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찬이와준혁이가캠프로떠난저녁부터머리가지끈거렸다.
감기가올것같더라니…
이튼날아침부터열이펄펄그래도기분은그럭저럭괜찮았다.
쌍화탕을먹고달게커피를타서한컵가득마시곤내내누워있었다.
막둥이도,범준이도내가누워있는것을보질못하다가,
어쩌다이리아파서잠깐이라도누워있노라면,곁에다가오지도않으려한다.
말로표현하지못해도녀석들의생각이고스란히전달되어왔다.
이쁜녀석들…
우유타달라고,평소에도서너번은더요구를해올범준이녀석이,
막둥이형아에게우유병을들고와우유를타달라고하고,
막둥이는내게몇밀리리터에몇스푼의우유를넣느냐고만물어볼뿐..
해달라는요구사항의그림자도비치질않는다.
조용하고,느긋한하루가되려내겐병치레를불러오는가보다..그런생각도든다.
누워만있자니,자꾸만집에없는녀석들의이부자리에신경이쏠려버렸다.
햇빛이이리좋은걸하면서또어느순간하늘이심통을부려비를내릴까싶어
이불장을열어제끼면서몽땅끌어내어세탁기를돌리기시작했다.
오늘같이개기일식이있다는날에도난일식보다햇빛이더귀했고,빨래널어보송보송하게말리는것이
더급했다.
세번째로세탁기의시간을정하여놓고,
저녁준비를하기위해이를악물고일어났다.한번자리에기대어누웠다간일어나기가버거울것같아
의자에앉아있었는데그마저도흔들거린다.지독하게아픈데도그야말로찍소리도못하겠다.
아이들이바라보고있는데서끙끙앓는소리르내자니..두녀석모두눈물펑펑쏟을것같아서이다.
막둥이랑범준이랑공통점은무지하게잘운다는것,어쩜그리빠르게도눈물방울이기막히게떨어지는지..
하~!기가막힐노릇이다.
대문을나서서골목길을쭈욱올라가오른쪽으로방향을틀어늘상가는가게를향하는데..
저녁야식을전문으로하는문이닫힌가게문앞에아주작은여름샌달이하드껍질과함께널브러져있는것이
눈에들어왔다.겉보기엔멀쩡한샌달인데..누가저곳에다버려놓았을까?싶었다.
그리곤바로눈을돌려앞으로향하니..
머리히끗한할아버지의뒷모습이보인다.몸도가누질못할정도로취한..혀가꼬부라져알아들을수없는소리로
누구인가를향해큰소리를지르는모습이…
그할아버지를힐끗쳐다보곤가게로들어서는데,
이제돌이조금지났을까?아장아장걸어다니는맨발의작은여자아이가눈에들어왔다.
한손에막대사탕을들고서마악나가려는모양이렸다.
가게주인아주머니의곤혹스런모습이아이의뒤에서보였다.
대충알만한상황..
여자아이에게손을내밀어사탕을달라하니,두말않고내손에사탕을내려놓곤,
쏜살같이비틀거리는할아버지를향해뛰어간다.차가씽씽다니는사거리의골목길을…
나와가게주인이한목소리로아이를부르고뛰어나갔다.
가슴이싸늘하게무언가가지나가는순간이였다.
경제가힘들다고한다.기사로보지않아도이곳에살아가면서비틀거리는사람들이많아진다는것이
무얼말하는지금새알수있다.저녁마다,새벽마다구급차소리가빈번해질수록더욱힘들다는것을말이다.
…비틀거리는할아버지와맨발의그여자아이가내내가슴에엉켜있다.
Lisa♡
2009년 7월 22일 at 2:00 오후
어쩌나………..
도리모친
2009년 7월 27일 at 11:56 오전
어릴때엄마가아프시면
너무나우울했던기억이
지금내가아플때
아이들에게고스란히
옮겨지는것같단생각을
자주합니다.
아파도맘껏아프지도못하는사람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