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인천대교, 34,397보를 걸었군요.
BY kja2512 ON 10. 19, 2009
"엄마,아빠!저기좀보세요,구름소년이예요!"
"아니야,바람이야~!바람소년이라고!!"
준혁이가손가락으로가르키는쪽을보니먹구름의모양을한구름이그렇게보였어요.
그에질세라막둥이는바람소년이라고우기는거예요.
남편은구름과바람의소년이라고딱맞춤으로묶어서두녀석을진정시키더군요.^^
2009인천대교개통기념걷기대회를참가신청을한후내내날씨가좋았어요.
그런데막상대회가시작되기전날부터기상예보도눈으로확인되는날씨도별로인거예요.
새벽엔우박에돌풍까지동반한비가한꺼번에쏟아져내려취소되는가싶었거든요.
핸드폰메세지론취소내지축소될수있다고연락이왔지요.
(저희가족범준이까지모두핑크코스총17킬로미터를걷는코스를신청했습니다.)
새벽네시반에일어나준비를하고,여섯시쯤곤히잠들어있는범준이까지안고차를타고
집결장소인송도무비파크에도착하였습니다.
열리기전날부터오락가락하는날씨처럼,대회장소에선안내원은보이지않고,
해병대전우회에서나오신분들과일반시민들로구성된안전요원몇분외엔보이지않는..
대체이곳이정말걷기대회를여는곳의주체인지알송달송할뿐이었습니다.
집에서준비해온주먹밥으로간단하게아침을먹으면서기다렸습니다.
(이때까지도취소다아니다,축소다아니다..한숨이나오기시작하더군요.)
오전까지내린비로울퉁불퉁한장소는갯벌이되어버렸고,
무질서와무개념의쓰레기장터로변한곳에서그래도아이들은엄마와아빠곁에서
조용히기다려주었습니다.석찬이녀석은조금컸다고벌써부터궁시렁궁시렁..
(쓰레기를버리는어른들을바라보곤그렇게종알종알,어른들이더잘못하면서
애들보고잘하라고하면되느냐며불만을쏟아냅니다.)
준비체조와어디서보이지도않던안내원의방송에따라움직이기시작하였습니다.
결국핑크코스를신청한사람들은최종목적지인영종도까지는안되고,8킬로미터불루코스지점의
반환점으로왕복16킬로미터코스로축소되었습니다.
출발부터우왕좌왕,시작선을무시한체사람들은이리저리마구잡이로
새치기를하며끼어드는사람들로이러다자칫큰사고가일어나지않을까염려될정도로
무질서의극치를느끼며움직였습니다.아이넷손을꼬옥잡고행여라도잃을까,
이런대회라곤상상을못했는데,세상에나~~내가아이들에게원망들을짓을했나보구나..
반환지점을돌아내려오는사람들을생각하지않는체,
경찰관들의제지나호통에도불구하고,일부사람들은출발하는선에서
이탈하기시작하였습니다.반대편쪽으로넘어가는모습들이출발부터보였지요.
이유는요?사람들이많으니좁고불편하고답답하고마음대로치고나갈수가없다는것이죠.
석찬이는엄마,아빠보다동생들을더신경쓴다는것을그제서야알았습니다.
아무렇지도않게뒤에서몸을치며나가는어른을향해,"여기아이가있어요.어른님~!"
큰소리에뒤돌아보는사람,슬그머니옆으로빠졌습니다.
반대편으로빠지는사람들때문에묵묵히걸어가는사람들이넘어질뻔하였습니다.
또한소리하더군요.
"어른들이아이들에게나쁜짓하지말란소리는모두거짓말이군요.
그러시면서저희들보고착한아이가되라고하시면되는가요?"
남편이조용히큰녀석의어깨를안고무어라잘들리지는않았지만,
다독여주고있다는것을알수있었습니다.녀석은곧이곧대로살아가는어찌보면
지독하게보수적인녀석인가봅니다.
슬슬걷기로약속했기에,순위상관없이즐기면서걷는것이목적이니,
하늘과바람과바다를바라보면서,그리고처음이다리를걸어본다는의미를다시금
아이들에게이야기를해주며천천히걸어갔습니다.
저어멀리,인천대교의상징처럼아이들에게익숙한모습이눈에들어옵니다.
아직까지는웃고있습니다.*^^*
4킬로지점을마악지나가면서주먹밥을여섯개나먹은범준이녀석이졸리운표정을보입니다.
준혁이에게정말힘든대회인데마스크를쓰고호흡조절을해가면서열심히잘따라와주었습니다.
우리막둥인살빠지겠다면서어찌나걱정을하는지ㅎㅎ
사이다를외치는범준이에게시원하게준비된사이다를주었습니다.
힘들다는표현을저렇게능구렁이마냥표시를냅니다.ㅎㅎ
그리곤큰형아를불러유모차를대기시키라고하더군요.
능숙하게범준이를앉히고,담요를덮어서움직이는석찬이,
진웅이가큰형을폴리이모랑같다고이야기하는지조금알것같습니다.
인천대교를걸어가는내내갓길선에서사람들의안전을위해경찰관이배치되어있었습니다.
난간에기대어혹시라도생길사고를위해서지요.
기념사진을찍어달라는분들의요청도들어주고,말안듣는?어른들도보느라제일바빴습니다.
세아이들은참가자들에게나누어준라디로오음악방송을들으며같이따라도부르면서
오르막길부분을넘어갑니다.
인천앞바다를가로지르는세계5위의최장의다리인인천대교..
앞서의불편함과행사진행의껄끄러움을단숨에잊어버리게만들어주었습니다.
우와~~!탄성이안나올수가없지요.
고개를있는대로뒤로젖히고하늘과함께바라본풍경은말그대로끝내주었습니다.
8킬로미터의반환지점보다더아래로내려와보니,저지선을뚫고최종목적지인..
원래대로라면영종도까지인핑크코스를그래도완주해보겠다는분들이저어만치아래로보이더군요.
남편은제지하는안내원들에게우리도내려가겠다하니,안된다고가로막아섭니다.
이미내려가신분들은자신들의말에도아랑곳하지않고내려가셨다면서힘들다는표정으로말하더군요.
반환지점의아래에서잠시쉬면서,준비해간귤과배와쵸코바를먹으면서
소리를내며지나가는바다바람을마음껏느꼈습니다.
아이들이좋아하는호버크레프트도올라오면서보았습니다.
석찬이가초등학교때만들어학교에서상을받았던그거였어요.
손재주좋은큰녀석이얼마나좋아하는지..
내려오는코스에서도착지점까지4킬로정도남아있던지점에서유모차에서내내잠을자던범준이가
깨어났습니다.눈을뜨자마자김밥을달라던녀석,속든든히먹곤자기가타던유모차를끌고갑니다.
세찬바람이등을밀어주니,올라갈때보단내려가는발걸음이가벼워졌습니다.
다리아아파서오는중간에아빠등에서쉬고,큰형아등에서도쉬고,
준혁이와막둥이는아빠와큰형아가그렇게크게보이는것은처음이었다고하더군요.
조금쉬었다고무거운다리가금새가벼워지진않겠지만,
등과가슴으로느껴지는따뜻함에남아있는거리는날듯이걸어갑니다.
바람이너무재밌어서좋아죽겠다는어린녀석둘,
막둥이와범준이는어찌나깔깔대며웃어대는지요.ㅎㅎ
처음시작했던장소로도착하여만보기를들여다보니,34,397보가기록되어있었습니다.
완주메달을받기위해서있었다면아마도40,000보는넘어겠지요.
그러나,시작과끝이그렇게어수선하고,정신없는대회는아마도없을것같습니다.
여기저기,쏟아져있는쓰레기더미와안내표지판도없는안내원도없는,
그야말로참가한사람들이그저이사람저사람들에게물어물어서찾아오게만드는
장소의아무렇게나던져주듯건네주는메달과빵과음료수가담긴주머니를보니..
잠자던화가마구삐져나오려합니다.
남편은완주메달필요없으니그냥가자고하였습니다.
오기가생기고,화도났기에끝까지받겠다고하였습니다.
마침어디서방송이나오더군요.인터넷으로신청하면집으로완주메달을보내주겠노라고..
그제서야아이들걱정해주는듯한행사진행원의방송에소리라도지르고싶었지요.
네아이들은완주메달보다따뜻한설렁탕한그릇이라도먹고싶다고말하는데..
화가머리꼭지까지올라갔던제가그만웃고말았습니다.
그래..잠시엄마가실없는사람처럼행동했구나ㅎㅎ
집에도착하여도착한메세지를보곤실소하였습니다.
참,사람속잘뒤집어놓는구나하구요.
코빼기도안보이던사람들이사무실안에서문자나보내며이렇게마무리짓는구나..
절대로,그런식의진행을해서는안된다고생각합니다.
동네장기자랑대회보다못한행사의주관을맡은인천관광공사의모든분들,
손들고벌세우고싶습니다.
또한참가한사람들대부분이쓰레기봉투를가져오지않고,그냥바람부는그곳에다
마음껏쓰레기를풀어놓는모습을보았습니다.
그러면안된답니다.절대로..
2009인천대교개통기념걷기대회를다녀온후,
남편말처럼..
"인천대교가참아깝고,못난사람들로인해미안하다."
….
왕복20킬로미터정도를걸었다고합니다.
아이들의체험학습보고서엔자신들이느낀대로적힌것을보았습니다.
‘다리는아프지만,가슴이뭔가가가득찬것같았다.’
‘내발에도내맘에도기쁨이가득한날이었다.’
‘배고파서혼났다.그래도바람하고다리하고잘만나고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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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해범
2009년 10월 19일 at 10:16 오전
대단합니다.
석찬이,준혁이,진웅이,범준이까지악천후속에서8킬로를걷다니…
아이들의지에상이라도주고싶네요.
대회가그렇게준비가부족했다니…안타깝네요.
데레사
2009년 10월 19일 at 10:20 오전
진아님.
고생했습니다.
뉴스에서도행사주관하는측의준비미비를많이보도했거든요.
그러나아이들까지다걸었다니정말대단한가족입니다.
정말훌륭해요,짝짝짝^^*
Elliot
2009년 10월 19일 at 12:52 오후
이럴때하나배우는거죠아이들도.
어른도노력하지않으면저런바보같은짓을곧잘하니
어린이들도사회생활에관심을갖고지켜봐야한다는….
해 연
2009년 10월 19일 at 1:21 오후
나쁜생각은얼른잊어버려요
대단한체험한거에요.
그리고온가족이나설수있다는거대단한거에요.범준이까지…
아이들많이배우고
아주신났을텐데요.
녀석들…눈에선해요.^^
어드바이져
2009년 10월 19일 at 7:35 오후
석찬이,준혁이,진웅이,범준이진짜대견스럽다.사랑해/
진수
2009년 10월 19일 at 8:49 오후
그래도그먼거리를잘댕겨오셨네요.
김재관
2009년 10월 20일 at 1:44 오전
덕분에귀경잘했습니다^^
도리모친
2009년 10월 20일 at 5:48 오전
…바람하고다리하고
…잘만나고왔다.
아이의마음을닮고싶습니다…
도토리
2009년 10월 20일 at 7:30 오전
참장하십니다.
진아님부부께서아기들을참잘키우고계시다는생각을종종했습니다.
아가들도참장합니다…^^
무무
2009년 10월 27일 at 6:25 오전
인천대교를걸었다는경험은
좋은추억거리하나와자신감하나를더
보탤것입니다.
참좋은기회를챙기셨네요.ㅎㅎ