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으로도 충분하니까..

BY kja2512 ON 8. 15, 2009

녀석이잠들었을때,

그가느다란팔뚝여기저기에딱정이가이제막앉은것부터,새로생긴상처까지..

미련스리왜숫자를세어볼생각을했을까,지금생각해도후회스럽다.

…

엎드려자던녀석의오른팔한쪽을들어,

숫자를세어보다가그만60에서,아직도세지못한상처가눈앞에보일때,

나도모르게으윽!소리를냈었다.

(초등학교2학년,자신의몸에손톱깍기와가위로아니면이쑤시개등으로상처를냈었다.

한동안우리집에선뾰족한것들이모두자물쇠로채어진통에들어가있었다…)

지금도별반다르지않은삐쩍마른녀석의팔과다리엔그때의상처가남긴흔적들이고스란히

남겨져있다.군데군데자세히들어다보지않으면모르는흔적들과더불어아직도대부분의상처들은

준혁이의몸이곳저곳에서자꾸만예전의일들을상기시켜주고있다.

팔을쓰다듬다보면상당히심하게우둘투둘,매끄럽지못하는굴곡들도많고..

한동안새로생긴상처가혹시나있을까봐서열심히훑어보다가,

시간이여러해지나는동안없는것같아,잠시안심을했었는데..

수련회를다녀온직후,두개의새로생긴상처가눈에들어왔다.

조용히이야기를해보니,집요하게준혁이의뒤를졸졸따라다니며,2박3일을괴롭힌녀석이있었다.

별로신경쓰지않아도된다하면서도,수련회가끝난후방학이시작되기전까지도힘들게햇었다는것을

알았지만,조금만더믿고기다려달라는준혁이말에내가그아이와대면할일은없었다.

그리고,여름방학…

보이는상처는아물어가는것이눈으로확인되었지만,

녀석의보이지않는상처는어찌아물어가는지걱정이되었다.

걱정말라며,자신있게내보이던팔뚝에삐뚤빼뚤못난모양의흉터를없애주는테이프가보였다.

큰형아가붙여줬다며,

준혁이가환하게웃어주었다.

예전처럼못나게,엄마힘들게하지않을거니까,걱정하지말라면서..

한장에6천원이나하는테이프를두장사다놓아두었는데,

어쩐지보이지않더라니..

석찬이도준혁이의팔뚝에난상처가자꾸만거슬렸나보다.

이곳저곳,왼손잡이의삐뚤이테이프가준혁이의두팔과두다리모두골고루붙여져있었다.

이미생긴지오래된상처에붙여보았자,아무런소용이없다는말은하지않았다.

형의마음이동생에게고스란히전달되어주는역활만으로도충분하니까,

외려보이지않는마음의상처를낫게해주는것이라믿으니까..

그것으로도..

충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