌나 애가 쓰이든지요.

그 어머님이 하필 딸 가족이 다니면 교회에도 찾아와 철야기도에 참석하셨다는데

단 한 마디도 않고 기도만 하더라는 소식을 오늘 주일에 들어 더 많이 안타까웠답니다.

부디 대 나이지리아 전에선 꼭 한골이라도 넣길 기도합니다

오늘 주일엔 또 국민일보 쿠키뉴스(?) 취재기자가 와서

목사님 두 분과 꽤 오랫동안 인터뷰가 있었어요

SBS 기자도 다녀갔지만 그들은 민박 집주인인 교민과

그냥 예배보러 왔다고 카메라도 지참하지 않았고

저도 깜빡디카를 두고 가서 인증샷 못 올려 유감입니다…^^

P.S

아이폰 분실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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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방 아들 이경규 김태원…

( 잃어버린 아이폰이 여기, 조이뉴스 24…누가 보내주네요)

남아공을 처음 여행하게 된 아들이 포트 에리자베스(이후P.E) 그리스 전 이후

케이프 타운 구경 더 하고 온다고 혼자 남아 짧은 여행을 하고 돌아온 날

악몽의 케이프 타운 이란 말을 하며 집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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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인즉슨… 테이블 마운틴 정상을 안개 때문에 못 올라가고

매표소 입구에서 되돌아 왔답니다. 시티버스 타고

물개섬과 볼더스 비치( 팽귄이 있는 )와 워터프론트 산책만 하고 왔다네요

바람이 심하게 불거나 안개 낀 날은 정상을 오르는 케이블카 운행을 아예 않거든요

-그러고 보면 저희부부는 복이 많은 편이었나 봐요.

사본 - mi.jpg

그리고 공항 오면서 탄 택시 안에다

애지중지하던 아이폰을 두고 내렸다는 겁니다.

하필 엄마 건망증을 너까지 닮느냐며

어떤 이처럼 피습당하여 몸 다친 게 아닌것만해도 얼마나 다행이냐하니

ㅡP.E 대 그리스 전 결정적인 순간 포착 사진도 아깝지만

아직 할부도끝나지 않은아이폰이라며

심심하면 전화를 해대고 전화 받으면케이프 타운

딸이 아는 지인 집에 연락하라는 조치도 다 되어 있었지만

끝내 반가운 화답 전화는 받질 못하고 서울로 떠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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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뒤 보니까 ‘해외에서 아이폰 분실하고 찾는 법‘ 등을 쓴 여행 싸이트가

두어 개나 컴 아랫 칸에 남아 있어 절 더 애타게 했습니다.

말처럼 그리 쉽게 포기할 순 없었나보지요.

잠시 짬이나서괴발개발 했습니다

끝으로 대 나이지리아 전 앞두고 다시 한 번 맘 모아 외쳐봅니다.

대~~한민국 파이팅!!!

– 남아공 죠벅에서 참나무.

12 Comments

  1. 도토리

    21/06/2010 at 02:26

    저도 대~~~한민국!!
    속으로 외쳐봅니다. ㅎㅎ^^*   

  2. douky

    21/06/2010 at 04:10

    오늘도 생생한 월드컵 현지 소식 감사합니다~

    저도 축구 잘 모르지만…
    나이지리아 전에서는 박주영 선수가 꼭 한 골 넣기를 기원합니다~~

    빨간 후디 입은 산호 너무 이뻐요 ^ ^   

  3. 참나무.

    21/06/2010 at 06:36

    추가 수정 조금 했습니다
    전화선과 연결이 자주 끊겨서 긴 글 올리긴 힘드네요…;;

    이곳 교민들도 앉기만 하면 월드 컵 얘기고
    우리집 남자도 서울서 부터 대진표를 가지고 와서
    밤이나 낮이나 열심히 보면서 예측을 하네요

    이러다 저도 들은 풍월로 축구 전문가 되겠습네다아…
    지금 월요일 아침 먹고 차 한 잔 하며 들왔습니다.
       

  4. 참나무.

    21/06/2010 at 06:41

    덕희 님 청담 시 낭송회 진행까지 맡으셔서 얼마나 수고가 많으신지요

    아들이 서울 들어가면서 미쳐 뽑아내지 못한 사진들 올려달래서
    사적인 사진이 많이 올라가고 있네요…^^

    서울은 오늘 30도 정도의 더운 날씨라는데
    우리는 난로 피우고 있답니다.

    조금 안정되면 뭔가 있어보이는 포스팅 하도록 애쓰보겠습니다
    본의아니게 연예인 애길 자꾸 하는 듯 하여 죄송한 마음입니다…사실은…^^
       

  5. summer moon

    21/06/2010 at 20:50

    남아공에서 돌아오시면
    어떤 퀼트작품이 나오게 될지
    벌써부터 기다려져요
    그 속에서
    예쁜 산호도 만날 수 있을거 같구요.^^

    매일 매일 건강하시길
    그리고
    행복한 시간들
    잔뜩 만드시구요.^^

    제겐 참나무님의 월드컵 소식이 제일인거 같아요.ㅎ   

  6. coollee

    21/06/2010 at 22:36

    왓 백년전에 회원가입했던거 기억을 되살려 되살려 로그인했어요
    정말 그 곳 소식 너무 반갑고…김태원님 보러, 남아공 갈걸 그랬나봐요..ㅠㅠ   

  7. 참나무.

    22/06/2010 at 05:51

    아…모딜리아니 딸에 관한 포스팅 감동으로 보고 읽었어요
    블로그 하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만 한 정보 모아 고르고 올리기까지 노고를 잘 아니깐요…

    가방 이야기도 베스트 포스팅!
    자주 로긴 못해 죄송하지만 언제나 같은 마음입니다…^^

    요즘 이 컴으론 음악을 들을 수가 없어 유감이지만   

  8. 참나무.

    22/06/2010 at 05:53

    와 반가워라 쿨리…^^
    진짜 골백년 만의 로긴..진짜 반갑네

    김태원씨를 같이 좋아해서 더더 고맙고…^^*

       

  9. 네잎클로버

    22/06/2010 at 12:18

    정말 TV 중계로 보는 경기와는 또 다른 맛의
    재미나고 생생한 현장 소식입니다.

    전에 ‘이경규가 간다’라는 코너에서
    월드컵 뒷이야기 보여주는 것이 참 재미있었는데,
    참나무님께서 전해주시는 생생 뉴스 또한 그 이상으로 흥미진진하네요. ^^

    따님이 좋아한다는 배우는..
    쌍커풀 없는 눈으로
    소지섭과 함께 저도 좋아하는 배우 김민준입니다.ㅎ~

    내일 새벽에 열릴 대 나이지리아 전 소식도 기대할께요, 참나무님…

    페이스 페인팅한 이쁜 산호 모습과 함께
    대문에 올리신 붉은 색 패션의 가족 사진도
    현장감 있게 무척 흥겹습니다~ ^^    

  10. 참나무.

    22/06/2010 at 13:20

    김민준…아이들이 여러 번 알려주었는데도 돌아서면 잊습니다 제가…ㅎㅎ
    인상이 선한 분이었어요 딸아이는 계속 관심을 보이며 나란히 사진도 찍고
    사커경기장에선 바로 앞에 앉아서 울 산호를 일부러 찍고 그랬으니…^^
    사위랑 아들은 브라우니(?) 이영은(?) 여자 곁에 앉아 흐믓해했구요

    저는 큰 태극기를 머리 위로 날릴 때 왠지 울컥 했답니다
    치안치안 하는 곳을 위험부담 안고 자비로 온 붉은 악마팀이나
    장거리 여행 마다않고 오신 연예인들이나 모두 귀하고 반가웠답니다

    전 이 시간 정원에서 운동좀 하고 들왔습니다
    이름모르는 꽃향기 맡으며 산보하는 거 일과가 되었어요

    고맙게 읽어주시고 흔적 주셔서 고맙습니다   

  11. coollee

    22/06/2010 at 16:42

    그러니까, 우리 좋아하는 스타일과 코드가 비슷한가봅니다 옼님 ^^
    이메일 보내드렸으니 시간날때 책업하세요. =)
    옼님 블러그, 자주 와야겠습니다. =)   

  12. 참나무.

    22/06/2010 at 18:23

    블그로 쿨리와 통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

    나이지리아 전 봐야지
    딸 부부가 잠시 여행중이라 더반에도
    교회에도 가지도 못하고 아이들이랑 거실에서 볼 수 밖에 없네

    지금 오라고 날리났다…!!!허러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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